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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문회' 국민 조롱하는가
등록날짜 [ 2015년06월08일 11시30분 ]
 
【팩트TV-이기명칼럼】 제발 국민 좀 괴롭히지 말라.
 
무능은 죄가 아니다. 능력이 없는 것이야 어쩌랴. 그러나 능력도 없으면서 권력자가 되는 것이 문제다. 능력이 없는 자의 권력은 무섭다. 요즘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사람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제일 무섭다. 판단은 각자에게 맡긴다.
 
온 나라가 불신으로 꽉 차 있다. 어디를 봐도 진실은 보이지 않고 거짓으로 인한 불신만이 꽉 차 있다. 숨조차 제대로 못 쉴 지경이다.
 
■메르스는 인재
 
‘메르스’는 이제 국난 수준이다. 정권의 무능과 무사안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똑똑히 보여줬다. 이런 정권을 어떻게 믿고 살아야 하는지 국민이 질문을 던진다. 정부는 대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2003년, 참여정부는 ‘사스’와 전쟁을 치렀다. 고건 총리가 앞장서 모든 것을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며 국민은 정부의 대책을 따랐다. 그 결과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전 세계는 한국을 ‘방역모범국’이라 칭송했다. 지금은 어떤가. 그 때는 대한민국이고 지금은 아닌가. 차마 낯이 뜨거워 말을 꺼내기도 부끄럽다. 대통령이 환자 발생 숫자도 모르는 판이다. 정부가 무슨 발표를 해도 국민은 믿지 않는데, 되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협박한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를 아는가.
 
■‘청문회 쇼’라도 보며 위로
 
시중에 나도는 얘기하나 전한다. ‘메르스’ 때문에 덕을 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황교안 총리후보자다. 나라가 온통 메르스로 침몰하면서 청문회는 남의 일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황교안 후보의 청문회가 물밑으로 가라앉았으니 황교안은 하늘이 낸 관운이라는 것이다. 악의적으로 들리는가.
 
열 손가락으로 일일이 꼽을 수가 없다. 무슨 탈이 그렇게도 많은가. 난생처음 듣는 두드러기(만성담마진) 병역면제는 국민의 기본 의무와 관련된 것이고, 탈세의혹은 납세의무 위반이다. 그밖에 나열하기에는 부끄러운 것들이다. 청문회 자료제출은 이 핑계 저 핑계 뒤로 미룬다. 청문회 자료 기재 사항은 공란이 태반이다. 도대체 총리후보자 청문회를 무엇으로 아는가. 농담 따먹기 장소로 아는가. 연기해야 하는 이유가 당당하지 않은가.
 


황교안 후보의 병역면제 판정은 면제 확정판정이 나기 6일 전에 이미 받았다. 이게 귀신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 우리 국민은 귀신같은 총리를 모시고 사는 행운을 갖게 됐다. 청문회 자료 미제출 '버티기 챔피언’을 모셔야 한다. 하나님이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닌가.
 
바라보니 절터라고 청문회는 보나 마나 훤하다. 청문회가 끝나고 총리가 취임하고 국민은 누더기를 뒤집어쓴 ‘1인지하 만인지상’을 모시고 살 것이다. 지금 국민의 처참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통령은 외유에 나선다. 어쩌다가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변변한 야당이 없어서 그럴까. 그 말도 맞다. 야당이 똑똑하면 언감생심 딴생각 못한다. 그렇다면 야당 탓만 할 것인가. 국민이 똑똑하면 어림도 없다.
 
국민은 하늘이라고 하는데 생각이 변했다. 이토록 무시당하는 하늘이 어디 있단 말인가. 국민이 하늘이라면 나라를 이렇게 놔두지는 않는다. 한 나라의 총리라면 국민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총리가 되면 장병들 앞에 나서 격려도 할 것이다. ‘국민은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지며 병역을 기피하면 국민의 자격이 없다. 더구나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말은 국민이 가슴에 새겨들을 말이다.
 
■길을 잃은 절망감
 
‘국민은 절대로 탈세를 하면 안 된다. 납세라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 과다수임료, 다운계약서 작성하면 안 된다.’
 
총리의 이 말을 듣는 국민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얼마나 참담할 것인가. 청문회가 무엇인가.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심판을 받는 자리다. 국민이 쇼처럼 관람해서는 나라와 국민 모두의 비극이다.
 
청문위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문의한 결과,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수임한 100건의 사건 가운데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고 수임한 것은 3건에 불과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했다. 더 할 말이 없다.
 
지금 국민은 너무나 피로하다. 어디를 보아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권력을 쥔 자들은 말할 것이다. 무슨 소리냐. 선거는 할 때마다 승리를 하고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끄떡없다. 유언비어 퍼트리지 마라. 괴담을 척결해라. 과연 그런가. 
 
차돌보다 더 굳어버린 보수세력의 머리가 정치와 경제에 어떤 기여를 한단 말인가. 국가의 중심인 청장년의 인식을 알기나 하는가. 체념상태에 이르렀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층이 절반을 넘는다.
 
길 한가운데 서서 막막하다는 심정을 경험해 보았는가. 길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절망감이다. 지금 이 나라가 바로 그렇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총리 인사를 보면 만사가 아니라 망사다. 그토록 결함이 많은 인간을 그토록 잘도 골랐단 말인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황교안이 설사 청문회를 통과했다. 처도 그를 총리로 인정할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다. 총리도 국민도 다 함께 불행이다.
 
총리 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까맣다. 이런 국민의 심정을 정권은 알기나 하는가. 청문회 연기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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