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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무현이 그리워지는 세상. 2015-06-11 0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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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이 그리워지는 세상.-

 


                                             ‘무능’이라 쓰고 대한민국이라고 읽는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

 


‘농부가 밭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수 없이 낙선을 하면서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 말에 감동을 받았고 이것이 ‘노사모’의 뿌리가 되고 더 나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초석이 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된 이 말에 새삼스러운 해석은 하지 않겠다. 다만 한 가지, 농부가 밭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는 겸손한 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밭이 나쁘면 갈아 엎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2002년 3월29일. 광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예비경선이 열리고 있었다. 경선장을 가득 메운 당원과 시민들은 이미 누가 승리를 할지 예단하고 있었다. 말소리 조차 닮았다고 해서 리틀 DJ라고 하는 한화갑 후보의 광주경선 1위는 누구도 의심치 않는 부동의 추세였다. 드디어 마이크가 울렸다.

 


“1위. 노무현”

 


울려 퍼지는 함성. 노무현 후보와 부인 권량숙은 맨바닥에 엎드려 관중에게 절을 했다. 그 옆에서 함께 절을 하던 노사모 회원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제할 수가 없었다. 광주에서 노무현이 1위를 하다니. 언론은 기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농민 스스로 밭을 갈아엎은 것이다.

 


### 성실한 농민은 박토를 옥토로 바꾼다.

 


광주에 지인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노무현을 찍었느냐고. 대답은 간단하고 명쾌했다.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니까’ 그 이상의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노무현은 그렇게 경선을 치렀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민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투표를 하고도 생색을 낸다. 좋다. 그 맛에 투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좋은 정치인을 뽑으면 그 덕을 자신이 본다는 것이다. 아니 국민이 본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한 정치인이 훌륭한 청치활동을 해서 칭찬을 받으면 참으로 기분이 좋다. 반면에 욕이나 잔뜩 먹으면 정말 더럽다.

 


요즘 황교안 청문회가 관심사다. 그 사람 운이 좋아서 그런지 메르스 덕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평가는 국민이 내렸다. 고르고 골라서 쭉정이 밤톨인가. 그 간에 들통 난 후보자의 족적만 봐도 국민은 머리를 흔든다. 약아빠진 지식인의 전형이라고 한다. 머리가 좋다는 것이 반드시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은 아님을 보여 주었다. 남는 것은 절망이다.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좋은 정치인을 뽑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통감한다. 초록은 동색이라 그런가. 고시출신이라는 인간들이 동맹이라도 했는지 황교안을 거들고 나서는 꼴은 정말 눈꼴이 시어서 못 보겠다. 그것을 자신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일까. 청맹과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되는 것이 밭을 갈아엎어야 되는 국민의 안목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고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고스란히 국민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늙은 친구들이 말한다. ‘무슨 소리냐. 대통령 지지율이 우리 늙은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은 줄 아느냐’

 


차돌처럼 굳어진 요지부동의 머릿속에서 노인들 대부분이 조중동이나 종편을 보고 앉아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이 나라의 중심이 아니라 중심은 정치혐오의 걸린 청장년들이다. 이들의 환멸을 깨트리는 것이 정치가 제 궤도에 오르는 때가 될 것이다. 바로 정치가 제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잠자고 있는 그들의 가슴에 누가 어떻게 불을 지르느냐는 것이다. 박토를 갈아엎을 쟁기를 누가 과감하게 들이대느냐는 것이다. 이른바 보수라고 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자기 자손들의 장래를 결정하는지도 모르는 늙은이들의 인식을 바꿔 놓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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