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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답게 살자
등록날짜 [ 2015년04월03일 11시34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국민의 슬픔과 고통도 살펴주렴
 
칼날이 퍼렇게 선 장검을 장군이 뽑아들었다. 이제 선혈이 낭자할 것이다. 시선이 칼에 쏠렸다. 이윽고 칼이 바람을 갈랐다. 누구의 목이 떨어졌는가. 아무것도 없다. 자세히 봤다. 모기 대가리가 하나 뒹굴고 있다. 정글의 사자가 한 지점을 노려보며 몸을 낮춘다. 몸을 날린다. 사자 입에 물린 쥐새끼 한 마리. 장수는 장수답게 사자는 사자답게 쥐새끼는 쥐새끼답게 살아야 한다. 하물며 사람이야 더 말 해 무엇하랴.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이 눈물을 쏟으며 삭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저렇게 사는 것은 아닌데 하며 함께 울었다. 자식 잃은 엄마 아빠들에게 저런 고통과 슬픔을 주는 것은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자료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인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지’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 대답하기 힘이 드는가. 힘들 거 없다. 자신에게 물어보면 안다. 가장 잘 아는 게 자신이다. 밖에다 대고 무슨 소리를 지껄여도 마음의 소리는 따로 있다. 그것이 바로 양심이다.
 
글을 쓰면서 늘 하는 비유가 있다. 도둑이 담을 넘었는데 독을 열어보니 쌀이 한 톨도 없다. 도둑은 주머니를 털어 도둑질한 엽전 몇 푼을 쌀독에 넣고 나왔다. 이게 양심이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어떻게 사는 게 대통령답게 사는 것인가.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이 약속한 그 많은 공약은 국민들이 이제 생각하기도 싫을 것이다. 생각하면 국민이란 사실 자체가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도 있다. 그 많은 공약을 무슨 수로 다 지킨단 말인가. 그러나 이해와 동의는 다르다. 공약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사과는 해야 한다. 사과는 양심이다. 양심의 부재인가.
 
절대로 국민들이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제 며칠 있으면 4월 16일이다. 2014년 4월 16일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날의 하나로 기억이 될 것이다. 죽음이란 땅을 기어 다니는 미물이라도 슬프다. 하물며 생떼 같은 우리 애들이 세상천지가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에서 숨졌다.
 
이제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을 비난하는 것조차도 지겹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집단처럼 여겨진다. 사람의 탈을 썼으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묻자.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세월호 침몰을 교통사고라고 하는 인간이 장관도 됐지만, 교통사고도 책임지는 놈은 있다. 지금 정권이 하는 짓거리가 책임을 지는 모습인가. 시간이 가면 잊을 줄 알겠지만 잊을 게 따로 있다. 세월호 참극만은 절대로 못 잊는다. 제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국민이 목메어 소리친다. 숨진 애들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가.
 
■사람답게 살기가 그렇게 힘드는가
 
사람답게 살면 마음도 편하고 주위에 칭송도 받아야 하는데 무엇이 정상인가. 박근혜 대통령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했는데 정상으로 돌아간 게 몇이나 되는가. 지금 쏟아져 나오는 방위산업 비리와 자원외교 범죄행위는 국민의 벌어진 입을 굳어지게 만들었다. 정상적인 것이 뭐가 있는가. 정상적인 것이 없다는 것은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확인이다.
 
2009년 10월 MBC <PD수첩>이 보도한 ‘한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이라는 방송은 군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김영수 해군 소령은 해군 납품비리 의혹과 작동하지 않는 내부 정화시스템을 고발했다. 그러자 지금 구속되어 있는 당시 해군참모총장 정옥근은 국정감사에서 “군인 신분을 망각하고 일신을 위해서 해군을 매도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김 소령의 고발은 진실이었다. 그 때 해군의 정화가 이루어졌다면 해군참모총장 2명이 쇠고랑을 차는 불명예는 없었을 것이고 참치추적기를 달고 구축함이 돌아다니는 희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군대가 군대답지 않은 비정상은 군의 애국심을 송두리째 엎어버렸다.
 
