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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직도 깨닫지 못하는가
대통령의 인간포기 선언
등록날짜 [ 2016년11월28일 11시37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함박눈을 맞으며
 
광화문 광장. 어느 화가가 저 군중을 그릴 수 있는가. 어느 작곡가가 저 군중의 함성을 작곡할 수 있는가. 그림도 노래도 모두 국민의 가슴속에 있다. 함박눈을 맞으며 광장에 서 있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방한복으로 무장했는데도 왜 이리 추운가. 가슴에도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지금 5천만 국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버텨야 한다. 쓰러지면 안 된다. 국민은 위대하다.
 
박근혜!! 보고 있는가. 듣고 있는가. 8시. 200만의 촛불이 동시에 꺼지고 1분 후 다시 켜지는 의미를 아직도 모르는가. 아직도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할 텐가. 인간이길 포기했는가.
 
■인간이길 포기했는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푸른 집에 푸른 비아그라, 박근혜는 비아그라 대통령이 됐다. 태반주사 성형수술의 화신이 됐다. 거짓말 대통령이 됐다. 지지율 4%의 대통령이 됐다.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바보의 비극만이 남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국민은 지금껏 누구를 대통령으로 알고 살았는가. 박근혜인가. 최순실인가. 광장에는 있다. 함박눈을 맞으며 함성을 토해내는 200만의 대통령이 있다. 국민이 대통령이다.  
 
지금 70~80대는 4·19 때 이승만 독재에 항거하며 ‘독재타도’ ‘못 살겠다 갈아보자’를 외치면서 경찰의 총탄을 뚫고 거리를 달리던 사람들이다. 또한, 광화문 광장을 메운 시민들도 5·18과 6·10항쟁을 직접 몸으로 겪은 사람들이다. 청년들과 고등학생들 틈에 끼어 박근혜 퇴진과 하야를 외치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어쩌다 나라가 이 꼴이 되었는가 한탄을 하며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박근혜를 원망한다.
 
(사진 - 신혁 기자)


■200만 함성 “박근혜! 애원한다. 퇴진하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200만 시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도 억장이 무너진다. 이유는 어쩌다가 저런 대통령을 뽑았느냐는 자책감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박근혜는 할 말이 있는가. 정신병자 최태민과 최순실에게 넋을 빼앗기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으니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정상적이라면 국민에게 백배사죄를 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는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뭘 잘못했느냐고 되묻는 것이다.
 
‘단계적 퇴진이 명예롭다’는 조언을 들은 박근혜가 한 말은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한다. 온전한 정신으로는 할 수 있는 말인가. 시중에 떠도는 말대로 주사를 맞고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한 말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있으니 얼마나 딱한 일인가. 아니면 ‘미물’같은 것들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일까. 
 
■한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물먹은 솜이 가슴에 꽉 찬 것처럼 답답해 견딜 수가 없는 국민들이다. 국민을 이 지경으로 만든 범인이 누구인가. 새누리를 탈당한 김용태 의원이 300만의 국민이 듣는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서 공언했다. ‘박근혜의 파렴치한 범죄가 원인’이라고. 백 번 공감이다. 
 
지금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미 박근혜는 국민의 뇌리에서 지워진 이름이다. 최순실이란 무당에게 조종당해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생각한다면 그 역시 한심한 국민이 아닐 수 없다. 한시라도 빨리 잊는 것이 좋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판단력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교육을 받는다. 열심히 공부도 한다. 높은 벼슬에 올라 권력을 쥔 공직자들을 보면 저마다 뛰어난 경력이다. 총리다 장관이다 하는 인간들의 이력서가 얼마나 화려한가. 그러나 하는 짓들은 개차반이다. 
 
최순실이 말 한마디로 수족처럼 부리던 공직자들의 행태를 보면 사람이란 이름을 붙여주기도 아깝다. 20살에 고시에 합격하면 뭘 하는가. 일일이 꼽을 수도 없는 멀쩡한 인간들이 등신 노릇 한 몰골을 보면 스스로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라는 어떻게 되든 제 욕심만 채운 인간들은 포청천을 불러다가 개작두에 올려놓고 싶은 것이 국민의 소원일 것이다.
 
"(최순실씨와 관련해) 보고받은 적 없고, 알지 못합니다. 만난 일도 없습니다. 통화한 일도 없습니다."  <미스터 법질서>라는 김기춘의 말이다.   
 
■무엇을 더 망설이는가
 
11월 26일. 함박눈을 맞으며 국민들은 광장에서 왜 저렇게 목이 터져라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가. 미국에 이민 간지 수십 년 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창피하고 자랑스럽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200만 군중이 어떻게 모일 수 있으며 저렇게 질서를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4.19 당시 시내를 달리며 벽돌을 던지던 자신도 알 수가 없다. 왜 국민들은 돌멩이를 들지 않는가. 분명한 것은 국민의 성숙이다. 또 하나 분명한 것은 정치다. 정치인들의 유치한 수준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복지를 늘리랬더니 자기 주름이나 펴고 있다” “외교를 하랬더니 매국을 하고 있고, 나라를 지키랬더니 미국을 지키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랬더니 문제를 덮고 있고, 연설문을 쓰랬더니 교과서나 쓰고 앉아 있다. 이게 나랍니까? 이게 정부예요?” 중학생의 말이다.
 
박근혜는 중학생 모셔다가 강의 좀 들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 대표라는 이정현의 말은 더욱 가관이다. 박근혜를 반대하는 국민을 예수를 배신한 유다에 비유했다. 충성은 혼자서 좋다. 어디 국민을 끌어들이는가. 정치인들은 국민을 팔아먹지 마라. 
 
잠룡이라고 한다. 잠룡도 좋고 미꾸라지라도 좋다. 권력에 눈이 멀어 사기 치는 정치인은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문재인도 안철수도 이재명도 그 어떤 정치인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박근혜 같은 정치인이 나오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11월 26일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함박눈 쏟아지던 11월 26일의 광화문광장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 가슴에 녹 쓴 칼을 꽂고 비틀어 더욱 고통을 가중시킨 잘못 뽑은 대통령 박근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가증스러운 위선과 거짓과 눈물로 얼마나 국민을 속여 왔는가. 정치인을 보는 눈을 바꿔야 한다. 조금만 정신을 차리면 알 수 있다. 
 
변절을 법먹듯 하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독재에 무릎 꿇기를 영광으로 알고 목숨이라도 바칠 것처럼 충성하던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배신한다. 지역감정을 팔아 입신출세에 발판으로 삼고 야당을 분열시키는 인간을 우리는 지금도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 이런 자들을 골라내 추방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다.
 
세월호 행방불명 박근혜의 7시간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최태민과 최순실에게 놀아 난 바보 같은 처신을 보면서 한숨도 안 나온다. 정호성의 녹취록을 10초만 들으면 촛불이 횃불이 된다는 검찰의 말과 박근혜가 정호성에게 한 지시를 듣고 있으면 저렇게 무능할 수 있는가 감정조절이 안 된다는 검사의 말은 차라리 거짓이면 좋겠다.
 
국민의 감정조절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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