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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족, 단원고 졸업생에게 "잘 견뎌줘서 고마워"
"별이 된 250명의 친구와 12명의 선생님이 지켜줄꺼야"
등록날짜 [ 2016년01월12일 12시06분 ]
 
“637일 동안 고통스러운 길을 잘 걸어와줘서 고마워요”
 
【팩트TV】세월호참사 단원고 희생자 가족들은 단원고 졸업식 날인 12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헌화식을 갖고 이날 졸업하는 83명의 단원고 학생들에게 고통스러웠을 637일을 잘 버텨내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참사로 희생당한 학생들이 만약 생존해 있었다면 이날 졸업식을 맞이하게 된다.
 
희생자 가족들은 명예 졸업식을 개최하자는 학교측의 제안에 9명의 미수습자, 특히 2명의 교사와 4명의 학생이 돌아오기까지는 학교를 떠날 수 없다며 지난 10일 졸업식 대신 학생들이 수업을 받았던 ‘4·16기억의 교실’에서 겨울 방학식을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26일 안산-광화문광장 도보행진에 나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단원고를 지나면서 차마 학교쪽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가족들은 졸업생들에게 보내는 축사에서 “별이 된 250명의 친구와 12명의 선생님이 여러분들 지켜줄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꿈 꾸는 삶을 최선을 다해 떳떳하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내 아이가 키우던 꿈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고,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83명 졸업생 모두가 내 아이처럼 잘 커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니 그동안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주눅이 들거나 자책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학교생활을 마치고 스무 살 성인이 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평범한 엄마·아빠일 줄 알았는데 졸업식이 한없이 부럽기만 한 부모가 됐다”며 졸업생들에게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으로 응원할 테니 우리 엄마 아빠들도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우리처럼 어리석고 바보 같은 어른은 절대 되지 말아달라”고 말한 뒤 “별이 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에게 부담스러운 짐이나 떨쳐내고 싶은 기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단원고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생존자 학부모들의 우려로 대신 헌화식 자리에서 공개 축사를 전하게 됐다.
 
아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단원고 졸업생들에게 보내는 공개축사 전문이다.
 
“여러분의 졸업은 슬픈 졸업이 아닙니다.”
 
뭐라고 먼저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아이의 졸업식에 졸업생학부모 자격으로 참석할 줄 알았는데, 그러는게 당연했는데, 내
아이의 친구들의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는 입장이 되었군요. 12년 학교생활을 마치고 스무살
성인이 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대견함과 불안함과 안타까움을 함께 느끼는 평범한 엄마아
빠일 줄 알았는데, 이런 졸업식이 한없이 부럽기만 한 엄마아빠가 되어버렸군요.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오늘 졸업하는 83명 여러분들이 내 아이처럼 잘 커가기를 바라
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내 아이가 키우던 꿈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내 아이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내 아이를 이 엄마아빠보다도 더 오랫동안 기억해줄 친구이기 때문에.
 
지난 637일 동안 참으로 서럽고 고통스러웠던 길을 잘 걸어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힘들었죠? 울기도 많이 울었죠?
어른들이 몰아넣은 참사의 한가운데에서 스스로 탈출한 것이 무슨 죄라고 이 사회가 여러분
들에게 한 짓을 우리 엄마아빠들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그동안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절대 주눅들지 마세요. 자책도 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의 잘못
이 아니라는 것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잖아요.
 
앞으로 여러분들이 겪을 어려움도 많을거예요. 가는 곳마다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받겠죠.
아마 위한답시고 특별하게 대해주려는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언제어디서나 당당하게, 떳떳하게, 자신있게 대하세요. 그래도 되요. 별이 된 250명 친구들과
열두 분 선생님들이 언제나 여러분들을 지켜줄거니까요.
 
별이 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에게 부담스러운 짐, 떨쳐내고 싶은 기억이 아니었으
면 좋겠어요.
별이 된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여러분들을 늘 응원하고 힘을 주는 천사 친구, 천사 선생님이
예요.
별이 된 친구들을 대신해서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할 필요 없어요. 그저 여러분들이
꿈꾸는 삶을 최선을 다해서 떳떳하게 살아주세요.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 별이 된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환히 웃고 있을테니까요.
 
여러분들에게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어요. 꼭 들어주면 좋겠어요.
우리들처럼 어리석고 바보 같은 어른은 되지 마세요. 절대로.
여러분은 우리들처럼 아이를 잃고 나서야 무엇이 잘못인지를 깨닫는 미련한 어른이 되면 안
되요. 절대로.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으로 앞으로 여러분들이 나아가는 길을 응원할게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겪었던 그 일,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스러져갔던 그 일의 진실을 꼭 찾아
낼게요. 가끔은 여러분들도 우리 엄마아빠들을 응원해주세요. 그럴 수 있죠?
 
여러분들의 졸업을 정말정말 축하하고 축복해요.
별이 된 아이들, 선생님들과 우리 엄마아빠들이 함께.
 
2016년 1월 2일
 
416가족협의회 희생학생 엄마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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