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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이 주범인 나라
얼굴을 들 수 없는 국민
등록날짜 [ 2016년11월21일 10시17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우주의 기운’을 받는다는 박근혜가 박정희를 만난다면 무슨 말을 들을까.
  
‘근혜야. 더 늦기 전에 내려와라. 우주의 기운도 다 떨어졌다.’
  
검찰은 최순실·안종범·정호성을 기소하면서 박근혜도 공범이라고 했다. 결국, 대통령이 범죄자가 됐고 한국 국민은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모시는 참혹한 국민이 된 것이다. 박근혜는 무슨 낯으로 대통령 행세를 하며 국민은 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은 대통령 부재(不在)의 나라가 되고 말았다.
  
요즘 많이 듣는 말 중에 ‘이게 나라냐’가 있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가슴이 찢어지는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 조상이 살아왔고 내가 태어나 살아온 나라. 자식 놈들이 살아가야 할 나라를 이게 나라냐고 탄식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라. 요 모양 요 꼴로 나라를 망쳐놓은 사람들은 죗값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심각하게 고만해야 할 것이다.
  
‘이게 나라냐’를 말 만 바꾼다면 ‘이게 대통령이냐’가 된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바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글자만 다른 동의어이다.
  
외국에 사는 친구가 전화했다. 창피도 하고 자랑스럽다 고도 했다. 창피한 것은 저런 수준의 대통령을 뽑았다는 것이고 자랑스러운 것은 100만이 모인 박근혜 하야 집회에서 보여 준 국민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수치와 자랑, 이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나라 현주소다.

(이미지 - 청와대 영상 캡쳐)

  
■조폭같은 범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가 최순실과 더불어 국정을 농단한 것은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공모자가 된 범죄행위들이다. 따져 보면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으로 볼 때 박근혜는 공모 정도가 아니라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참담한 정치를 만들어 낸 변명의 여기가 없는 사실들을 보자. 권력 앞에서 벌벌 떠는 재벌 총수를 불러 놓고 돈을 내라는 대통령의 말을 어느 누가 거역하겠는가. 뒷골목에서 삥땅 뜯는 조폭이나 다를 게 없다.
  
▲미르와 K스포즈 개입
▲기업총수들과 만나 협박(조폭)
▲인사파행 “나쁜 사람들‘
▲문서유출 ‘국가기밀 유출’
▲병원 게이트 ‘대통령 비선 진료’
  
거기에다 실종된 세월호 7시간. 이런 사실들은 바로 국기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는 것이다. 염치가 있는 대통령이라면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이다. 하물며 대통령에게야 더 말 해 무엇하랴.
  
■검찰 조사 받겠다던 박근혜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혹에 대해서 검찰 조사는 물론이고 특검에도 응하겠다고 국민에게 떡 먹듯이 약속한 박근혜다. 지금은 어떤가.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리발이다. 원래 머리가 안 좋은 줄은 알지만 국민과 한 약속도 이렇게 팽개치는 대통령을 국민이 믿어야 하는가.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사라진 오늘의 박근혜를 조정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이제 세상을 바로 봐야 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노리개가 되었던 박근혜의 국정은 열거하기조차 창피하다. 아직도 ‘우리가 남이가’라고 믿는 김기춘이 건재한지 모르나 이제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궁한 쥐의 발악은 고양이에게 덤비는 것이다. 지금 마지막 저항을 하는 박근혜 정권의 행태가 그 꼴이지만 해는 이미 기울었다. 이제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서울 도심을 덮었던 ‘박근혜 하야·퇴진’ 함성에 넋이 나가 고개를 숙이고 사죄를 했던 박근혜가 고개를 다시 든다고 한다. 검찰 조사도 거부하고 해외에도 나간다고 한다. 무슨 얼굴을 들고 해외를 다니는가. 얼마나 더 나라 망신을 시켜야 철이 들 것인가.
  
새누리당도 망가졌다. 돌쇠 이정현의 충성은 가상하지만, 황소가 힘세다고 왕 노릇 하는가.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새누리들도 늦었지만,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야당 역시 제정신 차릴 때다. 박정희의 군사반란과 전두환의 쿠데타도 야당분열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말을 조심들 하고 박지원은 마치 자신이 야당의 주인인 듯 착각하는데 말과 신뢰는 다르다.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의 비극
  
박근혜의 판단력에 대해서 작은 신뢰라도 보내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온갖 파행의 주연은 최순실이었고 박근혜는 최순실 앞에서 놀아 난 꼭두각시였다. 정치 문화 경제 사회 어느 것 하나 병들지 않은 것이 없고 오늘의 이르러 국민들은 마침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게 됐다. 당연히 군 말 없이 물러나야 한다. 하나 적반하장이란 말이 이렇게 맞아 떨어질 줄이야.
  
박근혜를 지지했던 국민이나 반대했던 사람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수치를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어디로 갔는가. 초등학생만큼도 못한 저 뻔뻔한 염치를 무엇으로 설명한단 말인가. 이제 대놓고 해 볼 테면 해보자는 태도다. 5천만이 요구해도 하야를 안 할 것이라는 김종필의 말이 뒤통수를 친다.
  
결국, 그가 노리는 것이 무엇인가. 5%의 지지율을 높이는 것인가. 단념해야 한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하루를 더 있으면 국민의 고통과 분열은 그만큼 늘어난다. 하루빨리 스스로 정리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알 때가 됐다. 마지막 사람 노릇을 할 기회다.
  
더 이상 잔명을 유지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얼마나 구질구질한가. 국민은 지금 기다리고 있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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