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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권노갑 옹의 탈당
김대중 대통령이 그립다
등록날짜 [ 2016년01월13일 11시13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탈당했다. 내일 모래면 90인 권노갑 옹의 마지막 정치력 행사가 될 것인가. 그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떠올랐다. 생존해 계셨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아니 아예 권 고문이 그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임자. 이게 무슨 짓인가. 이게 내 뜻을 생각하는 것인가?’
 
이 한 마디로 끝난다. 이 말속에 온갖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 늘 한 말이 있었다.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라’
 
권노갑 고문도 탈당하면서 이 말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탈당했다. 자신의 탈당은 하나가 되라는 김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일까. 차라리 꼴 보기 싫어서 나간다든지 기득권을 포기 못 해 나간다고 했으면 솔직하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정치인들의 핑계는 귀신도 못 당한다고 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한다. 새삼 권노갑 옹의 탈당을 시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형극(荊棘)의 길이 정치 분열로 마감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슴 아픈 일이다. 결과는 어떤가. 정권교체의 길은 점점 멀어져 간다.
 
(사진출처 -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탈당이 최선이었을까
 
권노갑 옹은 이른바 동교동계의 사령관이다. 그러나 사령관의 힘이 많이 빠졌다.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 등 골수 동교동계가 박근혜를 지지하며 새누리로 변신할 때 절감했을 것이다. 이해득실 따지는 데는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기에 도리 없다 하더라도 옳고 그른 판단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 아니라 괴롭히는 정치가 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휠체어에 의지한 체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대성통곡을 하던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을 한 번쯤 떠올렸을까. ‘내 몸의 절반이 잘려나갔다’는 피를 토하듯 하신 말씀이 생각나지 않았을까.
 
적어도 자신의 영향 아래 있다는 이른바 동교동계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데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각은 안 했을까. 광주전남의 소위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정치발전에 어떤 공헌을 하며 또한 광주호남의 자부심에 어떤 상처를 내는지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광주를 피로 덮은 5·18민주항쟁이 떠오르진 않았으며 5·18항쟁을 정강·정책에서 빼자는 안철수가 5·18 영령의 묘비를 쓰다듬는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호남을 위한다면
 
권노갑 옹이 백 번 잘못 생각했다. 지금 줄줄이 탈당대열에 줄을 서고 있는 호남출신 정치인들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떤가. 잘못된 정치인들 때문에 가장 민주의식이 발달했다는 호남의 얼굴에 먹칠한다는 평가다.
 
박지원 의원의 행태를 보라. 주승용을 보라. 이것이 정상적인 정치인의 자세인가. 무슨 소리로 자신을 합리화해도 소용이 없다. 그들의 행태는 단 하나. 금성탕지(金城湯池) 같았던 호남에서 공천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불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에겐 정권교체도 없고 호남의 자존심도 없다.
 
아직도 그들은 호남인들이 지역주의에 편승한 자신들의 이기적 행동을 따라 하고 자신들의 잘못된 정치행태를 지지해 주리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착각이다. 아주 대단한 착각이다. 호남의 자부심은 퇴색하지도 않고 시퍼렇게 살아 있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조금만 지나면 알게 된다.
 
지금 호남 기득권세력들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행태가 호남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왜 이렇게 노욕이 질긴가. 물러날 때 깨끗해야 한다. 권노갑 옹의 탈당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권노갑 옹. 김대중 대통령이 그립지 않습니까.”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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