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정권교체 꿈, 민주주의 꿈, 아직도 꾸는가
등록날짜 [ 2013년10월10일 10시01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 정권교체 꿈, 민주주의 꿈, 아직도 꾸는가 -
촛불도 끄고. 쥐죽은 듯 조용히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서울광장에서 촛불 키고 시국선언 하는 시민들에게 용서를 빈다. 밀양에서 제주도에서 불도저 밑에 스스로 몸을 던져 눕는 분들에게 엎드려 사죄한다.

용기를 북돋아 드려도 모자랄 판에 절망을 드리니 이 죄를 무엇으로 갚을 것인가. 그러나 정권교체는 절대 불가능하고 촛불도 이제 꺼야 한다. 아무리 속이 뒤집히고 미칠 지경이라도 사실은 엄연하고 분명하다.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

지난 5일,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가 부산에서 부마항쟁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독재정권 타도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처음으로 불을 지핀 곳이 부산이고 불을 붙인 사람이 부산시민들이었다. 민주수호라는 강풍을 탄 시민의 함성은 전국으로 울려 번져갔고 결과는 민주회복의 값진 열매였다. 역사는 부산을 민주주의 회복의 산실이라고 기록했다. 민주성지라고 차냥했다.

오늘의 부산을 언급하는 것은 부산시민들 자존심에 찬물을 끼얹는 것일까. 그러나 언급을 하던 하지 않던 부산이 민주주의 성지라는 사실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또 한 가지, 지금은 부산시민들도 민주성지를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 절망은 희망이 있어야 넘을 수 있는 언덕

미국서부에 ‘로데오’경기라는 것이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사나운 말이나 소를 안장도 없이 타고 얼마나 버티느냐는 경기다. 카우보이가 잔등에 오르면 미친 듯 날 뛴다. 떨어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매달리는 카우보이. 떨어지면 끝이지만 얼마동안 버티면 말이나 소가 얌전해진다. 이게 뭘까. 체념이라고 생각한다. 도리 없구나. 운명이다. 되는대로 살자.

농촌에서 보리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던 시절, 시골처녀들이 취직하러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갈 곳 없이 서 있는 처녀들에게 인신 매매범들이 접근한다. 취직을 미끼로 유혹한다. 서울역 앞 양동 무허가 하숙집에서 며칠 밥먹여 재워주고 매매범들은 성매매를 강요한다. 처녀들은 펄펄 뛴다. 하숙비와 밥값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이 성폭행이다. 집단성폭행. 처녀는 체념한다. 될대로 되라. 체념은 절망이다. 어느 작가의 실화소설이다.

희망이 있으면 힘이 생긴다. 불의에 대해서 저항한다. 그러나 희망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살아 있는 목숨이 아니다. 그냥 밥 세끼 먹는 짐승이다.

### 민주주의와 독재

4.19 혁명당시 대학생들은 경찰이 쏘는 총알이 난무하는데도 거리를 달렸다. 독재타도를 외치며 친구의 시체를 넘고 또 넘었다. 무엇이 그들에게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내게 했을까. 독재에 대한 증오와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이다.

민주주의가 찾아왔지만 1년도 안 돼 5.16쿠데타로 박정희 군사독재가 시작됐다. 중앙정보부의 탄압이 시작됐다. 다시 저항이 시작됐다. 탄압은 가중됐다. 무수히 죽고 갇히고 병신이 됐다. 저항과 침묵이 시작됐다. 중앙정보부의 감시와 탄압은 공포였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느냐. 저항하지 않으면 목숨만은 산다. 그래. 죽어도 살아야지. 개처럼 살자.

전두환 독재도 같다.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엎드렸다. 입을 다물었다. 소수의 저항세력이 항거했지만 독재자들은 웃었다. 박종철 이한열, 두 대학생이 한 많은 일생을 마쳤다. 잠자던 양심에 불을 질렀다. 독재가 손을 들었다. 사실인가. 김영삼이 투항했다. 민주화는 물거품이 됐다.

### 정권교체는 가능한가

미주알고주알 지껄이지 않아도 된다. 문민정부 10년 동안 절치부심 이를 갈던 이른바 보수 세력과 군부잔존 세력들은 이명박의 집권을 계기로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다. 본색이란 무엇인가. 영구집권이다. 그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양심이란 깊은 땅속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덮어도 어느 귀퉁이로 촉촉하게 솟아오른다. 그것이 희망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고전적 상식이다. 오늘의 상식은 다르다. 막으면 된다. 원천을 봉쇄하면 샘물은 죽는다. 양심도 죽는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정권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탄생한다. 누구도 나를 선택하라고 강요를 할 수 없다고 배우고 가르쳤고 그것이 정의라고 했다.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가. 아니다.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부마항쟁이 일어났고 부산이 민주의 성지가 됐다.

