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참사 526일째인 23일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4·16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는 “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정부와 기업의 구체적인 위법행위 등의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가 직접 드러내기로 결정했다”며 “재판을 통해 참사의 원인과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부당한 대응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을 통해 제기한 이번 소송에는 131가정 425명이 참가했으며, 청구금액은 가정당 각 1억원 씩 총 131억이다. 전체 원고인 가운데 348명은(희생자 가족 111가정)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생존자 가족 77명(20가정)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이날 오후 각각 소장을 전자접수한다.
4.16가족협의회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 내리라 믿었던 특별조사위원회가 최근까지 아무런 활동도 시작하지 못하다 이틀 전에야 비로소 조사과제 5개를 채택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종자 가족과 관련 “아직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은 배상신청을 할 수도 없고 배상소송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이들을 위해 특별한 조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은수 화물피해자 가족 대표는 “트라우마로 인해 아직 배에 타거나 밀폐된 공간에 있을 것을 견디지 못하고 운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사들이 있는데도 배보상심의위원회는 터무니없는 배상금을 제안했다”며 “휴업손해를 최대 20일간 인정해주는데 어떻게 사고 후 20일 만에 새로 차량을 구입해 생업에 복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모두 떠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직 진상규명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재판상 화해로 조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 보상 신청을 재촉하는 것”이라며 “이번 소송을 통해 보상을 많이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 지고 그 결과가 반영된 배상을 받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동원 세월호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생존한 학생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잘못 없이도 남들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하고 또래 아이들처럼 마음 편하게 웃고 떠들지도 못한다”며 “친구들과 선생님이 떠난 텅 빈 교실을 지키면서 학교에 다녀야 했고 고통스러운 기억과 슬픔, 분노는 물론 편견 어린 시선과 맞서 싸워야 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여러 명의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손목을 그어 미안한 친구들의 곁으로 가려고 했으나 우리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며 “이제는 이런 상황을 바꿔보고 싶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를 밝히고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 생존학생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차가운 시선이 옳지 않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정예진 양의 엄마 박유신 씨는 “국가가 알아서 진상규명을 해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까지도 이러한 기대는 배신으로 돌아왔다”며 “그래서 (소송을 통해) 우리가 직접 나서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한 소송이 한계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고통받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려 한다”면서 “언론도 이러한 우리의 각오를 왜곡하지 말고 그대로 보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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