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보건의료 노동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직장 내에서 환자와 보호자, 상급자들로 부터 폭언, 폭행, 성폭력 등 불쾌한 언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11일 지난 3월~4월 전국 110개 병원 근무자 2만 9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건의료노동자 10명 중 4명(41%)이 직장 내에서 폭언을 경험했으며
폭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우도 각각 5.1%와 1.1%로 조사됐다.
폭행의 가해자로는 환자(폭언 70.1%, 폭행 83.7%, 성폭력 70.0%)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보호자(폭언 65.6%, 폭행 21.6%, 성폭력 12.9%)에 의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언의 경우 의사(36.5%)나 상급자(29.1%)에 의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폭언, 폭행, 성폭력을 당한 경우 대부분(폭언 89.7%, 폭행 58.6%, 성폭력 60.5%)은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으며, 폭언·폭행의 경우 해소 프로그램이나 교육은 받은 비율은 39.7%로 나타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하거나 가해자와 분리시켰다는 답변은 각각 10.3%, 13.1%에 불과했다.
병원 노동들이 겪는 업무상 재해나 질병으로는 10명 중 3명(27.8%)이 수면장애를 꼽았으며 근골격계 질환(25.1%), 타박상 및 골절(9.7%), 결핵 등 감염(2.3%), 우울증(1.5%), 심혈관 질환(1.2%)순으로 나타났다. 암의 경우도 응답자인 0.4%인 84명으로 집계됐다.
수면장애의 경우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잠드는데 평균 53.2분으로 정상인(5~20분)의 2~3배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간호사 직종 종사자는 60.4분으로 간호사 이외 직종(39.8분)과 비교할 때 20.6분이나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숙면도 조사에서는 지난 1주간 잠 깨는 횟수는 1~2회가 62.1%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3~4회도 2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주간 다시 잠들지 못하는 횟수도 1-2회가 32.5%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3-4회가 24.8%, 5회 이상도 12.3%로 집계됐다.
그러나 간호사 직종의 잠깨는 횟수를 보면 3-4회의 경우 25.2%로 그 외 직종 종사자의 17.6%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1주간 다시 잠 못 드는 횟수도 5회 이상의 경우가 14%로 그 외 직종의 9.2%보다 높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들이 본인에 대한 수면상태를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38.3점으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폭언, 폭행, 성폭력 등 극심한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 낮은 수면은 업무의 집중도를 떨어트려 재해 발생과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조속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의료노동자가 자신의 건강조차 지키지 못하고 극심한 직무스트레스와 재해·질병에 노출되는 현실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병원 내에 폭언·폭행·성희롱 예방 캠페인 전개 ▲의료기관내 폭언·폭행·성희롱 근절 매뉴얼 제작 ▲병원내 폭력 근절을 위한 노사 공동 경고문 부착 ▲야간노동과 교대근무자 보호 조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 활성화 등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팩트TV후원 1877-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