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더불어민주당은 20일 정부의 의약품 자판기 도입 방침에 재고를 요구하며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안전한 의약품 투여라는 책무를 위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약국 앞에 화상 전화가 달린 무인 의약품 자판기를 설치하고 약국이 문을 닫아도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원격화상 의약품 판매시스템’을 허용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0월 의약품 자판기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강선우 더민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약화(藥禍) 사고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기계 오작동이나 의약품 변질 등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환경 보장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현행 약사법 제50조는 의약품을 약국 내 약사의 대면판매만 허용하고 있다”면서 “의약품 자판기 허용은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약사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강 부대변인은 “지난 3년간 박근혜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데 그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더민주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안전한 환경에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의약품 자판기 설치 허용에 대해 재고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약품 자판기 설치 허용에 대한 대한약사회 등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다.

 

대한약사회는 지나 19일 서울 서초동 대한약사회관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정남일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규제개혁 악법 저지를 위한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조찬휘 약사회장은 “약화사고 발생과 의약품 변질 등의 약품 안전관리상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화상투약기 도입을 절대 반대한다”면서 “심야나 공휴일 등 취약시간대 약국을 통한 의약품 구입을 희망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중앙정부 차원의 공공심야약국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대한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4개 보건의료단체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혁이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의약품 자판기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의 보건의료제도에 정작 서비스 제공의 주체인 보건의료전문가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부적절한 규제개혁 시도가 즉각 중단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통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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