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완종 자살사건으로 빚어진 검찰수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국민들은 저마다 용한 점쟁이라고 무릎을
쳤을 것이다. 그게 무슨 소리냐. 모두들 그렇게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는 얘기다. 점쟁이들 다 굶어죽게 생겼
다. 전.현직 비서실장인 김기춘 이병기는 서류심사 아니 서면조사 하고 노무현 대통령 형인 노건평은 공소시
효가 지났는데도 정중하게(?)모셨다. 여기서 그 얘기 더 하다가는 칼럼 점수가 빵점이 될 것이다. 다만 문무
일 검사가 수사 총책임자가 될 때 기대에 찬 칼럼을 정성껏 쓴 것이 후회될 뿐이다.
### 국민의 점수는 역사의 점수.
YTN의 노종면 기자는 목이 잘렸지만 그가 만든 ‘돌발영상’은 지금도 유명하다. 김무성의 ‘노무현대통령 불인
정’ 발언도 2003년 9월 3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총회장에서 김 의원이 한 발언을 기록한 것이다. 아마
돌발영상이 지금도 있었다면 지난 7월 2일 있었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돌발영상’으로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국민이 매기는 점수다.
요즘 한국 정치의 모습은 국민을 아프게 한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새누리당은 ‘친박’ ‘비박’의 처절한 싸움
으로 피투성이다. 현직 대통령은 소통 불통으로 체통이 말이 아니다. 어른스럽게 조용히 불러다가 조근조근
얘기하면 간단히 풀리리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충성스러운 비서실장 아니었던가. 한참 성장하는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설사 마음에 들지 않는 말 몇 마디 했다고 죽을 죄로 치부해서야 국민이 옹졸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친박은 유승민 대표의 명예퇴진 운운 하는데 퇴진이면 불명예지 명예퇴진이 어디 있는가. 유승민의 경우 대
통령을 시켜 준다고 해도 그만두면 불명예 퇴진이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유명해 지는데 왜 자진사퇴를 한단
말이냐.
지금 나라 꼴이 어느 지경인가. 빚은 태산 같아 무려579조5천억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136조가 늘었다. 추경
을 위해 국채 9조6천억을 발행해야 하고 올해 재정수지 적자는 46조8천억으로 금융, 외환위기 빼고는 최악이
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나라 곳간은 비고 거덜이 났다는 말이다. 이런 판국에 대통령이 집권당 원내대표
와 틀어져 국정이 온통 뒤죽박죽이 되었으니 죄 없는 백성이 무슨 죄란 말인가. 유승민 하나 내 치는 것이 국
민의 삶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
###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
동서고금을 통해 어느 독재자도 국민과 역사를 빼놓지 않는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는 동떨어진 거리에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 3권이 독립된 나라에서 대통령이 국회의 여당 대표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축출하는 것을 어느 누가 민주주의라고 할 것인가. 작금의 한국 정치를 보면서 몸서리
쳐지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가는 길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수시로 하는 여론조사가 있다. 언론은 박대통령의 지지를 콩크리트 라고 한다. 언론이 그렇게 이름 붙여주고
그것을 믿고 기고만장 하는지 몰라도 착각도 이 정도면 병이다. 이제 콩크리트도 금이 가고 귀퉁이는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이제 박정권과 새누리당을 지지하려고 해도 자존심이 상해서 못 하겠다는 친구들이 늘어난
다. 정치를 못해도 이렇게 못할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통령은 소통불통으로 사면이 차단되어 있으니 자신
이 정치를 잘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번 최고회의 난장 ‘개판’을 본 국민들은 정내미가 뚝 떨어졌다고 한
다. 진중권 교수가 한 말이 명언이다.
“유승민 쫓아내도 못 쫓아내도 정권은 내리막길로”
진중권 교수뿐이 아니라 국민들도 같은 생각하니 기막힌 일이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