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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치는 원래 그런 거라니까’
등록날짜 [ 2013년09월09일 10시10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정치는 원래 그런 거라니까’-
죽여 놓고도 정치는 그런 거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어렸을 때 기억이다. ‘곰 가죽’을 길바닥에 깔고 앉아 약장수가 떠들어 댄다. 손에는 구렁이가 칭칭 감겨 있다. 약장수 입에서 나오는 느끼한 목소리는 “애들은 가라”다. 약장수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그는 ‘만병통치’약을 팔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만병통치는 모든 병을 고친다는 말이다. 얼마나 좋은가. 정치인과 사기꾼을 놓고 누가 더 나쁘냐고 묻는다면 국민들은 뭐라고 대답을 할까. 잠시 고민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은 구해 줄 ‘만병통치약’이 있다. ‘정치는 원래 그런 거라니까.’ 이런 말이 존재한다는 것이 정치인에게는 참으로 구세주처럼 다행한 일이다.

수많은 정치관련 사건이 유죄가 되고 무죄가 된다. 저건 아닌데 하는 무죄판결과 유죄판결을 보며 국민들은 뭐라고 할까. ‘정치는 원래 그런거라니까’ 하고 무심하게 넘길까. 멀쩡한 사람을 죄인을 만들었는데도 정치는 그런거야 하면서 넘겨 버릴 것인가.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자.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하룻밤 만에 멀쩡한 사람을 죽여놓고 ‘사법살인’이란 세계적 오명을 썼다. 조봉암 사형도 무죄다. 죽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그 가족들은 어쩐단 말인가. 무죄인 줄 알면서도 방망이 두들기며 사형을 언도한 판사도 지금 멀쩡하게 살아 있다. 그들도 말 할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다 그런거야.’

김대중 내란 사건도 사형이었다. 그 때 사형을 집행했으면 어쩔 번했는가. 끔찍하다. 이런 사건들은 모두 정치사건이다. ‘정치는 모두 그런거야’ 그 한마디면 오판이 모두 면죄가 되는가. 오판을 재판할 수는 없는가.

정치적 이해가 걸리면 인간은 더 없이 잔인해진다. 동서고금을 통해 정치적인 이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조시대 사화도 당파싸움이란 정치적 이해로 죽이고 죽고 3족을 멸하고 부관참시를 했다.

가장 소중하다는 인간의 목숨이 죽었는데도 이를 보는 시각은 어떤가. 멍청한 것인가. 관대한 것인가. ‘정치가 다 그런거지’하면서 넘어간다.

### 정치에서 국민을 빼면 남는 것은.

인간의 됨됨이와 공부 많이 한 것은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정치가 개입되면 공부나 명예는 헌신짝이다. 이력을 들여다보면 눈이 부시다. SKY 출신에다 고등고시 합격해 판검사 지내고 장관 지내고 국영기업체 사장 감투 쓰고 대학총장 하고 그야말로 신의 선택을 받은 인물들이다.

지금 누리고 있는 현직은 국회의원이다. 온갖 부정 다 저지르며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는 그들이 누리는 옷갓 특혜 때문인가. 일 년 열 두달 노는 날이 태반인데 생기는 게 장난이 아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다 쥐었다. 그러나 못 가진 것이 있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보편적 가치개념이다. 원칙과 상식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최근의 예를 들자면 국민들은 국정원 국정조사라는 것을 보면서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의 머리 수준을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그 추한 모습을 다시 거론하기도 싫다. 그들에게 왜 그 모양이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정치가 다 그런거 아니냐’라고 할 것이다. 그 이외에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자신이 발언을 하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도 모를 형편없는 국회의원을 뽑아놓은 국민들은 의원들이 무슨 망발을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옳고 그른 것을 헤아리는 것은 본능이다. 개도 지가 잘못한 것은 안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무엇인가. ‘정치는 다 그런거야’라는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앵무새란 말인가.

### 국민 무서운 줄 알라.

청와대나 새누리당이나 국정원이 무슨 소리를 해도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다. 국정원 국정조사 잘못됐고 특검거부 잘못 됐고 국정원의 대선개입 잘못 됐고 남재준 국정원장의 NLL 대화록 공개 잘못 됐다. 아무리 명예를 들먹여도 그런 명예 알아주는 국민 없다.

‘내란음모’사건으로 이석기가 수갑을 찼어도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 폭로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또 다른 것이 있다. 국정원 개혁이라는 파도를 막기 위한 방파제라는 시각이다. 촛불을 꺼 보려는 얄팍한 꼼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절대로 바보가 아니다.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에 지금 전전긍긍이다.

해결은 해야만 하고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순리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야당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의논하고 국민이 원하는 국정원장 해임하고 개혁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박대통령의 결단에도 야당이 국정에 협조 안하면 야당을 규탄하는 촛불을 들 것이다. 촛불은 새누리를 반대하는 촛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신물이 나는 ‘종북타령’은 거두어야 한다. 아무리 정치가 그런 것이라 해도 새누리도 진저리가 쳐지지 않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할 길은 아직 4년 반이나 남았다. 멀고 먼 길이다. 국민의 협력없이 무슨 수로 그 먼 길을 순탄하게 가겠는가.

해외를 다니며 지지율이 올랐다 해도 국내지지율은 어떤가. 대선공약을 파기하는 사례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대통령이 공약을 안 지키면 신뢰는 떨어지고 그것은 바로 통치의 장애가 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정치는 다 그런 것이 아니다.’ 정치도 옳은 것은 옳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라는 제대로 된 정치를 보며 국민이 환호하는 촛불을 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예우를 받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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