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대통령과 맞서 되찾은 ‘진영’의 양심
양심의 부활, ‘비록 늦었을지라도.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판사가 극형을 내리면서 하는 당부는 회개다. 양심의 회복이다. 죽는 판에 회개가 무슨 말라비틀어진 ‘개뼈다귀’냐고 하겠지만 양심과 회개는 인간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인혁당 사건에서 억울하게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오히려 판사에게 양심을 찾고 회개하라고 했을 것이다.
중앙정보부에서 고문당해 죽은 사람에게 회개하라고 한다면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양심도 말을 할 사람이 있고 회개도 요구할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국회가 열렸는데 가관이다. 뻔한 질문에 뻔한 답변이다. 눈을 많이 깜박이면 거짓말 답변이라고 트윗에 올렸더니 전부 거짓말 답변이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사리판단의 부재다. 말이 동에 닿는지 서에 닿는지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새누리당의 김진태란 사람이 ‘사서삼경’을 입에 담았다. 딴에는 민주당 의원들 꾸중 하시는 것인데 의석을 흘낏 보니 웃다가 기절한 사람은 다행이 없었다.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여기서도 양심의 부재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서청원이 화성갑에 공천을 받았다. 2008년 비례대표 공천을 주는 대가로 후보자들에게 특별당비 명목의 돈 30여억원을 받은 죄로 2009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보다 먼저 2002년 대선 때도 대기업들의 정치자금인 이른바 ‘차떼기’로 받은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바 있다. 전과가 새누리당의 공천기준이냐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러나 서청원은 할 말이 있다. “자신이 실종된 정치를 복원 시킨다”는 것이다. 웃어야지. 양심부재다.
요즘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양심의 부재로 부상했다.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이야 팔아먹을 양심도 별로 없고 팔아 봤자 거기서 거기다. 문제는 배운 거 많고 먹을 거 넉넉한 높은 사람들과 돈 많은 인간들이다. 말썽은 늘 이들이 저지른다.
‘진 영’이라는 복지부장관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도 하고 새누리의 정책위 의장, 거기다가 인수위 부위원장 출신이다. 하나 더 보태서 요즘 모르면 병신인 기초노령연금의 복판에 섰던 인물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1등 공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늙은이 20만원 준다는 공약 없었으면 대통령 안 되었다는 것이 국민 여론임을 다 안다.
바로 이런 1등 공신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이 장관 못해 먹겠다고 사표를 냈고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제발 거두어 달라고 애걸을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거부, 별수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 망연자실 난감해 진 박근혜 정권은 열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왜 그토록 완강하게 장관이란 감투를 벗어 던졌는가. 남은 쓰지 못해서 안달이 났는데 왜 대통령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배신자 소리를 들으면서 끝내 거부했는가. 바로 ‘양심’이었다. 양심 때문에 도저히 장관 못하겠다는 것이다.
### 깊은 땅속 샘물 같은 양심
진영의 사퇴이유는 ‘양심’이었다. 양심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노인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인정하고 다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여러분이 저를 양심을 버린 놈이라는 손가락질만은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양심인 것이다.“국방이 외부의 적을 막는다면 복지는 내부의 적을 만들지 않는다”며 “복지를 잘해야 국민이 대통합하고 민족 갈등을 없애고 대화합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대통령에 게 유감을 표명했다.
박근혜 정권의 ‘노인기초연금’문제 설명은 간첩의 ‘난수표’처럼 엄청 복잡해서 알아먹기도 힘들다지만 전문가인 장관이 잘못되었다고 항의 하면서 양심을 팔수 없어 사퇴를 한 걸 보면 잘못 된 것임을 안 믿을 방법이 없다. 솔직히 노인들에게 한 달에 20만원 씩 준다고 해 놓고 돈 없다고 무 잘라 먹듯이 싹 씻어버리면 어느 부처님인들 화를 안 내시겠는가.
