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촛불집회 시작 100일을 맞은 5일 저녁, 5천 명의 시민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14번째 촛불을 들었다.
2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는 이날 저녁 7시 서울역 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검, 박근혜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시국회의는 오후 5시부터 영풍문고에서 서울역까지 행진하는 ‘민주주의 수호 코스프레 데이’를 진행했으며, 가장행렬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 패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복 패션을 패러디하거나 인간 촛불로 분장하고 복지공약 이행, 국정원 특검 촉구 등의 요구 사항을 알렸다.
이날 14차 범국민대회 자유발언에 나선 시국회의 박석운 대표는 채동욱 검찰총장 퇴임 이후 정치 검찰의 고질병이 다시 도지고 있다며, 검찰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삭제되었다며 사초 실종 건을 정부·여당의 의도대로 몰아가는 것은 국정원 정치공작과 대선개입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 뒤,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방법은 특검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국회의원들이 특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진상규명까지 2년 2개월 이상 걸렸다면서, 국정원 사건도 그 이상 걸릴 것이라 각오하고 더욱 거센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종훈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권이 역사를 뒤바꾸려 한다며,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친일독재미화와 찬양으로 점철돼 있으며, 박 정권이 우리나라 최대의 참고서 재벌을 비호한다고 지적하고, 일제에 대한 36년 항쟁의 역사와 독립 투쟁을 부정한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정권이 해직교사를 노조원으로 인정하면 노조설립허가를 취소하려 한다면서, 정권의 폭압으로 해직교사들을 노조에서 쫓아낸다면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박 정권의 탄압은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문에서 단식 투쟁 중인 밀양 농부 김정회 씨 부부는 정부와 경찰이 밀양의 할머니를 짓밟고 일방적으로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며, 할머니들을 죽이고 강산을 짓밟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들이 경찰의 음식 반입 금지 조치로 송전탑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게 됐으며, 주민들이 96번 철탑부지에 판 구덩이는 그들의 무덤이자 마지막 대항 수단이라며, 목숨을 걸고 강산과 재산, 생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들이 구덩이 무덤에서 죽으면 자신은 시청 앞 단식으로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한 뒤,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탤런트 맹봉학 씨의 사회로 판소리와 밴드 공연이 이어졌으며, 네티즌들이 국정원 개혁과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시국회의는 12일 청계광장에서 제15차 범국민대회가 열린다며,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