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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의는 죽지 않는다.- 2017-09-04 08: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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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죽지 않는다.-

 

다시는 꺾기지 않을 민주깃발.


이 기 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원세훈 유죄, 법정 구속.

 

줄줄이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이명박. 김장겸.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름과 얼굴들. 그 중에서도 가장 선명한 것은 이명박과 원세훈. 이명박은 원세훈의 유죄 선고 순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의가 무엇인가를 느꼈을까.

 

판사의 선고가 떨어지자 원세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고 한다. 정의가 유랑하고 있었다. 눈동자가 흔들린 자는 원세훈 뿐이었을까. 얼마나 많은 눈동자가 흔들렸을까. 유명대학교수, 대기업 임원, 아나운서, 그밖에 등 등. 이제 정의가 자리를 잡는가. 그들이 고백해야 할 때가 됐다.

 

### 실탄 2.000발과 헬기.

 

실탄 2.000발을 실었다.”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기사다. 5.18 민주항쟁 당시 2.000발의 기관총탄으로 무장하고 광주상공을 비행한 조종사의 증언이다.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총은 적을 쏘라고 지급받은 무기다. 광주민주항쟁에 궐기한 광주시민이 적인가. 쏘라고 하면 쏘아야 하는 적인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벽에는 헬기 기총소사 탄흔이 난자했다. 누군가 기관총을 쏘았고 누군가로부터 발포명령을 받았을 것이고 희생자가 생겼을 것이다. 광주항쟁 당시에 발포명령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정리된다. 그것이 정의다.

 

<1980527일 새벽, 그는 함께 총을 들었던 친구를 보냈다. 서호빈(당시 21·전남대 공대 3학년)씨는 헬기에서 계엄군이 쏜 총을 맞고 옆에서 사망했다. “총을 맞고 뽁뽁기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죽어가는 친구를 보고만 있어야 했던 자신을 증오하는 김인환(58·당시 전남대 공대 3학년)씨의 고백이 가슴을 친다.

 

세상에 정의는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인간들은 정의를 말한다. 히틀러도 정의를 말했고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도 정의를 말했다. 나가사끼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고 수십만의 국민이 죽었을 때 정의는 어디로 가 있었을까. 원폭이 뭔지도 모르고 숨 진 일본인들 머릿속의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1980년 광주민주항쟁 당시 그들도 국민의 자식일 수밖에 없는 계엄군이 쏜 총탄을 맞고 역시 국민인 광주시민들은 죽었다. 당시 계엄군은 광주시민과 전쟁을 하고 있었다. 세금을 낸 국민과 총을 쏘는 계엄군 사이에 정의는 존재하는가. 이 땅의 정의가 바로 서기 위해서 5.18의 진상은 반드시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 정의는 무엇인가.

 

정의가 오락가락 한다. 정의는 눈에 보이는가. 한 명을 살해하면 살인범이고 만 명을 살해하면 영웅이 된다. 백만 명을 죽이면 신이 되는가. 전쟁영웅의 동상이 세워진 나라를 여행할 때 동상 밑으로 흐르는 죄 없는 인간의 선혈을 보았다는 친구가 있다. 물론 착각이다.

 

국군창설자라는 백모 장모 정모 유모 등등 이들은 모두 일본군 장교출신이다. 천황폐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서했다. 심지어 혈서로 충성을 맹서한 사람은 대통령이 됐다. 과연 이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가. 지휘하던 사단을 버리고 도망친 사단장이 국방장관이 된다. 백마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무명용사는 무덤도 없다. 국민이 사랑하는 사람은 별을 단 장군이 아니라 이름도 없이 죽어 간 쫄병이다. 정의는 무엇인가.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 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요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11년 전인 2006122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연합방위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미리 독자적 작전능력에 대해서도 아직 때가 이르고 충분하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군을 신뢰하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국방부 핵심정책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군의 자신감 부족을 질타하며 한 말이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그 어느 것 보다 중요하다. 어깨에 빛나는 별은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별을 믿는 세상이 올 것이다. 군은 달라질 것이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없는 군은 존재이유도 가치도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의다.

 

### 정의는 부활하는가.

 

권력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존재는 어떤 것일까. 국민의 머리에는 국정원이 떠오를 것이다. 경찰 검찰 법원 등의 권력기관들이 있지만 역시 국정원 앞에서는 새발의 피였다. 통금이 있던 시절, 남산 방송국에 다니던 친구가 남산에 있다고 하니까 무사통과였다고 한다. 당시 KBS는 남산에 있었고 중앙정보부도 남산 인근 도처에 있었다. 정권의 심기를 거슬린 정치인들도 남산에 갔다 오면 사람이 달라진다.

 

사람을 쇠고기 다지듯 했다 해서 중앙정보부 6국은 고기 육자 육()이라고 했다니 그 악명을 더 말해 무엇 하랴. 그 때 중앙정보부 다니는 친구를 보면 얼굴이 달라 보였다. 이제 6()은 독재 권력의 정치탄압 현장으로 영원히 보존된다. 정의가 무참하게 살해 된 현장이 정의가 부활하는 현장으로 살아난 것이다.

 

### 누란지위(累卵之危) ‘누란의 위기.’

 

켜켜이 쌓여있는 달걀. 위태위태하다. 달걀이 던져지며 깨진다. 깨진 달걀의 <노른자>가 드럼통마다 가득하다. 귀한 식품이 쓰레기처럼 버려진다. 그 광경을 보면서 국민들은 장탄식이다. 저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 나라가 달걀처럼 깨져 버리면 어쩐단 말인가. 그럴 리야 없겠지. 그러나 믿을 수가 있는가. 겹겹이 쌓여있는 불신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정부가 그렇다면 안 믿고 아니라면 믿는다. 우리 국민은 그렇게 살아 왔다. 바로 국민의 신뢰회복이 정부가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신뢰는 회복해야 한다. 내 팔 다리를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살려야 하는 것이 믿음이다. 공관병이 사라진다고 총리가 약속했다. 천금 같은 내 새끼가 공관에 파견되어 콩나물 파를 다듬고 사모님 아들의 팬티를 빨고 호출기를 손목에 차고 울리면 뛰어야 한다. 그런 나라에 어느 누가 충성을 하겠는가.

 

애비가 잘못하면 집안은 순식간에 망한다. 국가도 별 것이 아니다. 그런 예는 세계 역사속의 부지기수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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