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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정부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에도 심드렁
[팩트9뉴스]오색만남 - 한윤형 자유기고가
등록날짜 [ 2015년01월20일 10시17분 ]




【팩트TV-팩트9뉴스】오색만남 - 한윤형 자유기고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월요일은 한주간의 언론이슈를 점검하는 미디어비평 시간이죠. 
한윤형 전 미디어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첫 소식은 어떤 걸로 준비했나요?
 
1. 국정에 무감각한 대통령과 참모들
 
한윤형
미디어비평 시간이긴 한데, 청와대에서 자꾸 잡음이 나오는 상황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언론보도도 그것 때문에 홍수인 상황이라서요.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파동에 이어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이 폭로되어 또 파장이 되어 면직처리되지 않았습니까.
 
정운현 
네, 저희 뉴스에서도 많이 다뤘던 얘기들이죠. 
 
 
한윤형
음종환 행정관은 정윤회 문건에서 십상시의 일인으로 지목되었던 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예전에 정윤회 문건의 신빙성에 대한 중앙일간지 논설위원들의 판단에 갸웃했던 거 기억하시는지요. 
 
정운현
어떤 상황이었지요?
 
한윤형 
저는 정윤회 문건 자체의 신빙성을 높이 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몇몇 언론인들이 십상시로 지목된 이들은 정국을 농단하기엔 직급이 낮다, 이런 식으로 반론했었죠. 거기에 대해 저는 박근혜 정부의 운용방식이 ‘정치학’이라기보다 ‘지리학’에 가깝기 때문에, 이 정부에선 직급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운현 
아 그랬죠. 제가 매우 날카로운 반론이라고 칭찬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윤형
그러니까 일이 이런 겁니다. 전 정윤회가 문건이 묘사한 것처럼 정국을 컨트롤하는 ‘밤의 비서실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어떤 정치부 기자들은 차라리 정윤회처럼 누군가가 컨트롤을 하면 지금보다는 더 잘할 거 같다고 토로하기는 합니다. 문제는 여러 가지 증언을 종합해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문고리 3인방’만 만나고 있다는 거죠.
그러면 어찌 되겠습니까. 직급상관없이 그분들이 실세가 됩니다. 청와대가 행정부와 여당에 비해서 절대적인 우위에 서는 거죠. 그래서 정치학이 아니라 지리학이 되는 것이겠구요. 그러면 또 그 문고리 3인방과 친한 분들이 있겠죠? 그런 식으로, 권력이 체제의 질서에 따라 몇몇 축에서 파생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일개인, 문고리 삼인방, 그들의 측근, 이런 식의 하나의 동심원구조로 흘러나오게 되는 겁니다. 왕조시대에도 이러면 좀 곤란하기 때문에 피하려고 했던 것인데요.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 조무래기들’이라고 분개했습니다만, 아무리 한국이 행정부 중심의 국가라 하더라도 청와대 수석이나 실세 장관도 아닌 일개 행정관이 여당 대표에 대해 근거없는 음해를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제 지난주에 했던 얘기와 연결 지어서,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의중 따로, 정책처리하는 그룹 따로, 문건 생산하는 그룹 따로라고 말씀하신 거 기억하실 겁니다. 대통령은 국정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아마도 관료조직 내부에서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기에 급급한 정책을 만듭니다. 복지예산 확대해서 세수가 부족한데 증세를 말하지 못하니 담배값 인상하고 공무원연금 작살내려고 하는 게 그 예지요. 그러면 문건 생산 그룹이 다른 이유를 댑니다. 권력의 동심원구조 자체도 문제지만, 그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느냐는 겁니다. 문고리 3인방을 포함,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국정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알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들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자기들이 국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정확한 보고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
 
정운현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한윤형 
그래서 그분들이 뭘 하냐면, 대통령이 욕을 안 먹도록, 대통령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여론이나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음종환 전 행정관의 발언에서 나타나는 심리도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누군가 우리를 흔들고 있다, 그럼 그게 누굴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청와대가 흔들리고 비박계인 여당 대표가 그 와중에 힘이 쏠리면 곤란하니까, 그 사람을 겨냥하는 소문을 냅니다. 실제로 믿었는지 안 믿었는지 모르지만 악의적입니다. 실제로 음종환 전 행정관은 선거 국면에서 대단히 유능한 참모였다고 하는데요. 기자들 얘기를 물어보면 네거티브 담당이었다고 합니다. 
 
정운현
놀라운 얘기군요. 이번 현상으로만 보면 레임덕이 맞는 것 같은데요? 
 
