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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칼럼] 소설쓰는 '동아일보' 부끄러운 줄 모르나
등록날짜 [ 2013년10월15일 11시32분 ]
팩트TV뉴스 김성재 칼럼니스트
 
【팩트TV】2013년 10월 둘째주(10.7~12) 신문을 뜨겁게 다룬 주제는 △밀양 송전탑 갈등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국정감사의 기업인 증인채택 공방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 국적포기-병역기피 등이었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녀 의혹을 처음 제기하면서 ‘공작 언론’‘하수구 저널리즘’ 비판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는 칼럼을 통해 여전히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동아일보>는 난데없는 ‘북한 땅굴’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박근혜 공안정권’과 코드 맞추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지난 주 단연 돋보이는 보도는 역시 계속되는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의 ‘종북몰이’  기사와 국민을 우롱하고 짜증나게 하는 ‘대화록’ 관련 소설쓰기 보도들이었습니다. 
 
통진당 끌어들여 ‘밀양 송전탑 시위’에 ‘종북 색깔 입히기’ 나선 조중동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경찰ㆍ한전의 충돌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본래 ‘좀 시끄러운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주민-경찰ㆍ한전 그리고 정부가 타협과 의견조율을 통해 갈등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보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부 언론은 밀양 송전탑 갈등에 ‘종북 색깔’을 덧칠해 여론을 호도하면서 엉뚱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입니다.
 
<조선일보>는 밀양 송전탑 사태가 벌어지자 일찌감치 ‘외부세력 개입’에 온통 초점을 맞춘 기사를 양산해냈습니다. 3일자 “밀양시위 70명 중 주민은 15명 가량...나머진 통진당 등 외부세력”(8면 톱)이라는 제목의 현장 스케치성 기사에 이어, 4일에는“밀양 송전탑 반대에 끼어든 통합진보당의 속셈”이란 제목의 사설이 눈에 띕니다.
 
“구속된 이석기 의원이 소속된 통합진보당 세력이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 반대 시위의 주력부대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일 시위에 나선 70여명 가운데 현지 주민은 15명 안팎이었고 나머지는 원정 온 좌파 노동ㆍ환경단체 사람들이었다. 경찰은 그중 40여명을 통합진보당 관계자로 파악하고 있다...분규와 충돌이 벌어지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개입해 선두에서 과격투쟁을 이끌고 있다...통진당은 북쪽은 하는 일마다 민족적 사업인데 남쪽에서 하는 일은 모든 것이 반민족적이라며 북한의 전위 세력이란 걸 숨기지 않고 지하혁명조직까지 거느려왔다...”(2013.10.4., 조선일보 사설)
 
급기야 7일자 1면에서는 “통진당 당원들, 밀양 송전탑 현장에 무덤 구덩이 파고 올가미 줄 내걸어”란 기사를 ‘무덤 형태 구덩이와 밧줄 올가미’라고 주장하는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조선일보>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시위가 왜 벌어지고 있는지, 갈등의 핵심 배경와 이유는 무엇인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와 관련된 팩트(fact)나 분석ㆍ해설은 없습니다. “주민들 과격ㆍ극렬시위→외부세력 개입→외부세력은 통진당→통진당은 ‘종북’→우리 사회에 ‘종북’은 척결해야→따라서 주민시위는 가차 없이 진압ㆍ탄압해야”라는 군사독재식 탄압논리와 ‘빨강색’ 반공 이데올로기만 있습니다.
 
‘조선일보 따라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동아일보>도 7일자 “송전탑 공사 대치상황, 외부인 지원온 뒤 과격해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같은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중앙일보>는 8일자 “밀양 송전탑의 ‘죽음 퍼포먼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무덤ㆍ올가미 작업엔 통진당 경남도당위원장을 비롯한 통진당 지역당원 30여명이 간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설파했습니다.
 
결국 조중동의 시각에는 밀양 주민시위에 ‘외부(통진당) 불온(종북)세력에 의해 조종당하는 불순ㆍ부도덕ㆍ극렬 시위’의 이미지를 덮어 또 한번 ‘종북몰이’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조중동 보수언론으로서는 ‘종북몰이’보다 더 쉽게 여론을 몰고 가는 방법은 없으니, 밀양 시위현장의 통진당원들이 얼마나 고마웠을지 상상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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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좀더 객관적이고 심층적이고 보도를 냈습니다. <한겨레>는 8일자 “경찰ㆍ한전도 벅찬데 언론과도 싸워야 하나” 제목의 기사에서 “생업마저 접은 반대 주민들/일부 언론 왜곡보도에 분통/구덩이는 마을청년회가 작업/외부세력 몰아 물타기 말라/사제단, 헬기 소음 속 평화미사”라며 조중동 보도의 왜곡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 이전부터 “송전탑,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연작 기획보도를 통해 이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찾아나섰습니다.
 
<동아일보>의 ‘~알려졌다’‘~전해졌다’식 소설창작 기사 언제까지 이어질까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국가기록원 존재 유무를 둘러싸고 이번에는 ‘사초실종’이니 ‘사초은폐’니 하는 자극적인 용어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아일보>는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 이후 근거와 진위를 알 수 없는 ‘사정당국 고위관계자’발의 ‘~전해졌다’‘~알려졌다’식 소설쓰기를 마구 기사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8일자 “검찰 ‘盧 회의록 삭제지시 동영상’ 봉하 이지원서 찾았다”란 제목의 8면 톱기사에서 이런 ‘소설쓰기’ 실력을 뽐냈습니다. 이 기사 가운데 핵심 주제와 관련된 기사 전반부의 전체 12개 문장 가운데 대부분이 ‘~전해졌다’ ‘~알려졌다’ ‘의혹이 제기돼 왔다’ ‘알려져 왔다’ ‘~으로 보고 있다’ ‘~일 것으로 보인다’입니다. 이런 추측ㆍ추정의 소스(취재원)은 ‘사정당국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입니다.
 