정말 돈이 없는가. 이명박이 부자들에게 선물한 감세만 해도 줄잡아 연간 20조원에 이르고, 투자도 않고 일자리도 제대로 안 만들면서 떼돈만 벌고 있는 재벌들에 대한 각종 법인세 감면액도 매년 10조원 내외에 이르니 이런 것만 철회해도 연간 30조원 안팎의 추가 재원이 있는데 돈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좌우간 화가 난 대통령을 비롯해서 새누리가 입을 한데 모아 진영 전 장관에게 융단폭격을 가하는데 국민들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왜냐면 실제로 거짓말 한 것은 사실이고 나중에 잘 될 것이라고 하지만 나중에 보자는 놈 믿을 거 못된다는 거 국민은 다 안다. 어디 거짓말을 한 두 번 했는가.
인간에게 있어서 양심이라는 게 이런 것이다. 양심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우리는 믿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 같이 양심부재의 세상에서 양심찾아 장관자리 버리는 사람은 더 없이 귀한 것이다.
### 최동욱과 조선일보의 양심
최동욱의 혼외아들 문제는 또 하나의 양심문제를 세상에 던졌다. 자칭 1류라는 조선일보의 양심이라는 것과 검찰총장이란 막중한 권력을 누린 사람의 양심이 걸린 문제다. 사건 경위야 다들 알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 보자.
조선일보가 느닷없이 검찰총장에게 숨겨 놓은 혼외자식이 있다고 1면 톱으로 도배를 했다. 채동욱은 벼락 맞은 기분일 것이다. 그는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왜 아니라고 하지 않고 ‘모르는 일’이라고 했느냐는 시비도 있지만 정확한 대답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이상의 정답이 어디 있는가. 만약에 사실이 아니라고 했으면 아닌 사실은 뭐냐고 따졌을 것이다.
혼외 아들의 어머니인 임 여인도 채동욱의 아들이 아니라고 공개편지를 언론사에 보냈고 법무부는 감찰을 한다고 했고 박대통령은 채동욱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채동욱의 시골 고향까지 가서 ‘꺼리’를 찾았고 미주알고주알 이를 근거로 채동욱의 사표수리를 건의 해 결국 사퇴를 했다. 채동욱은 정정보도 신청을 철회하고 유전자 검사로 단칼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다부진 결심을 했다.
이번에는 TV조선이 임 여인의 가정부를 인터뷰, 채동욱이 임 여인 집을 들락날락 했고 아들과 셋이서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아들 무등도 태워줬다고 밝혔다. 또 채동욱 이름으로 된 연하장도 받았다던가. 인터뷰 하는 이유는 임 여인한테 돈 받을 게 있는데 다 받지 못하고 채동욱을 모른다는 각서를 쓰라고 깡패같은 사내들한테 강요를 받았다던가. 그리고 자기가 4년여를 봤는데 어쩜 그런 거짓말을 하느냐. 너무 뻔뻔스러워서 폭로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의 보도는 채동욱 당사자에게는 확인도 하지 않았다. 막말로 자기 맘대로 쓴 것이다. 조선 TV의 보도를 본 입 험한 친구의 말을 빌리면 다음에는 임 여인 집에서 기르던 멍멍이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매일 들락거리던 채동욱을 보면 얼마나 반가워 할 것인가. 그러니까 물론 이건 농담이다.
사람 셋이 떠들어 대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했다. 몇 명이 사람 하나 잡는 거 간단하다. 사람들은 진짜든 가짜든 조선이 뭔가 숨겨 놓은 비장의 무기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셋이 찍은 사진이나 무등을 태우고 노는 사진이나 채군을 안고 뽀뽀를 하는 사진을 내놓는다든지 혹은 아이가 채동욱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녹음 증거를 내 놓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것이 있으면 지금 공개해서 채동욱을 날려버리라는 것이다. 그런 비양심적인 채동욱을 용서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대신에 만약 조선의 보도가 허위인 것이 밝혀지면 조선은 자진해서 샷터를 내려야 할 것이다. 국민이 용서도 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자칭 1등 신문이라는 조선의 쥐꼬리만한 양심일 것이다.
