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설 명절 연휴가 끝났다. 얼마나 많은 눈물이 가슴을 적셨을까. 돈 없어 부모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의 눈물. 보고픈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눈물. 가난이야 나라도 구제 못 한다지만 괜히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은 얼마나 많을까. 가난해도 마음이 편하면 낫다. 그것이 정치가 국민에게 해 주는 최고의 봉사다. 개성공단 폐쇄란 설 연휴의 선물을 받았다.
‘모두가 도둑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하는 비난에 동의하면서도 좋은 정치인도 있다고 늘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도 진짜 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할 경우가 바로 가증스러운 정치인을 볼 때다. 빤한 거짓말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하는 경우다. 참 많이 봤다. 거짓말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온몸이 다 말을 한다. 얼굴도 표정도 모두 말을 하고 진실은 묻어난다.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사람들이 환영을 받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진실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대통령이야 하늘처럼 높은 곳에 계시고 공약이라는 건 밑에 사람들이 적어 주는 대로 읽었을 테니까 넘어간다 해도 이것만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당되는 늙은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65세 이상 모든 늙은이에게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준다는 공약을 떡 먹듯이 했는데 현재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는 늙은이는 10명 중 4명 미만이다. 영·유아 교육에 대한 공약은 지켜지고 있는가.
그만하자. 노인복지가 세계 67위지만 그래도 표만 잘 찍어주니 겁날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누리과정’과 ‘기초연금’ 등 박근혜 정권이 뻥친 공약을 실천한다고 공약했다. 집권 후에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국민들에게 증오와 불신으로 변한다. 전과 10범이 또 도둑질한다면 새삼스럽게 화를 낼 일도 없을 것이다. 참새가 지렁이 잡아 먹는 거야 당연하니까. 그러나 경찰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국민이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 하물며 국민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한다고 약속한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국민을 속인다면 이건 바로 사기다. 의원자격 없다.
제수(弟嫂)를 성폭행해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정치적 이유가 아닌 파렴치범으로 의원직을 상실할 인간들도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런 인간들도 모두 국민이 뽑았고 국민의 대표다. 이완구 박지원도 다를 것 없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우길 건가.
■제발 거짓말 좀 말라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이다. 이명박에 이어 두 번째 집권이다. 이들의 실정이야 일일이 꼽을 수도 없다. 잘못했다는 사과 한마디 없다. 4대강에다 수십조의 국민혈세를 쏟아 붙고도 국내외로 돌아다니며 자랑을 하는 걸 보면 타고 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훈은 정직이었다. 정주영이 종으로도 쓰지 말라고 했단다.
힘없는 백성이 저지른 죄야 잡아다가 감옥에 넣지만, 지도자라는 인간들이 저지르는 죄는 제대로 죄값을 받는가. 그러니까 무전유죄 유전무죄다. 원망할 것은 팔자밖에 없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했는데 이게 미국까지 날아 가고 여기에 핵폭탄이 실리면 미국 본토도 도리가 없다고 한다. 하루 종일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데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솔직히 애들 세뱃돈 줄 게 걱정이다. 국민이 가진 것은 전 쟁나면 죽을 권리밖에 없다. 6·26 때도 그러지 않았는가. 있는 자들은 모두 도망간다. 정초부터 왜 이러는가. 총도 제대로 쏠 줄 모르는 병역면제자들이 국가안보회의를 한다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꼴불견이다.
지난 2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플리커 앨범)
■희망은 국민이 만들어야
4월이면 총선이 있다. 모두 제 정신 아니다. 새누리당은 진박·비박·진진박·쪽박 등으로 진짜 등이 터진다. 김무성과 최경환이 피 터지게 싸우는데 어차피 지들끼리의 드잡이니까 관심이 없다. 야당은 어떤가. 빠지면 되는가. 둘로 갈라져 치고받는다. 멀쩡한 당을 박살 내고 새정치 한답시고 창당이라는 걸 했는데 이게 잘 안 된다. 안철수·김한길이 천정배와 손을 잡고 큰일 한 번 저지를 것처럼 기고만장했는데 교섭단체 구성도 못 해 문병호는 새누리당 의원까지 모셔오겠다고 죽는소리고 김한길은 병원행이다.
안철수 김한길의 이름만 들어도 열불이 나서 가만있을 수 없다는 국민이 하나둘이 아니다. 새누리와 1대 1로 붙으면 그래도 해볼 만한데 지금 꼴이 뭐냐. 안철수는 자기 자신도 당선이 간당 간당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다. 자기 입으로 연대는 없다고 큰소리쳤으니 이 아니 난처한가. 천상 비례로 빠져야 하는데 그 꼴로 대선후보라고 어디 가서 말할 수 있는가.
국민의당은 공천이 끝나면 끝이라고 한다. 이유가 뭐냐. 안철수의 공천심사 기준은 서릿발 같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의원 중에서 기준을 통과할 인물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특히 호남의 탈당 의원들은 호남지역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거명된 인물들이다. 지금 안철수가 기댈 곳은 호남밖에 없는데 호남이 거부하는 인물을 공천하면 어찌 될 것인가. 이미 호남에서 지지율이 추락해서 물갈이 대상 의원들은 전전긍긍하는데 공천탈락이라는 벼락을 맞으면 국민의당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다.
이제 안철수의 약발도 다 떨어졌다. 안철수의 정치행적을 돌아보자. 자기 기분에 맞지 않으면 창당도 마음대로, 탈당도 마음대로, 합당도 마음대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연속이다. ‘새정치’가 뭔가. 실체 없는 신기루 같다. 정치적 욕심만 가득 찬 인물들이 모여서 섰다판을 벌리는 꼴이다.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생각이 간절한 집단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광주호남 시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안철수다.
5.18 정신을 배제하자는 안철수
이희호 여사 면담 후 발표한 사실왜곡
이명박 측근들의 영입
안철수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세월호 사태에 무슨 발언을 했는가?
국정교과서에 신경 쓴 적이 있는가?
노동악법을 반대한 적이 있는가?
김한길이 누구인가. 안철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 안철수의 무모한 도박은 잠시 동안 계속될 것이다. 지금 당장 손들 수도 없으니까. 그는 행운의 여신이 가져다준 선물을 모조리 걷어찼다. 이제 매달릴 것은 요행뿐이다. 요행을 바라고 정치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도박인가. ‘마키아벨리’가 한 말을 기억하라. 행운의 여신은 준비된 사람의 품에만 안긴다고 했다.
안철수가 한국의 정치를 망쳤다고 한다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새누리에게는 더 할 수 없이 고마운 존재지만 국민은 답답하다. 행운의 여신은 이미 안철수를 외면했다. 안철수의 마지막 결단은 정치를 그만 두는 것이다. 본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민이 돌아가게 해 줘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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