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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론이야 오르고 내린다지만
이런 여론조사도 있다
등록날짜 [ 2015년10월05일 12시13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추석 명절이 지나고 처음 만난 친구가 제일 먼저 한 말은 ‘무섭다’는 것이었다. 늙은 친구가 새삼스럽게 세상이 무섭다고 하니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겪었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국민들이 정말 무섭더군.’ 이어지는 친구의 말을 요약하면 바로 칼럼의 제목이 잘 설명을 해 주고 있다. 
9%p↓, 13.1%p↑,  수십 년간 글을 썼지만 이런 제목을 달아 본 적은 처음이다. 아니 이것은 언론의 제목이고 그러니까 ‘표절’이다. 어느 유명 소설가는 표절 때문에 치명적 곤욕을 치렀지만, 언론에 보도된 거 좀 써먹었다고 시비 걸 사람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9%p↓, 13.1%p↑
 
이건 여론조사 결과다. 추석 직후 어느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인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요동을 쳤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9%P 떨어지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13.1P% 상승했다는 것이다. 정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렇게 큰 변동이 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솔직히 새누리당이 잘하는 거 별로 없고 국민들의 비판이 귀가 따가운데도 새누리 지지율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망국의 지역감정과 썩은 언론의 빨아주기 말고는 무엇으로도 설명이 안 된다. 철이 들고 수십 년 동안 정치를 보아 왔지만, 지금처럼 부패한 정권은 보지를 못했다. 어쩌면 그렇게 골고루 썩었는지 귀신도 탄복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군으로부터 세금쟁이, 경찰, 교육계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곳이 없다. 이유는 모두 정치가 부패했고 권력기관이 썩었기 때문이다. 부패한 자들에게 감투를 씌워주는 인사비리로는 도리가 없다.
 
재벌은 곳간에다 돈을 쌓아놓고 세금 안 내려고 몸부림친다. 평생을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허리가 휜 늙은이들은 이제 자식들에게도 버림받고 얼음장 같은 쪽방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죽을 때를 기다린다. 3포, 5포, 7포, N포 시대라는 자조 속에 젊은이들은 내일을 잃어버렸다.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도덕성은 땅에 떨어지고 범죄는 도처에 쓰레기처럼 널려 있다. 누구의 책임이냐. 대답하면 웃는다. 국회의원이 유부녀를 성폭행하는 세상이다.
 
■유신이 그리운가
 
대한민국은 3권분립 국가다. 동의하는가. 헌법에 있다는 것만은 동의한다. 그럼 헌법에만 있단 말인가. 구질구질하게 긴 설명 늘어놓을 필요 없다. 왜.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당 대표와 야당 대표의 합의는 정당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 것이다. 새누리 김무성 대표가 야당의 문재인 대표와 합의를 한 것이 전략공천의 폐지다. 왜 폐지를 하는가.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함량미달의 인간들이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기 때문이다. 전략공천 폐지를 위한 여야 합의는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48.8%, ‘반대’가 27.0%다. 국민들도 낙하산이라면 머리를 흔든다는 것을 알 것이다.
 
청와대는 김무성 대표를 공격하기에 정신이 없다. 김무성은 허수아비인가. 국민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 이미 유승민이 대통령의 한 마디에 맨손으로 쫓겨나지 않았는가. 3권분립은 왜 있고 당·정·청은 왜 나눠서 존재하는가. 국민들은 속이 끓는다.
 
(사진출처 - 새누리당 홈페이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김무성의 갈등에 대해 문재인이 질타했다. "현장 내부 권력 투쟁이나 밥그릇 싸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가 우리 헌법의 삼권분립이라는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회주의에 부정인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의회주의를 부정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입으로만 민주주의는 의회주의가 아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라면 무조건인 새누리당의 친박세력. 권력이 눈을 가리면 장님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도 세상과 민심 돌아가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그러면서도 국민을 대변한다고 금베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가. 그러니 국민의 눈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청와대 호위무사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폭락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수직상승이다. 잘 알겠지만, 다시 설명을 해 주겠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정치행태에 대해서 국민들은 손바닥처럼 드려다 보고 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대통령도 시간의 흐름은 도리가 없다. 잘만 하면 콘크리트가 아니라 강철 지지율도 좋다.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정상적인가.
 
아마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화들짝 놀랐을 것이다. 지지율 9% 하락이라니. 잘못했으니 하락이야 당연하다고 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이 13.1% 상승이라니. 지지율이 올라도 너무 한 거 아니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전문가의 진단을 부정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더욱 제정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분열책동과 김한길·안철수의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긍정적 변화에 국민은 다시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다. 문재인은 당을 확실하게 장악했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평가다.
 
종편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의 일방적인 편파보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제 정치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천정배를 비롯한 박주선 등 신당 창당파들의 억지가 호남에서 힘을 잃고 그들의 허풍에 조소를 보내고 있다. 천정배가 얼마나 초조한가. 안쓰러울 정도다. 눈치 빠른 비주류들이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이종걸도 말 수를 줄인다. 정상적인 현상이다.
 
도대체 아무리 청와대의 권력이 무소불위라 해도 아닌 것은 아니다. 인간의 본성에는 기본적으로 옳은 것과 약자를 돕는 감성이 존재한다. 청와대와 친박이 이를 모른다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론조사로 나타난 것이다.
 
■어디든지 출마한다
 
정상적 사고의 정권이라면 국민의 지지를 48%나 받는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고 마음에 안 들면 법원까지도 좌경화됐다고 하는 방문진 이사장 고영주 같은 사람은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은 이런 사람을 중용한 박근혜 대통령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에게 서울로 가라 부산으로 가라 심지어 호남으로 가라고 뒤 흔드는 세력들에게 단호하게 선언했다. 당을 위하고 당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 안철수나 김한길도 이 말을 들었는지 궁금하다. 그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 할 소리다.
 
청와대나 친박은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제 권력을 빙자해 찍어누르는 억압의 정치는 접어야 한다. 잠시 승리하는 것처럼 느낄지는 몰라도 결국은 몰락이다. 독재자들의 최후가 어땠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하루가 가면 권력은 그만큼 쪼그라든다. 호위무사도 사라진다.
 
문재인은 “내년 총선에서 ‘친박’의 패권을 유지하고 대통령의 호위무사들을 대거 당선시켜 ‘퇴임 후’를 보장받으려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국민공천을 반대하는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체육관 선거가 그리울지 몰라도 꿈 깨라. 정치는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 이제 강권이 통하던 시대는 갔다. 빨리 깨닫는 것이 사는 길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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