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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의 기도
반만년 빛나는 역사
등록날짜 [ 2015년12월28일 10시56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새벽의 기도>
 
이 나라 대한민국은 박근혜의 나라도 아닙니다.

안철수의 나라도 문재인의 나라도
김한길 박지원의 나라도 아닙니다.
 
부자의 나라도 아니고 가난한 자의 나라도 아니고
오직 국민의 나라일 뿐입니다.
 
국민을 위해 기도합니다.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말라고 크리스마스 날 새벽,
눈을 뜨면서 제일 먼저 기도합니다
 
자랑스러운 조국, 초등학교 중학교 때 참으로 많이도 들은 말이다. <반만년 빛나는 역사>라고도 했다. 무엇이 빛나고 자랑스러운가. 힘센 나라에 둘러싸여 늘 침략을 당하면서 모진 목숨 부지하고 살았으니 자랑스러운가. 당나라에 빌붙어 고구려 백제 멸하고 종노릇했으니 빛나는가.
 
남한산성에서 왕이 무릎 꿇고 청나라 장수에게 싹싹 빌고 임진왜란 때는 왜놈들이 조선인의 코를 베어다가 무덤을 만들었다는 코 무덤이 자랑스러운가. 자기 나라 임금 협박해서 항복도장 찍게 하고 나라 팔아먹은 게 자랑스러운가. 민주정권 총칼로 뒤엎고 독재자 노릇 하다가 궁정동 안가에서 측근에게 총 맞아 죽은 게 자랑인가.
 


광주에서 자기 나라 백성들을 사냥감처럼 쏴 죽인 5.18 학살이 자랑스러운가.
 
그러나 4.19도 5.10의 국민혁명도 잊어버리자는 정치지도자가 있다. 더 쓸 기운이 없다. 만인이 축복을 받는다는 크리스마스 새벽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이 더없이 부끄럽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이 먹어 죽을 날이 멀
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죽음에 관대하다. 젊었을 때는 죽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꼈지만, 이제는 언제라도 손을 잡을 가까운 친구인 듯 두렵지 않다. 다만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이 나라가 가는 곳은 어디냐. 앞으로 살아갈 자식 손주 새끼들은 그래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살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꼭두새벽에 이처럼 청승을 떨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의 기도는 진실인가
 
‘눈물은 누군가를 위한 기도’라는 내가 좋아하는 시의 구절이 있다. 악마의 눈물도 기도라고 말한다. 눈물이 담고 있는 간절한 소망은 순수하다. 그러나 그러나 나의 기도가 진실로 순수한가. 자신이 없다. 아니 거짓이다. 내 가슴속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는 이 증오의 정체는 무엇인가. 절대로 기도와는 거리가 멀다. 기도는 침묵의 소망이다. 내 소망은 관대한가. 모질지 않은가.
 
정치가 오염이 지나쳐 완벽하게 썩었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가장 부패한 집단이 국회의원이란 지적에도 이론이 없다. 새누리의 박상은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했다. 의원직 상실이라는 선물이다.
 
현재의 정치권력에 대해서는 말할 거리도 없다 버린 자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간절히 소망한다. 기도다. 이 나이에 글을 쓰는 이유는 일종의 속죄다. 왜 개혁의 장애물이 늙은이들인가. 4·19 때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를 달리던 젊은이들이 이제 나이를 먹어 개혁의 방해가 되다니 그래서 늙으면 죽게 마련인가. 왜 그들이 반개혁의 주연이 되었는지는 다음에 말하자.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이 없으면 언론이 쓸 게 없어 망한다는 말이 있다. 조·중·동이나 종편들은 물 떠 놓고 고사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아울러서 그들과 부화뇌동하면서 추악한 정치생명을 지탱하려는 무리들도 마찬가지다. 썩은 언론과 기레기들이 없었다면 벌써 망했을 권력들이다. 아니라면 반론은 제기해 보라.
 
