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참여연대는 31일 기획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정건전화법 제정에 대해 “복지지출 증가를 억제하는 ‘반(反)복지법’이자 기획재정부에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기획재정부 독재법’”이라며 법안의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재정건전화법은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5% 이내에서 관리하고,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법안을 제출할 경우 재원조달방안의 첨부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야권은 국회의 입법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지자체는 재정통제권을 기획재정부가 가져가면서 지자제의 권한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참여연대는 이날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통해 “한국은 GDP 대비 사회복지분야 지출이 10.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아직도 복지 및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엄격한 재정지출 통제를 목적으로 한 제정안이 통과될 경우 더 이상의 복지확대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정지출이 소요되는 법안을 제출할 경우 재원조달방안을 반드시 첨부하도록 하면서 국회가 심각한 입법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법을 도입하기 위해 다른 법을 폐기하도록 하면서 새로운 입법을 꺼리게 되고 나아가 기존 법의 적용자와 새로운 법의 사용자 사이에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안은 재정건전화를 빌미로 국회의 입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면서 기획재정부는 재정 관련 권한을 과도하게 장악하게 된다”면서 “이는 삼권분립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재정건전화법은 모든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입법·정책·지출 등 재정을 통제하고 평가하는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헌법 및 법률상 근거도 없는 기획재정부 독재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법률을 제출할 때 기존 사업의 축소나 폐지 방안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은 OECD 국가 중 미국과 일본만 도입하고 있는 매우 특수한 제도”이며 “증세를 하지 않고 지출 자체를 통제하겠다는 극단적인 재정준칙”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준칙은 더 이상 복지가 과도하게 증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미 복지가 충분히 확충된 1990년대 이후 도입됐다”며 “복지를 더 확충해야할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재정건전화법이 통과될 경우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을 과장한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하고 결과적으로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낮출 우려가 크다”며 “재정건전화의 첫걸음은 고령화 위협이 아니라 장기재정 전망의 추정 절차와 방법, 주요 가정치, 결과 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팩트TV후원 1877-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