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평화로 소녀상 앞에서는 대학생과 시민 1,000여 명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화해·치유재단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이날 오후 5시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앞에서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를 개최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되고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이 같은 요구사항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의원과 자작시를 낭독한 도종환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유은혜·박홍근·홍익표·박주민·남인순·손혜원·심재권 의원이 참가했다.
김복동 할머니 “박근혜, 제발 정신 좀 차리게”
사회자로 나선 배우 권해효 씨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정부가 피해자들의 어떠한 의견도 반영되지 않는 배상금을 통해 우리의 정의로움에 대한 염원을 깔아뭉개려 하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 해결은 이렇게 매듭짓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평화를 구현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아버지가 해결 못 지은 것을 딸이 대통령 됐으니까 같은 여자로서 원만하게 해결 지어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 형편없이 만들어놨다”면서 “그리고 뒤에서 위로금 얼마 줄 테니 그 대신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우리가 무슨 돈이 필요하냐 그리고 우리가 이때까지 위로금 받겠다고 싸운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공주같이 자랐으니 우리 같은 사람들의 사정을 알겠느냐”면서 “평생 대통령에 있을 것도 아니고 퇴임 후에 국민들 얼굴 보려면 조용히 있다가 물러나는 것이 몸에 좋을 것”이라며 “박근혜 제발 정신 좀 차리게”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설립 강행에 대해서는 “자기네들이 재단을 만든다고 하는데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국민과 여성단체들의 후원으로 지금도 편안하게 살고있는 데 그 돈을 받아서 재단을 만드는게 옳은 일이냐”고 반문한 뒤 “개가 들어도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억울하게 어린 나이에 끌려가 그렇게 고생하고 돌아왔는데 위로금 몇 푼 준다고 해서 용서가 되겠느냐”면서 “지금 아베가 정권을 쥐고 있으니까 아베가 일본군 개입 사실을 시인하고 용서해달라고 사죄해야 하며 위안부라는 꼬리표를 떼고 법적으로 배상하면 오늘이라도 용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 229일째 소녀상 지킴이 활동
정대협은 “오늘이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를 처음 고백한 지 25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전시 폭력성 근절을 위해 시민들의 의지를 모으고자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박주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희망나비 대표는 “오늘로서 소녀상을 지킨 지 229일째가 된다”면서 “피해자 할머니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폐기 외침을 외면하고 있는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이냐”며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소녀상 철거를 막기 위해 청년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샘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는 “정부가 배상금도 아닌 10억 엔으로 ‘화해·평화재단’을 만든다면서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민단체와 할머니들이 함께 만든 정의·기억재단이 발족한 만큼 대학생들도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방송인 김미화 정의기억재단에 1천만원 기부
방송인 김미화 씨는 이날 영상메시지와 함께 1천 85만 7543원을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했다. 이 돈은 2010년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KBS에 고소당하자 미국 교포들이 소송비용에 보태라고 모금한 후원금이며, 그동안 여성단체연합이 ‘김미화기금’으로 보관해오다 김미화 씨의 요청에 따라 재단에 후원하게 됐다.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울산과 부산지역 청소년 겨레하나 회원들은 여는 율동공연으로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도종환 시인은 한충은 대금연주자의 대금 연주에 맞춰 시를 낭송했으며 연극배우 김한봉·박근화 씨는 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한 연극 ‘들리나요’의 일부를 선보였다.
재일조선인 가수 이정미 씨는 관동대지진으로 사망한 조선인들을 추모하는 ‘게이세이센’, ‘일본의 밥딜런’으로 불리는 재일동포 가수 박보의 ‘빗속에 피는 꽃’, 영화 ‘귀향’의 OST 중 ‘가시리’, 가수 김민기의 ‘가뭄’, 월북시인 박세형의 가사에 곡을 붙인 ‘임진강’을 공연했다. 또 이화여고 학생들과 ‘도라지꽃’를 함께 불렀다.
이날로 4회째를 맞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일본정부의 책임회피와 역사부정에 맞서 최초로 공개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범죄를 고발한 것을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2012년 12월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 회의’는 이날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하고 2013년 8월 15일부터 세계 곳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는 행사를 개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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