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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반기문 귀에도 종소리는 들리는가
"종아! 니 와 자꾸 울어 쌌노"
등록날짜 [ 2017년01월23일 10시29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를 읽은 감동은 아직도 살아 있다. ‘게리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도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종 쳤다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종아. 니 와 우노’ 경상도판 제목이다. 이 말이 듣기 싫은 사람도 있다.
 
반기문이 귀국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10년 동안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유엔사무총장을 했다. 지금 한국은 대통령 선거로 정신이 없다. 국민의 기대는 대단하다. 손짓하는 정당만 해도 정신이 없다. 반기문의 머릿속에는 장밋빛 미래가 활짝 펼쳐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전직 의원인 정두언이 ‘반기문은 총 쳤다.’고 한마디 했다. 반기문으로서는 정말 싫은 종소리다.
 
■기대와 실망
 
다음 대선에서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 아니 뽑히느냐. 반기문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그런 의미에서 높을 것이다. 반기문이 귀국하자 언론의 눈이 온통 공항으로 쏠렸다.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관심의 대상이다. 전철표를 사려던 실수와 프랑스 생수 에비앙을 집어든 것까지 보도가 됐다. 위안부 합의 관련 발언은 빠지지 않는 질문 메뉴다.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다. 실수하면서 고쳐 나간다. 그러나 너무 실수가 잦으면 평가가 달라진다. 본의든 아니던 실수 역시 본인의 몫이다. 더구나 국민의 시선을 온몸에 받는 대선 후보감에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현직 유엔 사무총장과 전직 사무총장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유엔사무총장이란 직함을 가졌을 때 반기문이 받은 예우는 최고였다. 그런 예우는 반기문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수시로 바뀐다. 이제는 전직 사무총장이다.
 
반기문이 귀국할 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을까. 국민 모두가 꽃방석을 깔고 맞이할 줄 알았을 것이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오늘의 현실은 어떤가. 너무 일찍 김칫국을 마시지 않았는가 하는 후회와 자책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야속했을 것이다. 10년이란 긴 세월을 외국에서 살다가 이제 국가를 위해서 ‘이 한 몸 불사르려고’ 귀국한 사람에게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 줄 수는 없는가. 사소한 실수를 그냥 넘겨 줄 수 없는가.
 
현실은 냉혹했다. 아니 기대했던 열망이 너무 대단했던 탓일까. 귀국 후에 현실은 반기문이 생각했던 것처럼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 전직 유엔 사무총장의 프리미엄이 너무나 빨리 사라진 것 같다. 지금은 대통령이 되려는 하나의 정치인일 뿐이다. 그러니 냉정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그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여론이 반기문에게 가혹한가
 
공항에서의 전철표 문제나 에비앙 같은 문제는 그냥 넘기면 된다. 그러나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닌 것이 있다. 반기문에게는 뽑히지 않는 가시 같은 멍에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배신론이다. 그가 유엔사무총장이 된 배경에 노무현 대통령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안다. 잊을 수 없는 은혜다.
 
노 대통령 서거 때 반기문은 조문을 왔어야 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다고 아무리 변명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정서에는 의리라는 것이 인간평가의 상위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기문은 아무 변명 없이 잘못했다고 해야 했다. 이런저런 변명이 더욱 반기문을 곤경에 빠트렸다. 우리 국민의 가슴에 대못처럼 박힌 위안부 관련 발언도 변명보다 사과해야 했다.
 
질문을 빼놓으면 기자가 할 일이 무엇인가. 기자의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쁜 X들’이라고 말하면 그걸 현명한 발언이라고 할 국민이 어디 있단 말인가. 자기 사랑은 자기가 지니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반기문이 너무 자신을 과신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다 더 겸손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박연차 뇌물 관련 소문은 깨끗이 정리해야
 
지금 한국은 대통령 선거와 박근혜 탄핵을 빼면 텅 빈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나라가 절단이 났다. 최순실이라는 요물에게 혹한 대통령의 어리석음 때문에 국민들이 대명천치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됐다. 한국의 재벌들은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공범으로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삼성의 이재용은 구속은 면했지만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에 대한 검증은 아무리 가혹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반기문 역시 마찬가지다. 더구나 조금 들추기만 했는데도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 박연차의 23만 불 뇌물관련설은 국민들 가슴속에 묵직하게 남아 있다. 동생 반기상은 250만불 공여 의혹으로 미국 검찰이 체포를 요구해 왔다. 조카가 관련됐다는 이런저런 추문 역시 뇌관이다.
 
