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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뻬앗긴 1 2019-02-20 15: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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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5.18만행. 너의 조국은 어디냐.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이상화 시인을 아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침실로> 고등학교 때 외운 이상화의 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나라를 빼앗긴 시인의 절절한 아픔이 가슴에 전해 온다.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진 이상화의 시비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 군 생활을 대구에서 잠시 한 나는 오직 이상화의 시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구 근무를 자원했다. 외출을 나가면 달성공원의 이상화 시비를 보고 음악감상실 녹향에서 고전음악을 들었다.

 

대구의 고등학생들은 대단했다. 자유당 독재에 항거해서 시위를 했다. 군복을 입은 우리들은 경탄의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이상화 시인이 애국혼이 흘러 그들의 가슴에 스며 들었는가. 그러나 지역감정이라는 망국병을 그들 역시 벗어나진 못했다. 박정희 독재가 뿌리를 내리는데 기여한 국민투표. 그 때 대구 출신의 시인 이효상(국회의장)지역감정의 씨를 뿌렸다. 망국의 씨다. 이상화와 이효상. 시인도 시인 나름이다.

 

지금 우리의 봄은 누가 뺏어 갔는가. 5.18 민중항쟁을 폭동으로 몰아 총질을 하고 수천 명에 사상자를 만들어 낸 전두환의 학살은 지금 망언으로 다시 살아나 가슴을 찢고 분노로 떨게 한다. 대구 경북이 망언의 선봉에 섰다. 대구는 망언의 자유천지가 됐다. 어쩌다 저렇게 됐는가. 이상화 시인의 시혼은 어디로 갔는가. 대구의 민주혼은 눈을 감았는가. 너무나 깊이 잠 들었는가.

 

### 누가 5.18 학살을 되살리는가.

 

아니 저 놈이 제 정신으로 저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미쳤군 미쳤어.”

TV를 보던 친구가 소리를 질렀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다시 들어보라.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

저 자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더럽히고 북한 김정은의 노예로 팔아먹으려는 짐승만도 못한 정권의 수괴인 문재인을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

 

저능하고 열등한 문재인 정권 탄핵하지 못하면, 국민 모두가 학살당하고 강제수용소에 끌려갈 것이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다는 김준교라는 젊은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거품을 물며 토해내는 망언이다. 말이면 다 말이냐. 저래도 되는 것이냐. 망언을 들으면서 박수를 치고 열광하는 대구 경북 시민들은 또 뭔가.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싶었다. 자유당 독재에 저항해 거리로 뛰어 나온 60년 전 대구의 고등학교 학생들 모습이 떠오른다. 정의의 가치는 이렇게 달라지는가. 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5.18 광주 민중항쟁을 폭도들의 폭동이라고 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의 말은 차라리 양반이다. 김준교의 미친 소리를 들으며 열광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을 보면서 지지정당과는 상관없이 사라져 가는 인간양심의 뒷모습에 눈물이 난다. 기울어져 가는 민주정치의 모습이 저런 것인가 아아 대한민국아.

 

옳고 그름의 기준이 정의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아무리 정치적 이해득실을 계산한다 해도 양심만은 불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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