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의 이 말을 듣는 국민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얼마나 참담할 것인가. 청문회가 무엇인가.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심판을 받는 자리다. 이를 보는 국민들이 쇼처럼 관람해서는 나라와 국민의 비극이다.
청문위원인 박원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문의한 결과,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수임한 100건의 사건 가운데 정식 선임계를 제출하고 수임한 것은 3건에 불과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했다. 더 할 말이 없다.
지금 국민은 너무나 피로하다. 어디를 보아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권력을 쥔 자들은 말 할 것이다. 무슨 소리냐. 선거는 할 때 마다 승리를 하고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끄떡없다. 유언비어 퍼트리지 말라. 괴담을 척결해라. 과연 그런가. 차돌보다 더 굳어버린 보수세력의 머리가 정치와 경제에 어떤 기여를 한단 말인가. 국가의 중심인 청장년의 인식을 알기나 하는가. 체념상태에 이르렀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층이 절반을 넘는다.
길 한가운데 서서 막막하다는 심정을 경험해 보았는가. 길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절망감이다. 지금 이 나라가 바로 그렇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총리 인사를 보면 만사가 아니라 망사다. 그토록 결함이 많은 인간을 그토록 잘도 골랐단 말인가. 기가 막혀서 말이 아 나온다. 황교안이 설사 청문회를 통과했다 처도 그를 총리로 인정할 국민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다. 총리도 국민도 다 함께 불행이다.
총리 청문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겁다 못해 까맣다. 이런 국민의 심정을 정권은 알기나 하는가. 청문회 연기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이 기 명(팩트TV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