한윤형 
언론에서 흔히 ‘레임덕’을 운운하지 않습니까. 현상으로만 보면 레임덕이 맞아요. 그런데 레임덕은 대통령 권력의 누수가 와서, 대통령을 안 두려워해서 생기는 현상이잖습니까. 그런데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은 그들이 대통령을 안 두려워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너무 두려워해서 생기는 현상이란 데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일을 하기 싫어하고, 책임을 지기 싫어하니, 그들은 계속 대통령에게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윤창중 사건 때 보고가 늦은 건, 사실 보통의 대통령이라면 측근들에게 화를 내야 하는 일 아닙니까? 그런데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정운현
어떤 얘기인가요?
 
한윤형
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에서 거듭 영상을 확보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게 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잖아요? 이에 대해 그 지인이 하는 말이, 매우 선의로 생각해보니 이런 가설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 말로만 보고를 했을 때는 수백명의 사람을 태운 배가 가라앉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더라구요. 그러면 청와대에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영상이라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거죠. 지금 상황에서야 추측일 뿐이지만요. 문제의 7시간 동안 무슨 별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국정에 무감각, 무관심하고, 청와대 참모들이 그 무감각과 무관심을 원하는 대통령에게 맞춰서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이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제 의구심인 것이죠. 
 
 
2.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 발표에 대한 보수 언론들의 심드렁한 반응
 
 
정운현
참으로 안타까운 추측입니다. 두 번째로 준비한 주제는 뭔가요?
 
한윤형
네. 그래서인지 이제는 보수언론들도 대통령에 대해 온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의 경우도 한 두달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걸 저희가 몇 번이나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18일인 어제 정부가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외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 용산미군기지 및 현대차 그룹이 매입한 한전 부지 개발 앞당긴다는 게 핵심인데요. 소위 조중동의 반응도 심드렁합니다. 
 
<중앙일보>는 이날 6면과 7면을 통해 용산미군기지 부지 개발과 한전부지 개발에 대한 정부 대책을 다뤘는데요. <중앙일보>는 이 기사들에서 용산미군기지 부지 개발에 대해 “이미 여의도나 광화문 일대 빌딩에 공실이 널려있는 상황에서 50~60층짜리 초고층빌딩을 7~8개나 더 짓는다면 공급과잉으로 이 일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부채질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면서 “공실이 속출할 걸 뻔히 알면서 이곳에 투자할 민간자본이 나올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앙일보>는 현대차그룹이 소유한 한전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부지의 40% 또는 2조원을 현대차그룹이 기부채납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이 마냥 ‘장밋빛 미래’만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죠. <중앙일보>는 또 “1981년 디트로이트 도심에 초고층 본사를 건립한 제너럴모터스(GM)가 이후 쇠락의 길로 들어선 것도 현대차가 ‘반면교사’로 삼을 대상”이라면서 “현대차 신사옥도 자동차 뿐만 아니라 백화점, 호텔 등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지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했는데요. 가장 친기업적인 중앙일보조차 다소 심드렁합니다.
 
정운현
조선일보의 반응은 어땠나요?
 
한윤형
<조선일보>는 정부 대책을 1면, 2면, 3면에 건조하게 다뤘다. 정부의 대책을 충실히 보도하고 있는 셈이지만 사설에서 <조선일보>가 비판의 칼을 빼들었다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조선일보>는 <경제관료들, 벌써 정권 바뀌기만 학수 고대하나>라는 제목의 이날 사설에서 “정부의 부양책을 뜯어보면 과거 발표한 정책이나 대통령 업무 보고 내용에서 제목과 포장만 바꾼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죠. <조선일보>는 복합리조트나 호텔 객실 확정 등은 이미 여러번 나왔던 얘기고 외국계 카지노는 작년 4월 벌써 허용됐으며 판교 창조경제테크노밸리는 정부가 뒤늦게 숟가락을 얹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또,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미래부와 금융위원회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18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해서도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말로 들리지만 작년 정책금융 지원액 177조원에서 기껏 3조원 늘어날 것이라는 데 불과한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정부 관료들의 안이함을 두 번, 세 번 반복해 강력하게 비판했는데, 이 따끔한 내용의 사설은 “대통령이 관료들을 달래가며 기업들을 추동할 수 있는 실속 있는 투자활성화 정책을 내놓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료들도 벌써부터 정권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무성의한 부양책으로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조선일보와 같은 신문은 일관성이 없는 반면에, 여론과 정국의 향방에 민감합니다. 가라앉는 배에선 쥐가 먼저 내린다고 하죠? 박 대통령은 작년 초의 ‘통일 대박론’을 보면 조선일보만 열심히 보시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조선일보가 이러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정운현
지금까지 한윤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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