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숭실대 청소노동자들, 용역업체 甲질 성토…‘추워서 불쬐도 경위서 쓰라니’
양 노조끼리 갈등 보이기도, 학교 측에선 용역업체 ‘문제없다’
등록날짜 [ 2015년01월27일 18시10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숭실대 청소노동자들이 27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본관 앞에서 용역업체의 '갑질'을 규탄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와 숭실대 분회 청소노동자 조합원들은 이날 숭실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숭실대 청소노동자들은 시내 청소노동자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용역업체인 (주)미환개발은 노동절 수당, 연차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심지어 잠시 대화만 해도 시말서를 써야 했고, 청소 도구마저도 스스로 사서 일하던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시간의 쉬는 시간이 있지만 30분 먼저 근무에 투입시키거나 아예 이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있고, 청소 업무 중 노동자끼리 잠시 이야기를 하거나 일하다가 추워서 불을 쬐는 데도 경위서를 쓰라고 하는 등 노동조건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숭실대분회 청소노동자 조합원들이 용역업체인 (주)미환개발과 숭실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고승은)
 
노동자들은 또 "'화장해라', '머리 좀 다듬어라' 등 용모에 참견하거나 건물 옥상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퇴근시간을 확인하는 등 과도한 간섭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환개발이 노-노 갈등 유발하는 차별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숭실대 청소·경비·시설 노동자 209명 중 민주노조(44명), 미환개발 회사측 노조(109명), 기타 미가입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2013년 5월 민주노조 건설 후 미환개발은 복수노조의 허점을 이용해 어용노조(회사측 노조)를 만들어 개별교섭을 진행하면서 임금 차등, 교육시간 부여 등에 있어 노노간 차별을 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숭실대 측 태도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부패한 용역업체인 미환개발과 18년 장기독점수의계약을 한 것도 모자라, 부패한 미환개발을 묵인하고 비호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천막농성 12일째 이어가고 있음에도 학교는 전기를 끊으면서까지 청소노동자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는 용역업체 계약에 관한 자료를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해당 용역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벽보를 붙인 학생을 학생팀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비판한 뒤 "노동자와 학생들을 협박·회유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고 문제의 용역업체(미환개발)를 퇴출하라"고 촉구했다.
 
 
“부당하게 18년 동안 부패한 미환개발과 독점수의계약”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최강연 조직부장은 <팩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숭실대가 18년 동안 미환개발과 독점계약을 해왔다면서, 학교내부규정을 따라도 공개입찰 되어야 하는데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최 조직부장은 “똑같은 환경에서 일하는데 친기업 노조고 다수노조라고 해서, 명절수당-근속수당, 교육시간-조기퇴근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4년제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평균 월급이 143만원인데, 현재 112만원 받고 있다. 민주노조가 생겨서 그나마 나아졌을 뿐 아직 턱없이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숭실대분회 청소노동자와 연대하는 숭실 '파랑새 서포터즈' 학생들이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고승은)
 
숭실대분회 청소노동자와 연대하는 숭실 파랑새 서포터즈 학생도 인터뷰를 통해 학교 측이 연대활동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한 학생은 “올해 초에 대자보를 붙였는데 자보내용에 대해서 학교가 ‘이 부분은 증거가 없다. 제3자가 왜 끼어드느냐’는 식으로 면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서포터즈 학생도 인터뷰에서 “학교 측에서 ‘미환개발 회사노조측이 대자보 떼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자신에게) 전했다면서, 학교 측에서 학생의 인권을 방치하는 듯이 보였다.”고 비난했다.
 
 
미환개발 노조원들 맞불집회…“우리 일자리 없애려 드느냐”
 
한편 맞은편에선 미환개발 노조원들이 반대편에서 잠시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도 보도자료를 통해 “숭실대 분회 노조원들이 계속되는 시위와 집회로 교정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면서 “이젠 정치성을 띠어가는 것 같다. 누구의 사주를 받고 저렇게 하는 건 아닌가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고 비판했다.
 
미환개발 노조원들은 숭실대분회 노조원들을 비판하는 맞불집회를 잠시 열었다.(사진-고승은)
 
이어 “저들은 어느 시점부터 학교를 비방하고,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파렴치한처럼 변모했다. 다른 사람의 감언이설에 속아 저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40여명의 조합원이 숭실대 분회 가입하지 않은 160여명 직원의 일자릴 없애려 하고, 학교와 회사 간에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은 총장과 관계자들을 모시고 5년간 1,200만원의 장학금 기탁을 약정하고, 노조비에서 매월 2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해 오고 있다.”면서 “건전한 노조가 되고, 회사와 상생하는 진정한 노동조합이 되길 기대한다.”며 집회 자제를 촉구했다.
 
 
숭실대 측 “미환개발, 잘 하니 계약연장한 것”
 
숭실대 측은 인터뷰를 통해 “18년 수의계약이라고 하는 표현이 있는데, 계약을 계속 갱신한 것”이라며 “처음엔 미환개발이 세 용역업체 중 하나였지만, (학교 측에서 같이 용역계약을 한) 오성이라는 회사가 부도위기를 맞아 소요가 있던 도중 당시 오성의 부채를 미환이 다 가져가고 회사를 탄탄하게 잘 운영해 독점계약을 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다른 대학에서도 우리 학교가 깨끗하다고, 학교 중에선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환개발이 잘 하니까 계약연장을 계속 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숭실대 측은 “현재 청소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이 괜찮은 편이다. 다른 곳에 비해서 정년도 7세 높고, 다른 곳에 비해서 한 인원 당 담당하는 청소구역도 적다.”면서 “청소노동자들이 18년 수의계약 문제와 비리가 많다고만, 추상적으로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숭실대 측은 학교의 재정상 어려움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등록금 동결을 포함해서 학교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학생수를 30% 줄여야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어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용역비를 축소하고 일정 부분은 학생들의 알바를 통한 근로장학금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 계약 만료인 미환개발과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선 “향후 상황까지 고려하겠다.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
올려 0 내려 0
팩트TV 고승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어묵 들고 ‘친구 먹었다’ 세월호 희생자 비하한 ‘일베’ 글 수사 (2015-01-28 14:01:09)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문 (2015-01-27 15:4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