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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회 제1당, 야당 원내대표 우상호
이한열 열사 영정이 보고 있다
등록날짜 [ 2016년05월09일 10시02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잊지 못할 사람과 함께 산다.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살다가 삶을 마칠 때 함께 떠날 것이다.
 
■이한열 열사의 영정
 
우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우상호는 설명이 필요 없는 운동권 출신이다. 인간은 걸어 온 길을 보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옆에 누가 있는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가슴에 새겨 둘 말이다.
 
우상호(경칭생략) 의원실에는 1987년 6월항쟁 당시 경찰의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숨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영정을 가슴에 안고 오열하는 우상호의 사진이 걸려 있다. 방을 드나들며 이 사진을 보는 우상호의 심정을 어떨까. 이한열 열사의 영정은 일 년 열두 달 사시사철 우상호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그의 눈을 무엇을 말 하고 있을까. 독재는 사라졌느냐. 민주주의는 살아 났느냐. 우상호는 저 영정이 바로 자신이라는 착각에 빠진 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사진출처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SNS)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라고 한다. 진짜인가. 어디선가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린다. 국민은 헌법에만 주인으로 존재한다는 냉소가 잘못된 생각인가. 차가운 바다 속 세월호에서 숨져간 우리 아이들이 주인인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백남기 씨가 주인인가. 가습기로 세균을 마시고 숨 진 아이가 주인인가.
 
열사의 영정을 안고 오열하는 우상호는 이를 악물고 맹서했다. 한열아. 약속한다. 반드시 이 땅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독재를 몰아낸다. 꿈속에서도 다짐했다. 지금 어떤가. 28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한열 열사의 한은 풀렸는가. 죄를 진 심정이다. 어찌 우상호뿐이랴. 국민 모두가 죄인이다. 이제 우상호가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가 됐다. 이제 야당의 지도자로서 이한열 열사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다.
 
■이종걸은 교훈이다
 
경험은 훌륭한 스승이다. 잠시 되돌아보자. 볼 것도 없다. 전임 원내 대표를 보자. 설명할 필요도 없다. 원내 대표란 인물이 당무 거부를 하면서 40여 일 동안 몽니를 부렸다. 당은 엉망이 되었다. 우상호는 똑똑히 목격했다. 원내 대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야당사에 기록될 원내 대표의 경거망동은 이제 우상호를 더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우상호가 손가락질받는 원내대표가 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는다. 이한열 열사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생존한 이한열 열사의 모친을 무슨 얼굴로 대할 것인가. 우상호가 할 탓이다. 손가락질받는 대표냐. 역사에 기록될 지도자냐.
 
■정진석, 국민의당과 피가 섞였나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안철수 천정배를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 당은 피가 서로 섞인 것 같다”고 했다. 한마디는 해야겠다. 생각 좀 하고 말을 해라. 마음속 생각이 말이 되어 나온다. 합당이 희망인가. 왜 불륜의 짙은 냄새가 풍기는가.
 
국민의 당과 연정을 꿈꾸는 새누리는 서로 피가 섞인 천륜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박지원의 정치역정을 보면 없는 피도 만들어서 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게 입신의 경지라는 정치일 수도 있다. 국민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가.
 
변변찮은 당 대표나 원내 대표의 처신은 당의 평가와 직결된다. 전임 원내대표를 평가하는 국민의 소리를 우상호는 잘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을 살려 주었다. 그 은혜를 보답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다. 이종걸도 문재인을 괴롭힌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했으니 진정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박지원도 이제 정도를 가야
 
입신의 경지에 이른 정치 9단이라고 한다. 박지원을 일컬어 하는 정치평론가들과 기레기들의 소리다. 박지원의 정치가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그가 걸어온 길은 고스란히 기록에 남아 있다. 눈을 감아야 할 정도다. 더없이 무서운 한국의 언론이 정치 9단 앞에서는 무력하다. 그러나 아무리 꼼수가 뛰어나도 정도를 따를 수는 없다. 올바른 정치는 대의와 명분을 갖는다.
 
이제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었다. 비록 1석이 많다 해도 이는 대의명분의 상징이다. 새누리당과 합당을 하든 누구를 끌어드려 의석수를 늘리던 국민이 만들어 준 제1당은 변하지 않는다. 우상호는 바로 제1당의 원내 사령탑이다.
 
박지원의 꼼수는 이미 철퇴를 맞았다. 호남의 지지율은 급전직하다. 도무지 신뢰가 안 간다. 국회의장을 마치 자신의 주머니 속 휴지처럼 생각하고 새누리와 협력해서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다는 오만을 간파하고 있다. 이것이 표를 몰아 준 호남에 대한 보은인가. 국민들은 기가 막힌다.
 
■조·중·동·종편을 두려워 말라
 
남이 잘되는 거 보지 못하는 게 정치판이다. 조·중·동을 두려워할 거 없다. 그들의 온갖 방해에도 제1당이 됐다. 좋은 정치인이 살아남기 힘들다 해도 하기 나름이다. 엄청난 방해책동이 있을 것이다. 무릎 꿇으면 끝이다. 항복은 소통이 아니다. 한국 정치를 만신창이로 만든 중심에 언론이 있다. 헌정을 파괴한 군부독재가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을 수 있었던 것도 언론의 비굴한 항복이다. 우상호는 절대로 비굴한 타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천신만고 여소야대의 정국이 되었고 비장한 각오로 정치를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소통을 외면할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상호라는 새로운 원내 사령탑을 세웠고 당 대표도 바꾸게 된다.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가 이 땅에 자리 잡기를 국민은 기원한다.
 
정치인과 국민이 모두 합심을 해야 한다. 제1야당의 원내 대표인 우상호의 어깨가 무겁다. 정도를 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 그를 바라보는 것은 자신이 가슴에 안고 오열을 쏟았던 이한열 열사의 눈만이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 분신과 투신과 고문으로 숨진 무수한 젊은이와 행방불명된 청년들과 일자리 없어 놀고 있는 무수한 국민의 눈이 있다.
 
우상호는 오늘의 현실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내년에 정권교체를 하고 진정으로 국민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우상호의 원내 대표 선출을 그 출발로 삼아야 한다.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 가는 위대한 창조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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