이승만이 쫓겨나서 이국땅에서 숨을 거두었다. 영구집권을 꿈꾸던 독재자들의 종말은 비참했다. 그러나 인간의 오만은 역사도 부정한다. 역사의 교훈을 무시한다. 인간은 현명한가 우매한가.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생각하는가. 국정원장 원세훈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고 해서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인가. 남재준 국정원장이 ‘정상회담 회의록’을 명예를 위해서 공개했는데 이것이 국기문란 행위인가. 범법행위인가.

서상기와 정문헌은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의원이다. 그들은 대화록에 ‘NLL 포기 발언을 노무현이 하지 않았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퇴했느냐고 묻는다면 참 바보같은 질문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는 이런 바보같은 사람이 얼마나 필요한 세상인가. 바보가 그리운 세상이다.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 약속지키라고 바보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땠을까. 다시는 그 따위 말을 못 할 것이다. 정말 안할까. 해 보는 소리다.

‘꼿꼿장수 김장수’가 못을 박았다. 노무현이 NLL 수호를 지시했다는 증언을 한 것이다. 빠질 도리가 없어서인가. 국방부도 확인했다. 이제 새누리는 무슨 음모를 꾸며 노무현은 옳아맬 것인가. NLL이 노루꼬리라도 되는가. 몇 년이나 더 우려먹을 것인지 국민에게 공개하는 게 어떤가.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옛 말이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오늘의 세상에서는 모두 맞는 말이다 특히 정치판에서는 진리다. 억지가 없었다면 이 땅의 정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식한 용기는 만용이다. 거짓말 밥 먹 듯 하는 만용의 달인들이 사라지는 날이 정치가 맑아지는 날이 아닐까.

###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는가

‘모진 돌이 정 맞는다. 바람 부는대로 살아라.’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실 때 어머님의 말씀이라며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국민들이 탄식했다. ‘이를 앙물고 살아야지 왜 죽습니까.’ 세상 떠난지가 4년인데도 저 짓들인데 생존해 있었다면 오죽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게 사람의 세상인가. 궁해지면 꺼내다가 뜯어 먹는 짐승이다.

도둑이 말한다. ‘담을 넘기까지가 겁난다. 일단 담을 넘으면 겁 안 난다. 이판사판이다’ 도둑만이 그런가. 흔히들 하는 말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작심을 했을 때 수단 같은 것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줄줄이 따라오는 파행들은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되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어디로 갔는가. <경제민주화 공약> <20만원 기초연금> <4대중증질환 진료비보장> <군 복무기간 18개월> <보육예산 정부지원> <대학생 반값등록금> <2015년 전시작전권 재연기> <지역균형발전>. 현란하지 않은가. 이제 따져서 뭘 하느냐. 기억해 뭘 하는가. 생각하면 속 터진다. 늙은이들 명 단축된다. 맘 편하게 먹고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이명박 정권을 되돌아 보자. 정치검찰 왕국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미네르바, 피디수첩, 정연주 KBS 사장 등 이들에게 가한 탄압은 구역질이 나서 말도 못한다. 반대로 BBK, 한나라당 대표 돈봉투 사건, 민간인 사찰, 대통령 사돈 기업 등 이명박 주변과 관련된 사건에는 천사같은 자비를 베불었다. 기억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큰일 나겠구나.

박근혜 정권이 들어설 때 이명박과는 다르겠지 기대했을 것이다. 아니 기대했다. 어떤가. 국정원이 공작기구로 환원됐다고 생각지 않는가. 검찰정치의 부활은 아닌가.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검찰의 정치권력화는 국민이 그저 입만 딱 벌려야 할 정도다.

채동욱을 날렸다. 의혹의 황교안은 끄떡없다. 국정원의 모습은 점점 사나워진다. 그들이 가지고 있고, 있다고 하는 무한한 정보는 사실이든 아니든 꺼내는 순간 무서운 무기가 된다. 그 가공할 무기 앞에 야당이 소용 있는가 촛불이 무슨 소용인가. 살아남으려면 숨도 쉬지 말고 엎드려 살아야 한다.

