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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교안의 십자가
등록날짜 [ 2015년05월29일 14시37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주여, 어린 양을 구하소서.
 
신문을 펼친 하나님은 한숨을 길게 내 쉬셨다. 오늘 아침도 1면은 영락없이 어린양에 대한 청문회 기사다.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하나님을 생각했다. 이렇게 하나님을 괴롭힐 수가 있단 말인가. 입만 열면 하나님을 입에 올리는 하나님의 종들인데 그들이 지금 마치 경쟁이라고 하듯 하나님을 괴롭히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얘기를 빼면 신문에 쓸 것이 없을 정도라는 기자들의 얘기다. 확실히 나긴 난 인물이다. ‘부정한 돈을 한 푼이라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 목숨을 내놓겠다’던 총리 후보가 있었지만, 아직 지금의 총리후보는 아무 약속도 안 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그를 질타하는 야당이나 국민들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라면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
 
(사진출처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홈페이지)


법이라면 입신의 경지에 이른 후보자다. 사실이야 어떻든 ‘법과 양심’의 화신 같은 사람이 바로 황교안이라고 알려졌다. 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은 오로지 법이다. 다음이 하나님이다. 그는 신학대학을 나온 전도사다.
 
양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보이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은 황교안의 약속이다. 예를 들자면 황교안이 변호사를 하면서 청문회 때 국민에게 약속한 게 하나 있다. 대형 법무법인에서 17개월간 16억 원, 그러니까 한 달에 1억 원씩 받은 셈인데 법무장관 청문회 때 고액 수임료가 구설에 오르자 양심의 표상인 황교안 후보자는 죄송하다며 사회 기여를 보여주겠다고 기부의사를 밝혔다. 
 
역시 황교안은 다르다고 국민들이 생각했는데, 지난 2년간 기부한 액수가 무려 1억 4천만 원이다. 이 거금(?)을 기부하는데 가슴은 떨리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이것이 바로 보이는 양심의 모습인 것이다.
 
■황교안 후보가 부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패청산을 비롯한 정치사회 개혁은 국민적 요구”라며 황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당부했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정치개혁 적임자’가 황교안이라고 보증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들어난 것으로도 그의 도덕적 하자는 대책이 없을 지경이다.
 
‘만성담마진’이란 두드러기 피부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두드러기는 지난 10년간 365만 명 중에 딱 4명이 걸려 병역면제가 됐다. 90만 명 중에 하나가 걸리는 질병이다. 황 후보는 1977년부터 3년 동안 징병 검사를 연기하다 면제 판정을 받았고, 판정 1년 뒤인 1981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행운은 결코 황 후보를 피해가지 않았다. 4·19혁명을 ‘혼란’으로, 5·16을 ‘혁명’으로 표현한 대단한 반헌법적 인식과 전임 대통령 비하 강연, 뒤틀린 종교관 등.
 
뿐만이 아니다. 특정 지역의 주민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분노를 샀다. 황교안이 부산지역 주민들을 화나게 한 발언들을 한 번 살펴보자.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다”

“뺑소니는 그렇다 치고, 부인 구타는 전부 술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사실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 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고…”
 
부산 여성이나 남성들이 열 받게 됐다. 그 이유도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했으면 더욱 기대된다.  이토록 대단한 인물이 총리후보가 되다니 하나님은 결코 이 나라를 외면하시지 않았다.
 
■국민의 3대 의무와 황교안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신성한 3대 의무가 있다는 것을 황교안 후보는 잘 알 것이다. 황 후보는 ‘만성담마진’이라는 요상한 두드러기에 걸려 신성한 국민의 의무인 군대에 안 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얼마나 땅을 치고 원통 절통했을까 생각하면 불쌍해 눈물이 난다. 그러나 이것은 병역기피가 아니라 합법적인 병역면제다. 시비 걸지 마라.
 
황 후보의 증여세 문제가 불거졌다. 절대로 황 후보가 어떤 종류의 세금이라도 탈루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는다. 사위 전세 돈 꿔 주고 차용증 받는 철저한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왜들 말이 많은가. ‘눈치납부’란 말도 어불성설. 냈으니 그만 아닌가. 황 후보의 아들에 이어 딸이 증여세 ‘눈치 납부’ 의혹을 사고 있다. 가가 막히다.
 
부인의 재산이 6억 늘었다는 것도 도마에 올랐다. 변호사라면 1억 정도는 이사 가는데 붙박이 장롱 위에 놓고 잊어버리는 액수다. 부부 일신이라는데 6억쯤 증가한 거로 뭘 그러는가. 황 후보로서는 정말 못 견딜 노릇이다. 신이 아닌 이상 실수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법과 양심’의 화신인 자신에게 이상한 의혹의 눈길을 준다면 이건 정말 미칠 일이다. 그렇다고 총리후보를 사퇴할 수도 없다. 나라를 위한 희생을 하고 있지 않은가.
 
■황교안의 십자가
 
국민들은 월드컵 결승전 같은 흥미진진한 경기를 볼 것이다. 황교안 청문회다. 속이 탈 황교안을 두고 흥미진진이라면 하나님이 노하실 일이지만 황 후보자처럼 신앙심이 특별한 사람이 아닌 많은 속물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현직 검사가 청문회 ‘도우미’로 청문준비팀에 합세했단다.
 
흔히들 양파껍질이라고 말한다. 까도 까도 계속해서 나온다. 어리석은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세상에 저런 총리 후보도 있구나.’ 그러나 이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국민이 주인이라고 한다.
 
야당은 도끼날 벼르듯 하고 있다. 일당백의 전투병을 투입했다고 한다. 들리는 말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검사도 증인으로 나올지 모른다는 소문이다. 실현된다면 최고의 경기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하나님도 속이 타실 것이다. 그러나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럴 때는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황교안 홧팅’ 할 수도 없고.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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