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전·현직 언론인들이 31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등 언론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로 선출된 일국의 대통령이 비선실세와 그 측근들에게 국정을 맡김으로써 인형사에 놀아난 장막 뒤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며 “박 대통령은 이제 한순간도 공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국정은 멈춰 섰고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 붕괴를 목도한 국민들의 분노는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자신이 헌정유린의 장본인인데 누구에게 진상 규명과 처벌을 맡길 것이냐”며 “대통령에게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들은 “붕괴하는 민주공화국과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주체는 국민이며 언론은 진실을 찾아 세상에 알리는 일에 나서야 한다”면서 “오늘부터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를 결성하고 모든 사태의 장본인인 박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농단의 실체와 진실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를 모아 언론이 찾아내고 보도해야 할 핵심 의제를 제시할 것”이라며 기자들에게 “어떠 외압과 유혹에 굴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 하자”고 강조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박근혜와 최순실에게는 개인의 비상사태겠지만 지금 한국은 국가비상사태이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며 “오늘의 상황을 보면 1987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이 호헌이라는 이름으로 장기집권을 시도했을 때 학생과 시민이 일어나 (정권을) 무너뜨린 6월 항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한 “언론이 민주화되면 권력이 민주화된다. 무너지는 나라를 언론인들이 앞장서서 구해내야 한다”며 “비대위를 구리고 언론인들 모두가 하나가 돼서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진정한 민주평화 체제를 이루자”고 강조했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무당정치, 사이비 종교의 점괘를 받아 정치한 것”이라며 “국정원·검찰·경찰·청와대가 한통속이 돼서 진상을 덮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임무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이 진상을 규명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하루 빨리 물러나도록 하는 것이 정의를 바로세우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김한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언론이 똑바로 했더라면 이러한 일이 생겨났겠느냐”면서 “직무를 유기한 언론도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침묵을 향한 경쟁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검찰의 물타기에 속지 말고 끝까지 진실을 밝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이 시대 언론인들에게 부여된 성스러운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가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 전문이다.

 

<언론단체 비상시국 기자회견문>

무너진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울 책임은 언론에 있다

 

"이것이 나라인가” 2016년 10월 대한민국 도처에서 탄식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국정은 멈췄고 사람들의 분노는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넘어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 붕괴를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조직이라는 체계를 통하지 않고 비선실세와 그 측근들에게 국정을 맡겼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엄중한 지위를 인형사에 놀아난 장막 뒤 꼭두각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오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헌법 정신과 가치는 무너졌고, 주권은 유린당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은 헌법을 내팽개쳤다. 대통령 자신이 헌정유린의 장본인인데 누구에게 진상 규명과 처벌을 맡길 것인가? 대통령에게 국정을 운영할 자격은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한 순간도 공직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붕괴하는 민주공화국과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주체는 국민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이를 실현하기 수단은 오직 진실만을 찾아가는 언론이다. 진실을 찾아 알리는 일에 더 많은 언론이 나서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를 결성하고, 이 모든 사태의 장본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는 말과 글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울 모든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국정농단의 실체와 진실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와 물음을 모아 언론이 찾아내고 보도해야 할 핵심 의제를 제시할 것이다. 본질을 흐리고 있는 일부 언론사들은 헌정유린의 책임을 호도하거나 은폐하지 말라. 언론은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사과, 의혹 당사자의 일방적 변명 뒤에 가려진 진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제시할 언론의 핵심 과제를 빠른 시일 내에 선정할 것이며, 진실을 밝히려는 취재와 보도에 대한 어떤 방해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해 싸울 언론인에게 당부한다. 최근 언론사 내부에서도 권력과 사측의 방해 공작에 맞서, 개탄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 어떤 외압과 유혹에도 굴하지 말자. 마지막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자. 언론인들의 권리는 바로 국민들이 준 것이며, 끝까지 함께 할 사람들도 언론주권자, 오직 국민이다.

 

2016년 10월 31일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자유언론실천재단,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새언론포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언론위원회,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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