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는 옳은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팩트TV】광화문 이순신 동상 뒤에 설치된 ‘블랙텐트’의 극장장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보편적이고 상식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한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면서 “블랙리스테에서 제외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들이 ‘난 왜 블랙리스트에 안 올라갔지’하며 기분 나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13차 범국민행동이 예정됐던 지난 21일 광화문 블랙텐트 앞에서 만난 이해성 극장장은 팩트TV와 인터뷰에서 “워낙 많은 사람이 포함되다 보니 주변의 동료들이 다 블랙리스트라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정말 황당하고 이 자체가 코미디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옳은 일을 한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화이트리스트가 부채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블랙리스트가 화이트리스트에게 블랙리스트가 되도록 노력하라며 세례를 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 결정에 대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구속으로 발표 나기 전날 밤까지 ‘구속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마땅히 구속되어야 할 사람이 구속된 것이고 아직은 법조계가 살아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당연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는 말도 안 되는 중차대한 범죄행위”라며 “민주주의를 흔들고 헌법을 유린한 것이기 때문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나 조윤선 장관, 그리고 그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면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까지 구속수사 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 블랙텐트, 23일부터 세월호 어머니들 무대
박근혜 퇴진 때까지 장르 막론하고 공연 이어간다
이해성 극장장은 블랙텐트의 활동에 대해 “박근혜가 퇴진할 때까지 계속해서 공연해나갈 작정”이라며 “첫 프로그램으로 위안부 할머니와 故 장자연의 이야기를 다룬 ‘빨간시’를 공연했고, 23일부터는 세월호 어머니들이 출연하는 ‘그와 그녀의 옷장’이라는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다음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임리스트들의 마임 공연이 진행되고, 4주 째에는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에서 검열 문제를 직접 다룬 ‘검열언어의 정치학’이 다음 작품으로 무대에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 극장장은 “이들 작품의 공연이 끝날 때까지 박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또 4주를 기획해서 공연을 올릴 예정”이라며 “(블랙텐트 공연은) 4주 단위로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해나갈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블랙텐트 공연과 관련해서는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공연하고 싶다는 팀이면 여기서 공연을 할 수 있다”며 “다만, 운영위원회가 공연의 완성도나 내용을 보고 회의를 거쳐 시민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한 선별 과정을 거치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연극이 많이 올라가고 무용계와 마임리스트들이 합류하기로 했고 전통소리 등 공연을 하고 싶다는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극장장은 “혹한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정부의 잘못된 실책을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텐트촌을 만들고 80일 가까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면서 “그 행위 중의 하나가 이 허허벌판 광장에 극장을 만들어 공연을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극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면서 “많이 후원해 주시고, 또 굉장히 좋은 공연들이 블랙텐트에 많이 올라가는데 시민들이 오셔서 같이 향유해 주셔야 진정한 문화예술의 공공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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