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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억지’로 덮을 생각 말라
등록날짜 [ 2015년07월30일 11시45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상식이 조롱받는 세상.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옛말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 선현(先賢)들의 해학에 무릎을 친다. 요즘 똑똑하게 좀 살고 싶어도 그게 안 되는 세상이다. 아무 짓 하지 않고 있어도 바보가 되는 판이니 무슨 수로 똑똑하게 살 수가 있으랴. 요즘 누가 뭐라고 해도 듣고 보지 않을 수 없는 뉴스가 바로 국정원 해킹 뉴스다. 표정없이 국회에 나와 조각처럼 앉아 있는 국정원장을 보고 있으면 제일 먼저 드는 것은 딱하다는 생각이다.
 
혼자 생각해 보는 것인데 국정원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왜 우리 얘기를 믿지 않는 거냐?’ 할 것인가. 아니면 ‘어느 바보가 우리말을 믿겠느냐’ 할 것인가. 그 사람 머릿속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천 상 미루어 생각할 밖에 없다. 그 말은 바로 상식에서 생각한다는 의미다.
 
‘임 과장이 책임자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임 과장이 없어서 국정원 일이 ‘올스톱’이라는 말인가. 이해가 되는가. ‘아무 문제 없는 자료 삭제하고 자살했다’ 납득이 되는가. 그러나 해킹에 관련된 사람이 더 있다는 사실은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가 이미 고백했다.
 


국정원의 이런저런 억지주장을 다 들춰내면 한이 없지만 이건 국정원이나 국민이나 피차가 힘들다. 하도 답답해서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를 하던 후배에게 물었다. 그는 씩 웃으며 “뭘 그런 걸 알려고 그러십니까”. 딱 한마디다. 모르면 약이라는 말인가. 알았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인가.
 
‘억지 춘향’이라는 말이 있다. 변 사또라는 인간이 춘향이한테 억지 수청을 들게 하려는데 남녀관계라는 게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변 사또는 이 도령 마패 앞에 쪽박 찼다. 그게 상식이고 정의다. 그래도 세상이 살맛 나는 이유는 정의가 승리하고 상식이 통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무슨 재미로 산단 말이냐.
 
이제 원칙이 통하지 않고 상식이 죽은 세상이 됐다고 국민들이 한탄한다. 그런 세상이라면 무법천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들으며 생각한다. 그 많은 국정원 요원 중에 정치에 개입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 것인가. 수많은 건강한 상식의 요원들은 지금도 밤잠을 설치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 살이 마를 것이다.
 
국정원의 출생에는 운명적 과오의 씨앗이 있었다. 쿠데타 수호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태어나 멍에를 벗지 못하고 살아왔다. 지금 국민들이 원망과 두려움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국정원 요원들의 참담한 심정을 왜 모르랴. 그들도 국민들의 백안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이 누군지 아는가. 바로 ‘모사드’다. 한국의 국정원 요원 같은 사람들이다. 한국의 국정원 요원들을 보면 그렇게 똑똑할 수 없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영원한 정권은 어디에도 없다
 
정권을 잡기 위해 무슨 짓이든지 한다고 해도 마음속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기본철학이 있다고 믿는다. 박정희 쿠데타도 나라를 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전두환도 이명박도 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영원무궁한 정권은 없다. 아니 평생 권력을 잡는다 해도 타고난 수명은 도리가 없다. 박정희의 권력을 어느 누가 따라가랴. 그러나 운명은 그것을 허용치 않았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사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렇게 인생을 마감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느님도 모른다. 결론은 인생을 바르게 사는 것이다. 바르게 산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다. 분수껏 사는 것이다. 욕심이 파탄의 시작이다. 지금 국정원 해킹 사건 역시 순리를 어기는 과욕의 결과라면 그 역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국정원은 해킹과 관련된 온갖 국민의 의혹에 대해서 부인 일변도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조금이라도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믿을 수가 없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억지도 정도껏 부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뒷골목 조폭들의 세계에서처럼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아무리 착한 국민이라도 가만있지 못한다. 자신들이 저질렀던 과거사를 보면 차마 믿어 달라고 할 염치도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성완종 사망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떠돌고 국정원 임과장 자살 관련해서도 이런저런 말이 많다. 모두가 불신이고 이 불신의 원인은 정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자신들이 한 일을 인정해야 한다.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 국민에게 빌어야 한다. 국정원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대 실업자가 41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의 가슴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롯데그룹에서는 ‘왕자의 난’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제 메르스도 갔다고 한다. 국정원 해킹도 탈탈 털어버리자. 더 이상 억지를 믿으라고 국민한테 강요하는 세상은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이 한마디 해야 문제가 풀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말해야 한다.
 
“빨리 끝내라” 대통령의 지지율 올라갈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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