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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귀태(鬼胎)야. 귀태(鬼胎)야
등록날짜 [ 2013년08월12일 22시46분 ]
이기명 팩트TV 논설고문위원
 
- 귀태(鬼胎)야. 귀태(鬼胎)야 -
10만 촛불이다. 돌아가 자라.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간 떨어진다.’ 흔히 놀랄 때 쓰는 말이다. 할머니들은 간이라는 말을 안 쓰고 ‘애 떨어질 뻔 했다’고 놀란 심정을 말씀하신다. 얼마나 놀랐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어제 시청광장에서 간 떨어지고 애 떨어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양심회복의 현장과 참회의 장으로 삼기를 간곡히 바란다.

‘고백한다. 국정원에 다닌다는 말을 못한다. 마치 날 귀태로 보는 것 같다.’
국정원에 근무하는 자식을 둔 친구가 한 말이다. 요즘 집에서도 통 말이 없다고 한다.

20대 젊은이들이 “아무리 어려워도 국정원에 취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선불법개입, 민주주의 훼손의 온상지 국정원에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취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팻말을 든 청년들이 국정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감시를 한다. 7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는 국정원 취업이다. 일부 청년들의 생각이라고 하겠지만 국정원 근무 청년들 중에 자괴감을 느끼는 직원이 꽤 많으리라고 생각된다. 심각한 현실이다.

국가안보에 최 일선을 맡고 있는 국정원의 이런 현상은 무척 심각하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부터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부쩍 심해지고 원세훈은 정치개입의 최 일선에 섰다. 이어서 박근혜 정권의 남재준이 들어서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당연한 것처럼 되어 버렸고 따라서 국민의 시선은 차가움을 넘어 마치 못 볼 것을 보는 눈길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촛불을 보라. 저 분노한 함성과 타오르는 불꽃이 누구를 향한 것이겠는가. 박근혜와 남재준과 국정원이다. 이것은 바로 정권이 그토록 겁내서 강조하는 안보가 흔들린다는 명백한 현상이다. 왜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생각 할수록 답답하고 안타깝다. 서글프다.

이제는 억지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아무리 야당이 목소리를 높여도 사리에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면 국민은 외면한다. 그 동안 민주당의 지지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도 자업자득이다.

새누리당이 아무리 국정원 대선개입을 아니라고 부정을 하고 노무현이 NLL을 포기했다고 해도, 남재준이 아무리 명예를 들먹여도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10만의 촛불이 광장을 밝히는 것이다.

정치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무기는 정직이다. 원세훈과 김용판이 국정원 증인으로 증언을 거부하고 김무성과 권영세가 증인 출석을 거부해서 성공한다 해도 국민들이 정당성을 인정해 줄 것 같은가. 어림도 없다.

새누리당이 김무성이나 권영세가 증언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 한다면 참으로 한참 바보다. 그로 인해서 얻는 효과란 국민의 불신만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국민에게 불신을 받은 후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잘 알 것이다.

궁지로 몰리다 못한 쥐의 최후발악은 고양이를 무는 것이다. 자살폭탄이다. 국민들은 벌써 걱정을 한다. 새누리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얼마 전 김재원이가 계업법 개정안은 발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니 왠 뜬금없는 계엄법인가.

국정원에 군용트럭이 줄지어 들어가는 사진이 보도됐다. 국민은 이런 일련의 행위가 그냥 예사로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짓을 못할 것이다. 아니 할 수도 있다. 다만 그 끝은 자신들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사실이다.

흔히 군인들은 단순하다고 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남재준을 비롯해서 꼿꼿장수, 김장수, 그 밖에 별들의 머리가 얼마나 비상했으면 오늘의 이런 복잡한 정치현실을 연출해 냈겠는가. 그러나 가슴 한 구석이 무너져 내린다. 군이 정치에 관여해서 제대로 된 나라가 없다.

### 귀태야. 이제 돌아가 다시 잠자라.

한국의 언론판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개판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개라는 불명예를 안고 산다. 개들은 뼈다귀를 던져 주는 주인들을 위해서 입이 찢어져라 짖어댄다. 조중동을 비롯한 공중파 방송들 물론이고 고기 한 점 얻어먹는 조무래기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촛불은 언론사 앞에서 불타야 한다. 그들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는 양심을 깨워야 한다. 뜨거워 못견디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언론보도 속에서도 간간히 들어나는 ‘귀태’들의 비리작태는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전두환의 비리야 이미 국민이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터질 이명박의 비리는 국민들이 복용할 필수약이 진정제가 될 것이다. 개인도 먹었다 하면 몇 십억, 기업의 비리는 몇 백억이다. 재벌이 탈세는 몇 천억. 그러나 서민들에게는 세금을 더 내란다. 이런 세상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무엇으로 표현한단 말인가.

역대 어느 독재정권 때 보다도 지금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이명박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촛불 저항 때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 전국이 촛불로 덮혔다. 8백 여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전국의 종교단체도 일어섰다.

강상중 교수가 말한 귀태란 좁은 의미가 아니다. 비단 박정희 독재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 한국의 현실에서 정치 문화 교육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귀태’는 너무나 많다. 처음 귀태 논란이 불거졌을 때 들은 말이 생생하다. 한국에 지도층에서 귀태를 뺀다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비극적인 자조인가.

귀태가 태어나면 다시 돌아 갈 수는 없는 것인가. 돌려보낼 수는 없는 것인가. 있다. 국민만이 돌려보낼 수 있다. 그것이 국민의 위대한 힘이다.

본인은 ‘국헌을 준수하고.. 운 운’ 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서를 할 때 마음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할까. 국민의 좋은 대통령으로서 영원히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국민은 그 말을 믿고 대통령으로 인정을 하는 것이다.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의 정치현실을 보면서 싹수가 노랗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했다. 약속했던 그 어떤 공약도 제대로 이루어질 희망이 없고 공약을 이행할 의지도 없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무엇인가. ‘국정원의 도움은 받은 것이 없고 청하지도 않았다.’는 말을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 말을 믿는다면 저 뜨거운 땡 볕 아래 뭐 얻어먹을 것이 있다고 몇 시간씩 땅을 흘리고 앉아 있단 말인가.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취임한지 불과 6개월에 이명박은 쇠고기수입에 대해서 사과라도 했다. 뒷동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불렀는지 들었는지는 몰라도 사과라는 것을 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인가.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금과옥조인가. 잘못 생각했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약으로 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판은 자신이 결정하면 누구나 따라야 하고 따를 줄로 안다는 것이다. 맹목적 충성꾼인 국정원장은 그렇다 치고 김기춘은 무엇인가. 망국병의 원조인 지역감정을 원색적으로 들어낸 초원복집 사건의 주모자를 비서실장을 앉친 그 배짱은 경이롭다. 앞으로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하겠다는 공개선언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다.

8월10일의 서울광장 촛불집회를 봤을 것이다. 아니 보고라도 받았을 것이다. 아무리 엉터리 보고를 했다고 해도 측근이나 참모들의 표정에서 읽었을 것이다. 직언을 한다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소상하게 보고를 했다고 믿는다. 충성을 생명으로 아는 이정현이 보고를 하지 않았다면 이건 직무유기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아무리 엉망이 된다해도 진실을 숨길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정말 모르고 있었는가. 가정이 아니다. 알았다면 탄핵을 받아야 할 것이다.

광장에서 촛불은 분명히 절규하고 있었다.

귀태야 자라.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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