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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 의원, 급할수록 천천히
등록날짜 [ 2015년09월07일 11시35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혁신 반대세력의 초조, 불안
 
안철수 의원이 너무 초조해 하는 것 같다.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알지만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과유불급이다.
 
사람마다 자신이 지닌 값이 있다. 처신을 제대로 못 하면 제값을 못 받는다. 요즘 안철수 의원이 왜 스스로 값을 떨어트리고 있는지 헷갈린다. 자신은 당의 혁신을 위해서 하는 고언이라고 할지 모르나 국민들 눈에는 그렇게 안 보인다. 값을 올리고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 그렇기를 바라지만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있다면 정말 잘못 생각했다. 마음이 급하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사람이 좀 진득해야 한다. 왜 그렇게 경망스러운가. 지난 대선 때 얘기는 딱 한마디만 하자. 선거 당일 투표는 마감도 안됐는데 쫓기듯 미국으로 날아 간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지지한다고 떡 먹듯이 약속한 문재인을 비토한다는 무언의 행동이 아니고 무엇인가. 항간에 문재인의 대통령 낙선을 기대했다는 말은 아직도 살아있다. 이제 안철수 의원이 해야 할 일은 그런 속 좁은 행동이 아니고 정정당당하게 큰길을 가는 것이다.
 
(사진출처 - 안철수 진심캠프)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내외에 온갖 방해를 받으며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신위원회를 국민이 주시하는 이유는 바로 혁신의 성패가 한국 야당의 존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혁신위원회가 실패하면 당은 살아날 길이 없다. 힘들게 산에 올라가는 데 물 한 모금 주지는 못할망정 수통마저 뺏을 작정인가. 운동 종료 휘슬을 불기도 전에 패했다고 책임을 묻는가. 조바심이다.
 
안철수 의원의 애당심을 믿는다 해도 적어도 당의 대표를 했고 자신도 혁신에 진력하다가 실패를 한 사람이라면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잘 알 것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격이다. 아무리 격려를 해도 부족한데 이건 격려가 아니라 다리를 흔든다. 할 짓이 아니다. 지금 안 의원의 행위는 반혁신세력에게 힘을 실어 주는 행위다.
 
다시 여러 말 하기에는 너무 짜증이 난다. 지금까지 여러 유형에 혁신조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끝도 나기 전에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비난한 적이 있었던가. 어떻게 안철수 의원이 김한길 박주선 등과 동격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 그의 정치 앞길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난의 목적이 따로 있는가
 
정치하는 사람들의 꿈은 대통령일 것이다. 김무성 안철수 등 여야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어중이떠중이 이루 꼽을 수도 없다. 꿈이야 야무질수록 좋을지 몰라도 자신뿐 아니라 집안도 망치고 나라도 병든다. 안달한다고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이란 자리는 도대체 뭔가. 대통령의 의무는 국민을 향한 지고지선한 봉사에 있다. 불법 부정, 꼼수로 대통령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집안의 친일을 애국으로 미화해서도 안 된다.
 
이제 혁신위 활동 중에 가장 중요하고 관심이 집중된 공천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혁신위에 대한 공격이 치열하다. 정가에서는 공천기준에서 탈락에 위기를 맞을 인물이 대충 거론되고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기에 몸살이 난다. 이들은 계파로 뭉쳐있고 이들 계파의 수장이 누구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바로 이들이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치열하게 공격을 하고 있다. 혁신위가 실패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는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다.
 
이럴 때 안철수 의원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안철수 의원은 당의 대표를 역임했고 혁신을 누구보다 외친 사람이다. 이런 안철수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혁신위를 도와주고 혁신을 방해하는 세력들에게 자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경고해야 한다. 그러나 정 반대다. 한술 더 뜨고 가장 선봉에 서 있다. 이게 할 짓인가. 혁신의 방해자요 당을 배신하는 것이다. 망하는 길을 간다.
 
혁신위의 혁신안은 신성불가침도 아니고 얼마든지 비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혁신안이 만들어진 다음에 비판해야 한다. 비판은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 당의 위임에 따라 활동하는 혁신위를 까고 뭉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더구나 속셈이 빤히 보이는 비판은 절대로 공감을 물론이고 효과도 없다.
 
혁신위가 실패하면 당연히 지도부는 물러나야 한다.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인가. 안철수 의원이 잘 알 것이다. 당은 공중에 뜬다. 이런 위기가 안철수 의원에게 기회가 될 줄로 아는 모양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치를 그만두어야 할 정치낙제생이다. 지금까지 안철수 의원 자신이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라. 과거는 스승이다.
 
그와 함께하던 인사들 중에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성장 과정에서부터 비단길을 걸어오던 버릇은 버리기가 힘들지만 가시밭 길인 정치에서는 빨리 탈출할수록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한 과오에 대해서 빨리 참회하는 것이다. 자신은 잊었을지 몰라도 국민은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안철수 의원은 지금 자신이 앞장섰던 당의 혁신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까맣게 잊은 것 같다.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혁신안이 자신이 추진하던 혁신안과 어떻게 같은지 다른지조차 잊어버리고 있다. 이게 무슨 바보짓인가. 자신의 과오는 생각지 못하고 혁신을 새롭게 해 보자는 혁신위를 흔들고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안철수 의원 자신이 앞장설 일은 아니다.
 
혁신위의 결의는 분명하고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과업이다. 혁신위가 실패한다면 총선을 치를 필요도 없는 야당의 참패다. 당의 혁신은 그 어떤 세력이 방해해도 반드시 성공해야 할 과제다.
 
안철수 의원은 6일 좌담회에서 혁신위를 비난했다. 아니 비난에 정도를 넘었다. 일찍이 저 정도의 분별없는 발언은 없었다. 너무 조급한 것 같다. 냉정을 빨리 회복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백 미터 단 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과속은 정치에서도 절대 금물이다.
 
다시 한 번 국민이 경고를 전한다. 경거망동을 버리고 침착해라. 그것이 바로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혁신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태는 것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인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혁신위는 혁신을 방해하는 어떤 압력과 폄훼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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