조·중·동이 걸어온 반민주적 언론행태는 그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레기들도 머리는 좋아서 옳고 그름은 안다. 내 앞에서 말을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자. 이제 썩은 야당정치인들을 위해 기도 좀 드리자. 빨리 사라져 달라는 기도다. 김한길 박지원 등이 주축이 된 새민연의 세력들이 연일 당을 들쑤시고 있다. 목표는 하나다. 문재인의 퇴진이다. 왜 퇴진에 목을 매는가. 바로 자신들의 목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혁신이 성공하는 날 자신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 끈 떨어진 망건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광주 전남의 제왕이었다. 모든 것을 장악했고 바로 집권당이었다. 그 권력을 상실하는 것이 바로 당의 혁신이다.
 
당의 혁신은 이미 안철수가 강도 높게 주장했고 문재인이 수용했고 그들은 자동으로 정치를 떠나야 한다. 결사적인 저항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명분이 없다. 박지원의 경우는 이미 대법원의 걸려 있고 당헌당규에 의해서 공천탈락이다.
 
당 대표 경선에서 패한 박지원이 문재인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부도덕한 정치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는 박지원의 도덕적 양심은 사라졌다. 살아남는 것만이 최선이다. 그것이 바로 새누리보다도 더 지독한 문재인 사퇴투쟁인 것이다. 종편에 나와 이를 가는 박지원을 보라. 포기한 정치인이다.
 
김한길 역시 같다. 그의 과거를 보라. 얼마나 많은 당이 그의 손에서 피를 흘리고 사라졌는가. 탈당과 창당의 달인이 될지는 몰라도 이 나라 정치사에는 치욕의 인물로 기록이 될 것이다. 그들을 따르는 의원들은 어떤가. 이번 광주 전남을 거의 다 돌아보면서 실체를 알 수 있었다.
 
못나도 내 새끼라는 한국적 정서가 있다. 광주 전남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문재인이 92%의 표를 몰아주었는데도 고맙다는 인사가 없느냐는 비난도 사실여부를 떠나 이해가 간다. 문재인의 ‘부산정권 발언’도 소외된 호남정서로는 충분히 분노할 수 있는 발언이다. 사실 여부는 나중이다. 감정은 직선이고 해명은 곡선이다. 누구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
 
탁 털어놓고 하는 대화 속에서 그들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호남정서를 등에 업고 안하무인 호가호위하는 박지원 주승용과 막대기만 꽂아놔도 당선된다는 새민연 국회의원들이 지금 당 혁신에 얼마나 떨고 있으며 혁신 저지에 필사적이라는 것을 주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말했다.
 
“안철수가 도대체 누구냐. 안철수를 우리가 얼마나 아느냐. 과연 안철수는 지도자가 되느냐. 호남을 얼마나 이해하고 호남의 고통을 얼마나 아느냐. 안철수의 개혁은 맞느냐. 물갈이 대상으로 거명되는 호남의원의 대다수가 안철수 당으로 간다는 거 아니냐. 호남이 안철수의 쓰레기 공급처냐.”
 
그들은 안철수를 모른다. 알 수가 없다. 아는 것은 안철수가 주장하는 새 정치다. 무엇이 새정치인가. 그가 김한길과 합당과정에서 정강에 4.19와 5.18을 제외하자고 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후 분노는 높았다. 광주와 전남에서 5.18은 고통이자 자부심이었다. 그다음은 말 안 해도 이해할 것이다. 결국, 정치인들이 호남을 이용물로 삼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고 그것은 설득력이 있었다.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
 
박근혜도 안철수도 김한길도 박지원도 문재인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믿는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진다 해도 그들은 이 나라 정치의 중심에 있다.
 
야당정치인들은 불의한 권력의 장기집권을 막느냐 방치하느냐의 역사적 전환점의 서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 나라의 주인은 아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는 69세의 노인 백남기가 이 나라의 주인이다. 바닷속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며 벽을 긁어 손톱이 다 빠진 채 죽은 세월호 속에 우리 새끼들이 국민이다. 살라고 태어난 목숨이 죄도 없이 멍청히 죽어가는 그 민초들이 바로 우리 국민이다.
 
누구를 위해 기도를 해야 하는가. 문재인 안철수 박지원 김한길에 묻는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우리 국민들은 누구를 위해 기도를 해야 하느냐. 하늘에 묻는다. 우리의 기도 소리가 들리느냐. 아무 대답도 없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팩트TV후원 187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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