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고르고 골라 황교안
친구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준다. ‘황교안이 역시 훌륭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분쟁 때문에 당이 망할 판인데 황교안이 총리 후보로 지명됐으니 싸울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늑대가 나타났는데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황교안의 덕이라고 설명한다. 황교안이 누구냐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공안통은 무지막지하다고 한다. 닥칠 일 뻔하지 않으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런 것을 알아먹어야 제대로 된 정당인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니 저러다가 그냥 망해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자청해 주겠다는 데 도리가 있느냐.
(사진출처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SNS)
황교안이라는 사람이 참으로 대단하다. 그걸 억지로 소신이라고 한다면 몰라도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니 세상에 그 많은 상식적 보통사람들이 자칫 바보가 될 수도 있다.
청문회 해당 공직자들에게 인사청문회는 지옥문이다. 이번에 황교안 총리후보도 검증과정에서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입과 전관예우, 병역면제 사유 등이 거론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 때 한 번 치르지 않았느냐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건 옛날 얘기고 새로 나온 ‘꺼리’도 많기 때문이다. 양반은 위험한데 가지 않는다는 옛말이 생각날지 모르나 요즘 똑똑한 사람들이 어디 그런가. 출세라면 불에라도 뛰어드는 만용이다.
황교안 후보자는 대형로펌 변호사로 17개월간 일하면서 16억을 벌었다고 했다. 한 달에 1억 원을 번 것이다. 그는 ‘일한 만큼 벌었다’고 했지만 대단한 돈벌이다. 논란이 되자 “봉사활동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게 무엇일까. 사람들은 기부를 생각했는데 재산변동 내용을 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원래 겸손한 사람이라 기부한 것을 밝히기가 거북해서가 아닐까. 아니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몸으로 실천한 것이라고 믿으면 어떨까. 내가 번 돈인데 웬 참견이냐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만성담마진’을 아는가
‘만성담마진’이란 병이 있다고 한다. 이 나이가 되도록 못 들어본 병명이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두드러기’라고 나와 있다. 병역이 면제될 정도라면 엄청 심각한 질병임이 틀림없다. 10만 명에 4명 정도가 발명한다니 어지간한 재수가 아니면 걸릴 수도 없다. 좌우간 황교안이 나긴 난 사람이다.
고위층에 총 쏘는 것도 모르는 잘 난 사람들이 엄청 많다. 군대 안 간 것은 흉도 아니고 한때 자랑이던 시절이 있었다. ‘병신처럼 왜 군대에 가느냐’던 친구들이 많았다. 황교안은 봐 주자. 이 땅에서 병역기피는 죄도 아니다.
부산고검장이던 황교안은 2011년 5월 11일 부산의 한 교회 강연에서 소신 강연을 했다.
“김대중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조사받고 검찰에서도 조사받았다”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그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됐다”
“공안검사들이 굉장히 고통받고 두 번째 인사에서도 그런 고통을 주고 세 번째 인사에서도 고통을 주니까 많은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나가고 이랬다”
노무현이 빠질 리가 없다.
“검찰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또 곱지가 않겠지요”
황교안이 가진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다행히 그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차라리 그걸 믿는 게 속이 편하지 않을까.
인간에 대한 평가는 그가 걸어 온 발자국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황교안의 과거는 그의 발자국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제 힘없는 백성들이 믿어야 할 것은 그는 최소한 법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법률가라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도 판단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독실한 신자라는 것이다.
■황교안이 넘어야 할 산
△안기부 ‘엑스파일’ 수사의 ‘편파 수사’ 논란
△과거 수사 경력에 따른 공안정국 조성 우려
△수임료 과다 수령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 및 이에 대한 명확한 자료 제출 ‘해태’
△4·19, 5·16 등에 대한 역사관 부족
△특정 종교 편향성 등으로 인해 준법성 및 도덕성의 불균형
황교안 총리 지명에 관한 국민의 불안과 오해는 그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 국민의 불안에 전혀 근거가 없다면 그 보다 더 다행인 것은 없겠으니 불행하게도 국민의 불신은 근거가 있다.
황교안 후보자가 만약 총리가 된다면 이런 국민의 불안을 깨끗이 씻어주기 바란다. 그것은 황교안이란 한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태어난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말 잘 듣는 게 장땡이 아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도 할 말을 하는 총리를 원한다. 이럴 때 홍준표에게 한 박지원의 말이 생각난다. “황교안 홧팅”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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