여론이 무슨 소용인가. 김기춘 홍사덕 그리고 서청원의 공천, 역사 교과서 왜곡 등 등 호흡이 가쁘다. 이것은 바로 정권의 무한장악을 결심하지 않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 20년 집권해야 된다는

홍문종이라는 새누리 사무총장이 있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장담했다. 새누리당이 20년은 더 집권해야 되겠다는 것이다. 오만방자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이 있을 것이다. 특히 그는 야당인 민주당이 하늘 꼴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할 말이 없는가. 없을 것이다.

157석이라는 의석이 적어 보이는가.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시절 여당을 질질 끌고 다녔다. 쩔쩔 맸다. 지금은 어떤가. 니들 하구 싶은대로 해보라는 식이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시중에 떠도는 소문대로 의원들이 정보기관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인가. 157명 모두가 비리에 연관되어 입을 봉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도부가 그런가. 소문만으로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여투쟁의 한계선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그 이상은 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꼴을 보면 전혀 근거없는 말도 아닌 것 같다는 국민의 인식이다. 김한길 전병헌, 역대 이런 야당 처음 본다.

나라를 망치는 주범중에 언론을 꼽는 국민이 많다. 백 번 옳다. 이제 손석희가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가서 9시 뉴스 앵커를 한 이후 조금 나아졌다. 손석희가 조선이나 동아 눈에는 ‘다래끼’고 목구멍에는 가시겠지만 국민은 좀 나아진 JTBC 격려를 보낸다.

조선 동아는 어떤가. 스스로 쓰레기 오물통이라고 생각지 않는가. 아무리 윗X들이 무섭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해도 기자라고 할 수가 없다. 기사를 쓰는 표정이 보고 싶다. 조선과 동아에서 밥 빌어먹는 기자들. 괜찮은 녀석들이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을 보면서 너희들이 바로 나라를 망치는 주범이요 종범이라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다. 이름을 못 밝히는 게 한이다.

서울광장이나 청계광장에서, 혹은 태평로를 지날 때 4.19 당시 활활 타오르던 서울신문의 모습이 떠오른다. 일선 기자들은 나이들이 어려서 그 처참한 언론의 비극을 보지 못했겠지만 역사는 늘 교훈을 한가지 씩 남긴다. 권력 감시 기능이 언론의 사명이다. 공평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다. 채동욱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의 기사는 영원히 한국언론사에 기록되어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야당도 두려울 것이 없고 언론도 두려울 것이 없고 그렇다면 새누리당에게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국민이 두려운가. 용산참사의 주역인 김석기가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대선의 공신들이 속속 훈장을 단다. 전과와 비리는 출세의 지름길이 되었다. 그들이 정권의 개가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당당하다. 민주주의를 외치고 촛불을 드는 시민들은 조소거리로 전락한다.

선거라는 것은 국민이 정치를 심판하는 가장 좋은 기회다. 공약이란 정당을 심판하는 잣대다. 어떤가. 국민은 심판할 자신이 있는가. 20만원이 눈 앞에 어른거리면 정신이 혼미해 진다. 버스 떠난 뒤에 안태우고 간다고 주먹질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개도 무서운 사람의 말을 듣는다.

박근혜 후보가 공약한 노인기초연금 20만원은 공약이 됐다. 다음 선거에서는 무슨 공약을 내놓을까. 50만원은 어떤가. 믿을 것이다. 안 믿어도 도리가 없으니까. 야당은 어떻게 하지? 80만원? 100만원? 어차피 지키지 못할 공약인데 경쟁적으로 많이 준다고 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믿지 못한다. 그래야 뻥 공약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글을 쓰면서 이 나이에 왜 이 짓을 하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대답은 하나, 견딜 수 없어서 쓰는 것이다. 이거라도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다. 그러면서도 염원인 민주정치 구현의 꿈은 아득하기만 하다. 절망이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 더욱 그렇다.

정권교체의 꿈, 민주회복의 꿈, 이제 접어라. 촛불도 켜지 말라. 그러나 한마디만 남기자. 마지막으로 이 말은 남기자.

“내일도 태양은 뜬다”
 
.
올려 0 내려 0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오늘의 생중계 일정(10월 28일·월요일) (2013-10-28 09:30:00)
이작가의 결정적 순간 19회-로비스트 박동선 사건 (2013-10-09 01:4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