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령은 자신의 36년 군대생활과 명예를 걸었다고 했다. 공개석상에서 직속상관인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게 명예인가. 대장출신의 장관에게는 명예가 없는가. 26년 기무부대 근무를 하면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도 되는가. 기본이 문제다. 기무사 일부 정치장교들의 안하무인적인 기본자세를 국민이 똑똑히 목격했다.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밝힐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게 머리가 나쁜가. 오죽하면 국민이 하극상이라고 하는가. 이는 장관에 대한 항명뿐이 아니라 바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찌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 정치군인은 가라.
12.12는 전두환의 내란이었다. 전두환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불법으로 구속했다. 자신의 보직변경을 미리 알고 선수를 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번에 계엄령 문건을 보면서 전두환의 12.12를 떠 올린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지금 국방개혁의 여론이 국민의 공론이다. 그 중심이 기무사다. 기무사 대위가 장군을 능가하는 권력을 휘두른다고 한다. 그 좋은 권력을 잃는 것이다.
계엄령의 결과물이 12.12의 결과와 동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일부 기무사 정치장교들이 갖고 있었을 것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너무 조급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12.12 당시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불면 꺼지는 촛불 수천만이 모여 민주혁명을 성공시킨 국민이다. 박근혜를 탄핵한 국민의 힘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가.
정신 못 차렸으면 차리도록 해줘야 한다. 기무사 해체를 거론한다. 해체가 필요하면 해야 한다. 이제 어떤 경우든 정치군인이 정치에 개입하고 이를 애국으로 합리화 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 군은 국민을 위해.
정치군인의 효시는 박정희다. 뒤이어 등장한 전두환과 노태우다. 전두환과 노태우 등 정치군인의 산실인 육사출신 일부 정치군인들은 그들의 끈끈한 동질의식으로 하나회와 알자회를 구성하고 대한민국 군군의 특수층으로 군림해 왔다. 기무사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국군과 또 다른 의미에 조직이다. 기무사 군인과 일반 군인과의 괴리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기무사 장교들의 특권의식을 군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번에 전 국민에게 공개된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제 군의 정치개입은 차단해야 한다. 정치군인의 꿈을 꾸고 있었다면 깨끗이 버려야 한다. 군은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국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방의 임무를 다 함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그것이 군인의 최고 영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계엄 문건이) 실행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행계획이 아닌 건 아니다”
쏘지 않을 총에 왜 장전을 한단 말인가. 계획은 실행에 전제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