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성폭행은 개 도 안하는 짓이다.
우리는 스스로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임을 자부해 왔다. ‘뙈놈’이나 ‘쪽바리’는 예의를 모르는 인간으로 멸시하는 말이다. 심지어 ‘오랑캐’라고도 했다. 생각하면 얼굴이 벌개지는 이중인격이다. 조공 바치러 가는 중국의 왕은 황제고 친일은 영광이며 일본 왕은 아직도 천황폐하다. 우리 대통령의 동생에게는 말이다.
성의 노예로 일본에 팔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은 국민의 한이 되었어도 왜 잊지 않느냐고 꾸중이다. 일본을 타박만 한다고 죄송하단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지럽다.
요즘 성폭행이 화두다. 친구 중에 ‘개새X’를 입에 달고 다니는 녀석이 있다. 그 친구의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개도 ‘X폭행’은 안 한다는 것이다. X폭행은 인간만이 하는 짓이라고 했다.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개 야. 미안하다.
개만도 못한 인간의 얼굴은 도처유청산(到處有靑山)이다. 억지로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이렇게 X같은 세상은 처음이다. ‘넌 어떠냐’ 묻는다면 자랑할 것은 없어도 개처럼 살지는 않았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성폭행하는 동물,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무혐의가 됐지만, 심학봉은 처음에 성폭행’ 범이었다. 무혐의 과정에서 저희 둘이서 뭐라고 쏙딱거렸는지는 몰라도 성폭행당했다는 여성은 강간은 아니었다고 진술을 했다는데 그렇다면 심학봉을 무고했다는 것이 아닌가.
국회의원이 범죄를 저지르고 제일 먼저 떠들어 대는 것이 헌법기관이라는 방패다.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 체포도 못 한다. 신성한 헌법을 팔아 못된 짓 골라가며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다. 모두 정신병원에 넣어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반대를 못 한다.
새누리당 성추행 관련 의원들을 꼽으라면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그 속에서도 걸작은 캐디가 귀여워서 쓰다듬었다는 전 국회의장과 음식점 주인인 줄 알고 가슴을 만졌다는 의원. 도무지 제정신이 아닌 헌법 기관이다. 이런 의원들을 뽑아놓고 나라 정치가 잘 되리라고 기대하는 국민이 있다면 이 역시 온전한 정신이 아니다.
이번에 심학봉 의원 성폭행 사건을 보면서 의원 자신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국민들도 고생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잘못일까. 지역주의만 업으면 쥐나 개나 찍어주는 우리의 선거풍토. 그런 것을 막아 보자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니까 김무성이 죽으라고 반대다. 이유는 물어볼 것도 없다. 자신의 대권 길에 장애가 된다는 속셈이다.
■한국 재벌의 민 낯.
롯데 재벌의 싸움을 보면서 그들의 추한 모습에 구역질이 난다. 롯데는 한국 5위에 재벌이다. 일본에도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거미줄 처럼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힌 재벌의 구조를 국민들이 어떻게 알 수 있으랴만 이번 롯데 사태를 보면서 참 지저분하게 재벌이라는 게 꾸려져 있다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다. 0점 몇 %를 가지고 회사를 장악하고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소꼬리가 몸통을 들고 흔드는 것이 아닌가.
찌든 때로 더께가 앉은 재벌의 맨 얼굴이 드러나니 저 모양이었다. 한국 재벌에게 도덕을 말하는 것은 쥐에게 음식 훔쳐 먹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해도 천륜만은 지키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롯데의 이번 싸움을 ‘왕자의 난’이라고 언론이 말한다. 왕은 누구며 왕자는 누구인가. 워낙에 왕이나 지도자 복이 없는 국민이니 이제 재벌을 왕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언론도 정신 좀 차려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예측한 그대로 롯데가 ‘국정원 해킹’을 삼겨 버렸다. 어느 음침한 구석에서 웃고 있는 얼굴들이 보인다.
마음만 먹으면 권력의 손바닥 위에서 요리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없는 현실에서 앙앙대는 것이 얼마나 가엾은 몸부림인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루 세끼 먹고 살다가 죽는 것이 편안한 것이라면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 원망스럽다.
■자식들이 살아야 할 땅이다.
애들은 어른들이 하는 짓을 보면서 자란다. 소년원에 간 아이들이 못된 짓 배워가지고 나와 악의 수렁으로 점점 빠져 들어가는 사례는 우리가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초범이 교도소에서 먼저 배우는 것은 범죄수법이라고 한다.
가슴에 빛나는 금배지를 달고 명함에는 윤리위원장이라고 박은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성폭행범으로 입에 오르내리는 국회의원. 그들은 아이들 눈에 지도자였다. 서울 도심에 우뚝 선 롯데 호텔과 백화점을 보면서 롯데라는 재벌과 신격호와 아들들을 얼마나 부러워했을까.
그러나 생각해야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국회에 견학을 왔다가 의사당에서 싸우는 여야 의원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이 자라서 국회의원도 되고 재벌도 될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의원과 재벌의 인상은 어떤 것일까. 보고 배울까 끔찍하다.
일제 침략으로 강점당해 수탈당한 36년도 잊고 위안부로 끌려간 우리 딸들의 한도 잊고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가 죽은 우리 아들도 모두 잊으란 말인가. 말이란 할 말과 하지 못할 말이 있다. 일본 천황에게 잘못했다고 사죄를 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그렇게도 분별이 없단 말인가.
심봉학 사건은 검찰로 넘겨졌다고 한다. 국민들은 검찰로 넘어갔으니 이제 끝났다고 한다. 보나 마나라는 것이다. 이 역시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이제 세상이 제 자리에 바로 서야 한다. 국민들이 창피하지 않도록 해 줘야 한다. 왜 국회의원이고 왜 재벌이고 왜 국정원 경찰 검찰 판사인가. 국민이 손가락질하면 그 나라는 희망이 없다. 아무리 지금 권력을 누리고 호의호식 떵떵거리고 산다 해도 자식한테 자랑스러운 유산을 남겨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모두 허사다. 모두가 인간의 얼굴로 다시 돌아가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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