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군이 북한의 핵 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평양을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는 나라에서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 것은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미군의 B-1B 폭격기라든지 이런 것들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런 무기를 안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능력으로 하겠느냐”면서 “능력도 없으면서 ‘말폭탄’만 쏟아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순간 중국·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대결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은 지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기 싸움이나 군비경쟁까진 할 수 있지만,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 평양을 지도에서 사라지게 하겠다? 국민에게는 듣기 좋은 소리지만 미국이 그렇게 하겠느냐”고 일축했다.
친박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선제공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는 “중국이라는 배후 때문에 지금 북한은 미국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6·25 때도 미군이 올라가니까 바로 중공군이 들어오지 않았느냐”면서 “미국도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말로는 다 해줄 것처럼 해주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게 안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친박계를 중심으로 대북압박을 위한 ‘독자적 핵무장론’ 주장에 “한미동맹을 깨자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라며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번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확장억지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핵무장을 해버리면 미국이 핵우산을 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5년인가 우리가 플루토늄 좀 추출했다고 해서 얼마나 난리가 났느냐. 한미원자력협정 자체가 한국의 핵 기술 발전을 완전히 막고 있기 때문에 핵무장론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미국이 절대 허용하지 않을 걸 중국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다 보고 있는데 누굴 상대로 그런 협박을 하느냐”면서 “북한도 귓등으로도 안 들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여당에서 북한이 노무현정부 때 최초로 핵실험을 했다며 햇볕정책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 “2005년 북핵 문제 해결의 로드맵이라고 하는 9·19공동성명이 채결 된 다음 날 미국이 마카오에 2500만 달러의 북한 계좌를 동결시켰다”며 “그런 제재를 가하니까 이제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핵 개발 준비를 한 것 아니겠냐”면서 “시기적으로는 노무현 정부지만 그 원인 제공은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전 장관은 북핵 문제의 해결책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문제 해결의 단초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이어 지금이라도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묶는 6자회담을 열고, 한국이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더 이상의 북핵 능력 고도화는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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