세상에 허물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더구나 검증이란 이름으로 허물을 찾아 눈에 불을 켜는 언론이 있는데 일일이 맞대응을 하다가는 한 발자국도 못 걷는다. 대범하게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많은 시련과 부닥칠 것인가. 하지만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조국이다. 더없이 반갑지만 낯선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 요령을 피우라는 말이 아니다.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반기문에게는 아킬레스건 같은 약점이 바로 신뢰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고 부인해서 신뢰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정직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
 
■돈 없어서 정당에 들어간다
 
반기문의 조선대 토론회에서 질문과 대답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고 참가한 학생이 폭로했다. 돌발질문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이 역시 치명적이다. 앞으로 어느 누가 반기문의 토론을 듣겠는가. 차라리 돌발질문을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 싶을 것이다. 제대로 된 정치인은 꼼수를 안 쓴다.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쬐는 것이다.
 
반기문이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은 돈이 없어서 정당에 들어가야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실수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야 개인적으로 써야 할 돈이 별로 없었을 것이나 정치를 하려면 모두가 돈이다.
 
푸념처럼 늘어 논 말을 듣자면 자동차와 직원 월급, 사무실 임대, 어느 것 하나라도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힘들 것이다. 그래도 할 말이 따로 있다. 돈 없어서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면 반기문에게 있어서 정당이란 돈을 대신 대 주는 곳인가. 정당은 대의를 함께 하는 동지들이 대사를 도모하는 곳이다. 할 말 안할 말을 구별 못 한다. 남의 덕으로만 살려고 하는가.
 
반기문의 18번이 온몸을 불살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그의 행동은 그의 말에 한 참 못 미친다. 나아지리라고 믿는다. 돈 없어 정당을 선택한다는 것은 한참 잘못된 말이다. 이회창식 차떼기 정치자금이 필요한가.
 
■광야에서 민주주의 깃발을 들고
 
“노무현은 비바람 몰아치는 광야에서 쓰러져 가는 민주주의란 깃발을 들고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우리는 노무현과 함께 싸운다”
 
대선 때 문성근의 노무현 지지연설이다. 목메어 외치는 문성근도 울고 듣는 노무현도 울고 동지들도 울었다. 내가 들은 가장 감동적인 정치연설이었다. 노무현은 지지하던 노사모가 전국을 다니며 모은 동전은 선거운동 자금의 큰 몫을 했다. 문재인도 그렇게 싸우기를 국민과 함께 원한다.
반기문도 할 수 있다. 반기문도 좋은 정치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얼마나 잘 쓰는가는 자신의 역량에 달려 있다.
 
■반기문 진영의 불협화음
 
반기문 진영이 삐걱거린다고 한다. 내부의 불화라고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가 터진 것이다. MB진영에서 합류한 곽승준이 떠났다고 한다. 백만의 적보다 내부의 분열이 더 무섭다. 이것을 국민은 지도자의 역량으로 평가한다.
 
국민은 대선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며 그들의 역량을 평가한다. 과연 누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 줄 정치가인가. 정치에서 흐름이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반기문에 대해 기대를 걸고 보도를 하던 보수 언론과 종편들이 점점 반기문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경향이다.
 
심지어 반기문은 이제 종을 쳤다고 한 정두언의 말이 설득력을 더 해 가고 있다. 반기문으로서는 몸살이 날 노릇이다. 반기문이 탄식을 할 것이다.
 
“종아! 니 와 그리 울어 쌌노”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팩트TV후원 187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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