### 착한 국민들의 양심은 어디로 갔지
검찰총장 채동욱 ‘찍어내기’란 말이 국민들 사이에 회자된다. 약간의 설명을 보태면 현 정권에게 미운 털이 박힌 채동욱을 찍어서 솎아 버린다는 말이다. 채동욱이 무슨 미운털이 박혔는가. 간단하다. 시키는 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걸지 말라고 했는데 거부한 것이다. 국정원장 원세훈이 선거법으로 기소되면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이 심한 상처를 입는데 그 눈치도 모르고 소신대로 했다는 죄다.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다 그렇게 믿고 있다.
원래 채동욱이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그래서 늘 채동욱은 우리가 임명하지 않은 검찰총장이라고 했다. 채동욱이 있으면 검찰을 맘대로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채동욱을 찍어내게 만든 절대적 이유라고 믿고들 있다.
오늘 국회에서 신경민의원이 황교안 법무장관에게 질문도 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 곽상도가 채동욱의 관한 일체의 문건을 조선에 넘겼다는 발언도 그냥 넘겨 버릴 일이 아니다. 이런저런 설명할 것도 없이 채동욱은 정권 말 안 들은 탓에 그 좋은 검찰총장 자리 날렸고 국민들은 저런 총장이 날라 간데 대해서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은 하루 빨리 유전자 검사를 해서 채동욱 혼외아들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한사코 꺼려할 세력이 누구라는 것도 잘 안다. 한 방에 날라 갈 일을 좋아할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채동욱의 혼외 아들이라는 채군이 유전자 검사를 받지 못하도록 방해를 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의 양심부활
솔직히 말하자.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을 진짜로 믿어도 될 줄 알았다. 원칙과 신뢰를 일생의 소신으로 살아 왔다는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고 대한민국은 정말 ‘행복한 나라’가 될 줄 알았을 것이다. 의구심을 가진 국민들도 간절히 소망했을 것이다. 제발 잘 좀 해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작됐다. 줄줄이 깨지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권의 핵심 공약들이 풍비박산 날라갔다. 특히 며칠 전 박살 난 기초연금 방안은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늙은이들의 기대를 한 방에 날렸다. 당장 장관이 저항하고 사퇴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무슨 약속을 할 수가 있을까. 어떻게 예측가능한 정치를 할 수 있을까. 기대는 난망이다. 무려 4년 반이나 남은 박근혜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대한민국의 앞날이 암담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필요한 것이 약속을 지키는 양심이다. 양심의 부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믿고 있는 지지율이 50%대로 추락했다. 기초연금과 관련해서 노인들의 분노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심상치 않다. 그냥 놔둬서는 안 될 것 같다. 무슨 초치를 취해야 될 것 같다. 드디어 등장했다. NLL이다. 3년 우려먹을 노루꼬리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초를 없앤 천하의 죄인’이라고 했는데 대화록은 엄연히 존재한다. 검찰의 설명이 너무 복잡하다. 국민들은 뭐가 뭔지 모른다. 다만 참 집요하고 잔인한 정권이라는 사실만은 다들 안다. 채동욱이 날라가니까 검찰이 제 모습 찾았다고 웃는다. 웃을 일인가. 통곡할 일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가를 자전거로 달리며 룰루랄라다. 너무너무 한심하다. 20조를 쏟아 부어 녹조라떼를 만들었는데 이제 관리하는데 5년 동안 21조가 든다고 한다. 담합을 한 사실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구속자가 속출한다. 정권이 할 일은 이런 일을 법대로 잘 처리하는 것이다.
아직 정권교체는 5년이나 남았는데 문재인을 왜 죽이려고 하느냐고 국민들은 의심한다. 부지런한 정권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부탁한다.
순리를 어기려고 하지 말라.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해 달라. 양심적인 정권을 칭찬하는 소리가 온 나라를 진동하는 것이 보고 싶다. 바로 양심의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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