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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29재보선, 국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등록날짜 [ 2015년03월31일 11시58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심판하자! 심판하자! 심판하자!
 
죽지만 않는다면 어떤 개 같은 욕을 먹어도 언론에 나오는 게 좋다는 정치인들이다. 우선은 여기 ‘이런 미친개도 있다’고 국민에게 알리는 게 순서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국민은 이런 정치인을 매일 보면서 산다. 정상인가.
 
■애들이 등교를 거부한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은 급기야 학생들의 등교거부라는 비극을 몰고 왔다. 경남 하동군 쌍계초등학교는 27일 오전 전교생 37명 중 36명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 홍준표 지사의 말대로라면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닌데 아이들은 밥 안 준다고 학교에 안 갔으니 꼼짝없이 점심밥 먹으러 학교 다니는 애들이 됐다.
 
엄마들이 식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자식들이 점심을 굶어서 학교에서 쓰러질까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다. 이유는 정말 이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쥐나 개나 말썽을 일으켜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원했다면 홍 지사는 성공했다.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렇다면 목적과 성공은 동의어인가.


 
인간의 말은 행동을 설명한다. 실수도 한다. 이 때문에 말 한마디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말이란 한 인간의 경험 소산이며 살아 온 인생체험을 통해서 결정체가 된다. 따라서 말은 바로 그 인간의 인격이다. ‘무상급식 중단’이 개천에서 용이 나오도록 한다는 홍준표의 말은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언어다. 냉수만 먹고 용이 되는 미꾸라지는 이제 없다. 도지사도 먹어야 일을 잘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인간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한 인간이 걸어온 인생의 발걸음이 차곡차곡 싸여서 인격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는 필요한 것이다. 개성상인들이 성공한 이유는 바로 신용이고 신용은 신뢰다. 거짓말 안 하고 정직한 것이다.
 
지도급 인사들의 발언이 이중적이어서는 안 된다. 홍준표 지사는 부하 직원들에게 “골프치지 말라”고 추상같이 명령을 내렸다. 정작 자신은 미국까지 출장 가서 이른바 ‘비지니스 골프’를 쳤다. 이 같은 이중성을 질타하는 국민들의 감정은 당연하지 않은가. 문재인의 ‘이코노미석’ 탑승을 쇼라고 하는 심장은 어느 나라 제품인가.
 
노무현 사저를 ‘노방궁’이라고 떠들어 댄 홍준표 지사의 입은 이제 신뢰와는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 경남도지사 취임 후 진주의료원을 폐쇄했고 이제 가난한 애들은 밥도 끊길 판이다. 도대체 왜 도지사를 하는가. 경남도민이 원하는 도지사는 저런 인물이었던가. 땅을 칠 노릇이다. ‘비공식 비즈니스’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 그의 궤변이 일품이다.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면 홍준표 지사는 여기까지로 됐다. 이제 끝이 온 것 같다. 이유는 자식을 가진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심판 받기 두려운가 부끄러운가.
 
“제발 정직해라”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소망이다.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가장 정직하지 않은 집단이 바로 정치인 집단이고 꼴찌가 국회의원이다. 그런데도 항의 한 번 못하는 걸 보면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이다. 그 부분만은 양심적이다. 지역구에는 전셋집에서 살고 마누라 자식들의 재산은 신고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37%, 검찰 57% 국세청 공무원 75%가 직계가족의 재산 신고를 거부했다.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구에 집을 소유한 의원이 전체 292명 중 31명이나 된다. 공직자 재산 신고를 믿어달라면 할 말을 잃는다. 그 맛에 국회의원 한다면 더더욱 할 말이 없다.
 
요즘 여야를 가릴 것 없이 4·29 재보선에 목을 매고 있다. 새누리당은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의 국민 분노가 재보선에 튈까 봐 전전긍긍이다. 잘못을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당으로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변명이 구차하다. 새누리당은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자치단체장 결정이니까 왈가왈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말이 많은가. 시비 거는 자치단체장은 따로 있는가.  
 
■이렇게 파렴치한 정치는 일찍이 없었다.
 
"MB 퇴임하는 날, 사저에 온라인 열람 장비 설치"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민들은 믿는다. 왜 믿느냐. 이명박이 걸어온 발길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터져 나오는 이명박 정권의 비리를 보라. 정권 비리와 연결된 기업들의 총수가 줄줄이 엮여 들어가게 됐다. 해군참모총장 두 명이 연달아 철창행이다. 부정비리를 저지른 참모총장이나 대기업의 총수들이 구속되는 거 전혀 가슴 아프지 않다. 그러나 아픈 가슴이 있다. 이런 나라에 대해서 누가 충성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군대도 안 간 인간들이 정치지도자랍시고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에서 안보를 떠든다. 총 한 번 잡아보지 않은 놈들이다. 골프채는 능숙하게 다룰지 모르지만 총 개머리 판도 하나 어깨에 제대로 댈 줄 모르는 대통령이다. 이런 정권을 심판하지 않고 누구를 심판할 것인가.
 
장개석 정권과 월남패망 전에 미군들이 한 말이 있다. 어제 저녁에 원조해 준 총으로 모택동 군과 호지명 군이 아군에게 총질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그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생각해 보라 구축함에다 적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소나가 아닌 ‘참치탐색’ 음파탐지기를 달았다면 전쟁 때 구축함이 온전하게 전투를 할 수 있는가. 왜 국민들이 천안함을 안타깝게 여기고 연평도 희생 장병을 가슴 아파하는가.
 
그저 한 마디로 온통 썩었다. 한 곳도 멀쩡한 곳이 없다. 썩어도 썩어도 이토록 공평하게 썩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런 정권을 심판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불의를 용인하는 것이다. 용인하면 어떻게 되는가. 바로 국민의 자식들이 억울하게 죽는다. 수백 명 세월호 참극의 우리 자식들이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 진상조사를 어떻게든 방해하려는 세력들이 있다. 이게 사람이냐 개새끼냐.
 
심판해야 한다. 선거로서 심판해야 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한테 죄 진 자들은 모조리 심판해야 한다. 방법밖에는 도리가 없다. 잡혀 들어가도 여기서 봐주고 저기서 봐주고 빠져나와 다시 못된 짓 하는 인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선거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아이들 점심 빼앗는 정권, 군대도 안 가고 안보타령 하는 정권, 국민은 반드시 선거로서 심판해야 할 것이다.
 
마침 정동영이 관악 을에서 출마를 한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제일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한 정치인이다. 탈당을 네 번이나 한 정치인이다. 문득 친구가 기르는 착한 개가 떠오른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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