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
제목 -대법권, 국정원. '우린 어떡하라구.- 2015-07-20 07:25:37
작성인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조회:401     추천:209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고 한다. 우기면 된다는 배짱이다. 우기다 들통 나면 마지못해 고백한다. 이제 배 째라고 버틸 것인가. 혹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정권을 연장할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망상이다. 바고 그 망상을 국민은 두려워하고 있다.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에게도 덤빈다고 한다. 인간도 다름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더구나 지금같은 세상에 그런 생각을 한다면 정신병자다.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를 막는 방법이 무엇인가. 순리를 따르는 것이다. 공정한 법을 따르는 것이다.

 


대법원도 국정원도 검찰도 법대로 해라. 국민은 법대로 하는지 아닌지를 잘 알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명복을 빈다.

 


### 대법원이 불쌍하다.

 


옛날에 어른들은 잘 잘못 따지는 일이 발생해 다툼이 있을 때 하는 말은 ‘재판소(법원)에 가자’였다. 판사가 옳고 그름을 결정해 준다는 것이다. 또 그 때는 기자들한테도 판단을 구했다. 이유는 기자들은 잘 잘못을 바르게 판단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때 국민들은 기자를 법관처럼 믿었다.

 


국민들이 보기에 대법원은 하늘같은 존재다. 대법관도 하늘같다.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국정원의 2012년 대선개입을 인정했던 항소심 판단을 사실상 뒤집는 판결을 내놓자 국민들은 ‘혹시나 가 역시나’라며 말을 잃었다. 국민들의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럴 때 예측이 맞지 않았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환호했고 대법원은 국민의 존경위에 큰 기침 한 번 했을 것이다.

 


“선거 공정성을 최우선에 두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판결”이라는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질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제헌절을 하루 앞둔 날이어서 더 참담한 것인가. 아니다. 국민이 법을 불신하면 국민이 의지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무법천지가 무엇인가. 법이 죽은 세상이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사건을 파기하더라도 유무죄 판단을 하는데 이번에는 명확한 판단을 피했다. 사실관계 확정은 2심이 해야 한다는 이유인데 그 속셈을 누가 모르랴. 원세훈이 유죄였으면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이 사라진다. 이제 파기된 재판이 끝나려면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 임기가 끝난다고 한다. 아아 저렇게 좋은 머리라 대법관이 됐겠지만 국민은 피가 끓는다. 역사는 2015년 7월16일을 무슨 날로 기록할 것인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눈치 보기 끝에 나온 기회주의적이고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참여연대가 비판을 했지만 대법원은 말이 없다. 법관은 판결로서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법관들은 판결로 말했다. 대법관 13명이 똑 같이 판결로서 말 했다.

 


1974년 2차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사형확정판결을 받은지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되어 사법살인으로 세계 사법사에 기록됐다. 누가 사형을 판결했는가. 하늘같은 대법관이다. 1979년 3월 박정희가 임명한 이영섭 대법원장은 퇴임사에서 ‘과거를 보면 오욕과 회한으로 얼룩진 것 이외에 남은 것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장의 말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퇴임사에서 뭐라고 할 것인가. 2015년 원세훈 사건은 사법사에 길이 남을 명판결이라고 할 것인가.

 


16일, 재판에서 가슴 한 구석에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렇게 속았어도 기대를 하는 자신이 더 없이 불쌍하지만 인간이 원래 불쌍한 존재 아닌가. 앞으로 대법원 앞을 지나가면서 당당하게 서 있는 대법원 건물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 따위 재판이나 하면서 대법관 되려고 기를 쓰느냐고 욕을 할 것인가. 하늘같은 대법관도 불쌍할 때가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불쌍해 질 것인가. 걱정이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

추천 소스보기 답변 수정 삭제 목록
이전글 : -대법원, 국정원. '난 어떡하라구.- (2015-07-20 07:21:23)  
다음글 : -유서의 끝. "감사합니다"- (2015-07-23 08:5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