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참여연대는 2일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계기로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에이드(Korea Aid)’가 “현지 주민의 의견과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 개발협력사업”이라며 “즉각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현지 상황과는 동떨어진, 국제개발협력 기준에도 미달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은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급조된 이벤트성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의 무리한 요구에 개발협력에 이해가 없는 부처들이 동원되다 보니 이런 엉터리 사업이 나왔다”고 혹평했다.

 

국제연대위원회는 “이동식 차량에 의료기기, 음식, 영상장비를 싣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에이드(Korea Aid)’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취지는 물론 국제사회의 원칙과 노력을 무시한 일회성 이벤트”라며 “한국 원조의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산 쌀로 만든 가공식품과 비빔밥 등 한식 메뉴를 제공하는 이동형식품개발협력사업(K-Meal)은 “한식을 소개하고 한 번 맛보게 하는 것을 현지 주민의 영양 개선 사업으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며 “영양상태 개선이라는 과도한 목표 설정도 의아하지만, 현지 주민의 음식 문화를 완전히 무시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분야도 “외지인의 의료행위에 대한 불신이 높은 곳도 많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보건소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현지 보건의료 전문가나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국제사회가 합의한 개발협력 기준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신부에게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전달하는 서비스에 대해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에서 3번째로 언급할 만큼 아프리카 지역의 모성 사망률과 영유아 사망율은 심각한 문제”라며 “태아의 사진을 제공하는게 우선적이고 시급하게 고려할 사업이냐”고 반문했다.

 

국제연대위원회는 영상트럭을 통해 보건교육 영상을 상영하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문화사업은 “학교 가기 싫어하는 소녀들을 계도하겠다는 에피소드의 경우 가사노동, 조혼, 임신 등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기 일쑤인 아프리카 소녀들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 관광, 국가이미지, 평창올림픽을 담은 영상, K-POP 뮤직비디오, 한국영화를 상영하고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비보이 공연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내용”이라며 “ODA를 한류 확산의 수단쯤으로 보는 정부의 저급한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코리아에이드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개발협력 규범에 따라 한국의 원조체계를 개선하고자 했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사업을 즉각 폐기하고 ODA를 이런 식의 돌출적이고 낯 뜨거운 이벤트에 동원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코리아에이드가 “기존의 개발협력에 문화를 접목하고 보건·음식·문화 등의 요소를 포괄해 소외된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이라며 강조했다.

 

또한, 사업 시행과 관련 “내년 하반기까지 월 1회 빈도로 이들 아프리카 3개국에서 보건, 음식, 문화 분야 전 차량이 참여하는 사업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전체 차량을 이관해 수원국(기관) 주도로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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