국회 야당의원들이 전임 대통령 이명박의 집 앞에서 그가 저질렀다는 자원외교의 실패와 비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팩트TV는 이를 전국에 생중계 방송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뭐라 표현할 것인가. 사람답게 살라고 하면 ‘구름잡는 소리’라고 할 것인가. 이런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은 국민답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이다. 전과 14범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이 정상적인가. 지금 우리 국민은 잘못된 관용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경제는 파탄나고 고생은 고스란히 국민이 안았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만나 집단 자살을 한다. 고생스럽다는 한 가지 이유로 목숨을 버리는 책임은 나라가 저야 한다. 송파동 3모녀 자살을 보며 눈물을 흘린 정치지도자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하루가 멀게 벌어지는 미성년자들의 성매매와 살인은 사람답게 사는 정상적인 세상의 모습이 아니다.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국회의원들이 뻔뻔스럽게 방송에 나온다. 이미 국민의 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이 국민을 무서워하는 것은 선거 때뿐이다. 개똥이라도 주워 먹는 때는 선거 때다. 철면피가 무색할 거짓말과 비리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그들을 보면서 사람답게 살라는 충고가 무색할 지경이다. 그런 인간들을 의지해 살아야 하는 국민들도 저들을 뽑은 죗값을 치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 4월 29일이면 다섯 곳에서 선거가 있다.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인물이 스스로 철새를 자임하면서 후보로 출마했다. 그에 대한 논평이 과공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몸으로 보여주는 교훈이라는 의미에서 지켜보고 있다. 이제 정말 국민이 국민답게 투표를 해서 그 동안에 불명예를 씻어야 할 것이다.
 
■삭발하는 세월호 유족들
 
지금 글을 쓰면서 유족들의 삭발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삭발하는 아빠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샘처럼 흐른다.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세월호에서 숨진 애들의 이름을 부른다. 하늘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이들을 내려다보고 있는가. 보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단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도 단 몇 초 만이라도 이 광경을 보아야 한다. 대통령이 할 일이다.
 
삭발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국민은 지켜봤다. 1년 동안을 지켜봤다. 삭발이 아니라 목을 맨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권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 삭발이라도 하지 않고 견딜 수 없는 것은 이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고는 죽은 자식들에게 미안해서 살수 없다고 절규했다.
 
국민들이 일어나야 한다. 죽은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죄를 졌기 때문에 일어나야 한다. 애들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일어나야 한다. 언론이 일어나야 한다. 이제 ‘기레기’의 오명을 벗어버려야 한다. 유가족들이 기자들에게 울며 호소했다. 왜곡하지 말고 본 그대로만 보도해 달라고 절규한다. 어떤가. 그 소리가 가슴을 울리던가.
 
선거 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바꾸겠다던 새누리의 의원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회의장에서 조용히 하라며 나가 달라고 윽박질렀다. 이게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할 짓인가. 국회의원이면 의원답게 행동해야 한다. 당대표인 김무성과 유승민, 홍보영화 찍을 생각 말고 유족들의 손을 잡고 뜨거운 눈물을 함께 흘려 보라. 왜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손을 못 잡겠는가. 자신들의 손이 너무 더러워서 용기가 안 나는가.
 
■TV동물농장을 보라
 
개도 개답게 굴어야 사랑을 받는다. 그냥 애완견이 되는 것이 아니다. 흔히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말들을 하지만 자시 자신을 돌아보면서 개보다 낫다고 자신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있을까. 눈물 펑펑 쏟으며 삭발하는 엄마 아빠의 절규를 제대로만 보도한다면 세월호 참극은 비극이긴 해도 마무리가 됐을 것이다. 바로 언론이 언론답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믿는다. 오죽하면 나라를 망치는 게 언론과 검찰이라고 하겠는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입으로만 떠들지 말자. 그놈이 그놈이고 모두가 도둑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바로 국민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도둑놈은 쫓는 것만 장땡이 아니고 잡아서 감옥에 보내야 한다. 국민에게 사기치는 사이비 정치꾼은 도태시켜야 국민에게 주권이 돌아온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대한민국도 침몰됐다. 양심도 침몰됐다.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인양해야 한다. 국민이 해야 한다.
 
정권은 국민이 국민답게 살도록 해야 한다. 자신 없으면 정권 내 놔야지. 억지 부리다가 쫓겨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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