기사작성의 기본요건에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취재원 밝히기’ ‘확인된 사실만 쓰기’ 같은 필수조항들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이런 기사의 기본요건을 거의 갖추지 못한 한편의 ‘작문’입니다. 아마도 검찰 관계자가 흘려준 이야기와 여기저기서 귀동냥해 들은 이야기, 기자(박정훈)와 <동아일보> 편집진의 ‘의도된’ 상상력이 엮어낸 작문일 것입니다.
 
이 기사가 엉터리라는 지적은 제목과 본문의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데서도 나옵니다. 기사 본문에는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임상경 기록관리비서관이 ‘이지원에서 삭제는 안 된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이 ‘그럼 지정기록물로 분류하라’고 수정 지시한 내용이 이 동영상에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씌어있습니다. 그러나 제목은 “검찰 ‘盧 회의록 삭제지시 동영상’ 봉하 이지원에서 찾았다”입니다. 기사에는 분명 ‘삭제하라’가 아니라 결국 ‘지정기록물로 분류하라고 수정한 내용이 이 동영상에 담겨있다’고 해놓고 제목은 ‘삭제지시 동영상’이라고 붙여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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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소설가 박정훈 기자는 이어 이틀 후인 10일자 1면 “檢, 2008년 초 靑회의 동영상 확인/盧 ‘불리한건 지정물로 묶자’ 발언” 기사에서 또 비슷한 소설을 써댔습니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팩트)은 이미 8일자 위 기사에 대부분 나온 것으로,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비슷한 팩트를 한번 더 ‘우려먹기’한 기사인데다, 이 기사 역시 대부분의 문장 서술어가 ‘~전해졌다’‘~알려졌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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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근거도 없고 확인된 팩트도 없는 소설쓰기 기사를 두 번씩이나 우려먹고는 사설에서 “정상회담 실언 감추는 데 쓰인 대통령지정기록물제도”라고 결론내립니다. 도저히 상식적인 저널리즘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그렇다면 이런 비상식을 고집하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대화록 공방을 계속 이슈로 끌고 가려는 의도와 故 노무현 대통령 때리기가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동아일보>의 ‘~전해졌다’ ‘~알려졌다’식 소설쓰기 보도는 예전부터 유명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한명숙 총리에 대한 검찰수사 등등 때만 되면 이런 식의 엉터리 소설창작 기사로 여론을 왜곡ㆍ호도하는데 앞장 서 온 신문입니다.
 
정상회담 대화록 논란에 이제 국민들은 짜증이 납니다. 새누리당의 ‘노무현 NLL포기 발언’ 주장이 허위임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대화록 무단유출ㆍ왜곡ㆍ누설이 불법이며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도가 국정원의 지난 대선 개입과 이를 덮으려는 공작이었음도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동아일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정권의 시녀’로서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침 <중앙일보>와 <한겨레>가 이런 지적을 했습니다. <한겨레>는 9일자 1면 톱기사 “국방부 ‘노무현 NLL수호의지’ 공식 확인”이라는 기사를 통해 새누리당과 조중동의 ‘노무현 NLL 포기’ 주장이 허위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이어 <중앙일보>는 10일자에서 “1년 넘긴 대화록 정쟁 이젠 끝내라” 사설에서, <한겨레>는 “더 이상의 엔엘엘 대화록 공방 자제해야” 사설에서 이런 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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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10일자 ‘정석구 칼럼’도 눈에 뜨입니다. “분열과 대결 조장하는 ‘종북프레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정석구 논설위원은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들어 극우ㆍ반공주의는 종북 프레임으로 되살아나 확대ㆍ재생산 되고 있다...그 와중에 통합의 정치는 실종되고 분열과 대결의 정치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대한민국의 앞날이 암담할 뿐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고위직 자녀 병역기피용 이중국적’ 보도..<조선><동아>에는 왜 없을까
 
박근혜 정부 고위 공무원 자녀들이 병역기피를 위해 이중국적을 지녔다는 기사가 지난주 <경향신문>을 비롯해 여러 신문에서 보도됐습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국무총리실 대변인, 산림청장 등 고위 공무원 자녀 16명이 한국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어 외교관 자녀 130명이 복수국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동아일보>등은 이 내용을 전혀 기사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조중동 보수언론 사주 집안의 병역면제율의 국민전체 면제율(4.6%)의 10배에 달하는 42%라고 하니, <조선><동아>가 이 중차대한 국가기강 문란 문제를 지면에서 다룰 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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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명박 정권 당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북한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장관회의에 참석한 11명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총리, 원세훈 국정원장, 안상수 여당 원내대표, 최시중 특보, 강만수 특보, 윤증현 재정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장관, 김황식 감사원장, 정정길 대통령실장입니다. 이들 모두가 병역면제자였는데, 조중동 언론사주 집안의 병역면제가 그 자신들에게 무어 그리 큰 문제라고 기사로 보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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