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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헌이란 이름의 망나니 칼
총은 쏘라고 준 것이다
등록날짜 [ 2016년04월12일 22시00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말을 타면 견마(犬馬) 잡히고 싶다고 한다. 어린애가 장난감 총을 갖고 싶어 하는 건 쏴보고 싶어서다. 인간이 원래가 그렇다. 4·19 당시 장관이란 자가 대통령에게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 했는데 결국 자신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권력은 영원무궁하지 않다. 그러면 안 된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고 했다. 사실 권력은 매력이 있다. 휘두르면 추풍낙엽이다. 말 한마디면 안 통하는 것이 없다. 모두 권력을 잡고 싶어 하고 잡으면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승만의 3선개헌 기도와 박정희의 장충체육관 선거도 영구집권을 위한 망동이었으며 결국 불행한 인생을 마쳤다.
 
■개헌이란 망나니 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는 많다. 5·16 군사쿠데타가 터지자 당시 대통령인 윤보선은 ‘올 것이 왔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시의 ‘개판정치’가 박정희로 하여금 쿠데타란 역심을 품도록 하는 토양이 된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란 없다. 
 
지금 총선이 막바지다. 국민들이 목마른 짐승처럼 목을 늘이고 갈망하던 야권연대는 물 건너갔다. 아직도 시간은 있다지만 뻔히 다 아는 이유처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황야에서 혼자 죽을지언정 연대는 없다고 한다. 대단한 철학이요 신념이다. 옳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국민들은 한숨을 쉰다. 
 
(이미지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 홍보영상 캡쳐)


새누리당은 표정관리다. 180석을 넘어 200석을 바라본다는 여론에 혹시나 역풍이 불까 이제는 과반수도 간당간당 이라고 엄살이 가관이다. 새누리는 좋아서 엄살을 부리지만 이를 보는 국민은 땅이 꺼지게 한숨이다. 
 
새누리의 개헌선 확보 문제는 최경환의 말처럼 대구를 생각해 잠을 못 이루는 박근혜 대통령의 심정일지 모르지만 박정희의 영구독재를 체험했던 국민들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김무성은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석고대죄했다. 무슨 죄를 저질렀을까. 개헌선 확보가 어렵다는 고백인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독재를 말하느냐는 국민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지적한 대로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는 인간의 심리다. 지금 왜 개헌 예기가 나오는가. 왜 이원집정제니 내각책임제니 하는 말들이 자주 나오고 새누리가 개헌선을 확보하게 되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개헌이 논의될 것이라 하는가. 
 
정말 무섭다. 일당독재가 계속되고 부정부패는 사라질 줄 모르고 창궐한다. 부정과 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더 큰 부정을 저지르고 부패한 권력은 망나니의 칼을 마구 휘두른다. 죽어나는 것은 국민뿐이다. 투표 했는가. 투표가 국민이 불의한 권력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다.  
 
■망나니가 칼을 쥐도록 해서는 안 된다
 
야권이 연대만 했으면 당연히 승리할 수 있는 선거를 망친 주범들이야 망나니 칼에 목이 떨어지던 지들끼리 싸우다 죽든 말든 알 바 아니다. 그러나 그들 때문에 손도 안대고 코를 푼 새누리당이나 눈 멀거니 뜨고 꼼짝없이 당하게 되는 국민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이제 정신 바짝 차리고 국민들이 할 일이 있다. 야권 연대에 반대한 자들에게는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 반대하는 이유가 정당하다면 왜 지지하지 않을 것인가. 그러나 그들의 주장에 무슨 대의와 명분이 있으며 상식적인 합당한 이유가 하나라도 있는가. 기껏해야 교섭단체 정족수나 채워 장난이나 칠 것이 뻔하다. 
 
청년실업이니 국가채무니 군부비리니 무능외교니 노인자살 세계 최고 따위는 새삼스럽게 말 할 것도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국민에게서 애국심이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애국심을 말해 보라. 희망을 말해 보라. 그들은 비웃는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오늘의 현실을 깨트릴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야당이 연대를 이루어 새누리당의 개헌야망을 꺾어버릴 방법은 거의 사라졌다. 이제 남은 방법은 국민이 바르게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체념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국민이 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투표를 안 하면 덕을 보는 자는 따로 있다. 함석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정치는 차선이며 차악의 선택이라고 하셨다. 덜 나쁜 놈을 선택하면 그것이 최선이다. 
 
절대로 망나니가 칼춤을 출 수 있도록 개헌선이라는 칼을 쥐어 줘서는 안 된다. 그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투표를 바로 하자. 투표 안했으면 즉시 투표장으로 가라.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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