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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와 비선라인 ‘십상시’.. 김기춘 축출 시도?
‘김기춘 교체설’은 정윤회發 루머?
등록날짜 [ 2014년11월28일 13시28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속칭 ‘증권가 찌라시’에 떠돌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이 정윤회 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트린 루머였던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문고리 권력’ 3인방이 포함된 청와대 안팎 인사 10명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세계일보>가 단독입수한 청와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올 1월 6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 감찰 보고서를 작성했다.
 
정윤회 씨(사진출처-<JTBC> '썰전‘ 방송화면 캡쳐)
 
해당 보고서는 당시 서울 여의도 정치권에서 떠돌던 ‘김 실장 중병설’ ‘김 실장 교체설’과 같은 루머의 진앙이 어디인지를 감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세계일보>는 “감찰 조사에서 정씨는 이들과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 강남권 중식당과 일식집 등에서 만나 청와대 내부 동향과 현 정부 동향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들 모임에는 소위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인사 6명,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청와대 외부 인사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들을 중국 후한 말 환관에 빗대 ‘십상시’로 지칭하고 실명으로 언급했다.
 
그동안 정윤회 씨의 청와대 개입설은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은 정 씨가 사람을 시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행하다 붙잡힌 사람의 자술서를 박 회장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관련 보도를 한 시사저널 기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또한 정씨의 딸이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지난 6월 시사저널을 통해 보도되는 등 정씨가 박근혜 정권의 '실세'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박지원 “김기춘, 참고 있어선 안 된다” 
 
이에 대해 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와 김기춘 실장은 묵인말고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만만회(이재만-박지만-정윤회)'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비선라인 인사개입을 지적하며 만만회가 배후에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부 검찰에서는 이 사실을 부인하고 나를 기소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보도를 보면 정윤회의 국정개입은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감찰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면 이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보고도 과연 만만회 사건에 대해 기소할 수 있겠는가. 김기춘 실장은 자기 명예를 위해서도 참고 있어선 안 된다."며 거듭 김 실장에게 진실 공개를 촉구했다. 
 
십상시(사진출처-중국 검색엔진 바이두)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정윤회 씨를 중심으로 대통령 최측근 비서관들이 그림자 속에 숨어 후한말의 환관(십상시)들처럼 국정을 농단해왔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그동안 청와대가 부인해왔던 비선세력의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 매우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들이 매달 2차례씩 만나 청와대 내부정보를 유출한 문제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김진태 검찰총장 취임 이후 검찰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뒷공작을 벌였다는 말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 정윤회 씨,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십상시’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보고서 작성자 모두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靑, ‘찌라시’ 라면서도 靑문건은 맞다?
 
한편 청와대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세계일보에 나온 청와대 관련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청와대가 오늘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보도 문건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인지에 대해선 "(<세계일보>에) 사진이 나왔다“면서 ”유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문건을 바탕으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다."며 청와대 문건임을 시인했다. 
 
<세계일보>는 "현재 공식 직함이 없는 정씨가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세간의 ‘그림자 실세’ ‘숨은 실세’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며 "특히 청와대 비서관들이 내부 동향을 외부 인사에 전달하는 행위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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