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새정치연합의 이른바 비주류에게 분명히 말 해 줄 것이 있다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이다. 문재인은 대통령 병에 걸린 사람도 의원직에 목을 맨 사람도 아니다. 문재인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이 부당하게 위협받을 때 ‘최후의 선택’을 한 사람이다.
문재인이 정치에 발을 디뎠을 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좋은 사람 버린다’는 탄식과 ‘강적이 하나 등장했다’고 겁을 내는 부류다.
문재인이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는 것은 이른바 비주류라는 정치인들도 잘 알 것이다. 설사 정치 능력은 완전히 검증이 안 됐다 하더라도 그가 바르고 곧게 살아왔고 삶의 끝이 다 할 때까지 그렇게 살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이것은 2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노무현과 함께 그를 보아 왔고 아직도 한 점 의심이 없다.
(사진출처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SNS)
문재인은 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가 만약 정치적 야심만을 생각했다면 그동안 얼마든지 자신의 충성스런 계파를 만들었을 것이다. 지금 비주류가 문재인을 음해하는 이른바 친노라는 것도 인간적인 관계다. 그렇지 않은 친노가 있다면 어디 한 번 지적해 보라.
차마 견디지 못할 자존심 모두 버리고 이른바 비주류를 안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자신들이 잘 알 것이다. 인간에 대한 평가는 이미 국민들이 알고 있다. 비주류의 비정함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수모를 견디며 당의 단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던 문재인이 이제는 더 이상 당의 위기를 보고 넘길 수 없는 지경이 됐기에 마지막 결단을 한 것이다.
언론은 승부수라고 하지만 잘못 봤다. 무슨 승부수인가. 그에게는 보장된 임기가 있다. 임기 동안 견디면 된다. 그러나 이제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졌다. 김한길·주승용·박주선 등의 해당행위는 벌써 제명을 당해도 마땅하지만 참고 견디었다. 천정배 안철수가 만나 쿠데타나 다름없는 망동을 자행했다. 비주류는 그동안 문재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참을 수 없는 모욕도 감수했지만 이제 당이 산산조각이 날 지경이 되었다. 국민의 조소가 들린다.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르렀음을 절감한 것이다.
■“하나로 단결하지 않으면 공멸이다”
“혁신이 국민의 요구라면, 단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오로지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했습니다. 포용하고 또 포용했습니다. ‘신당’ ‘분당’을 함부로 얘기하는 분들조차 단결의 틀 안에서 끌어안으려 노력했습니다.”
아니라고 부인할 당원이 있으면 나와 보라. 마주 앉아서 이래서는 안 된다며 충고를 하는 참모들은 얼마나 많았는가. 결단해야 된다고 쓴소리를 하는 사회원로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참았다. 참고 또 참았다. 비주류를 만나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면 다음날은 엉뚱한 말로 바뀌어 화살로 돌아왔다. 비주류를 만나기도 겁이 날 지경이었다.
문재인은 당의 혁신안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러나 혁신에 대한 방해세력과 공작은 집요했다. 남은 것은 정치생명을 거는 것이다. 혁신안이 당무위를 통과했지만, 비주류의 흔들기는 멈출지 몰랐다. 결국,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이다. 혁신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만큼의 혁신조차 못 한다면 공멸입니다. 혁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최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혁신위로선 최선을 다했습니다. 혁신안이 최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시작입니다. 나머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모자라는 건 혁신위에 기대지 말고 우리가 채워야 합니다.”
이제 문재인은 운명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사람이다.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부끄럼 없이 바르게 산다는 것이 문재인의 마지막 운명이라고 믿는다.
“사막에선 지도를 보지 말고 나침반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산’이라는 지도를 내려놓고 ‘국민’이라는 나침반만 보며 뚜벅뚜벅 큰길로 가겠습니다. 당의 미래와 저의 미래를 국민과 당원들께 맡깁니다.”
문재인의 마지막 소망. 가슴이 저려온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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