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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먹여 살린’ 전경련·재향경우회?
국정조사 최우선 대상, ‘검은 돈’ 배후 밝혀진다면…
등록날짜 [ 2016년04월20일 12시15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알바비를 주고 탈북자들을 동원한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에 재벌의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억대의 거액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한 기독교선교복지재단의 2014년 재단 계좌 입출금 내역을 보면 어버이연합의 사무총장 추선희씨에게 네 차례에 걸쳐 총 1,750만원이 보내졌다. 또 탈북단체 대표 김모 씨에게는 2,900만원이 송금됐다.
 
선교복지재단 관계자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현금카드를 소유하고 통장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추 씨의 차명계좌라고 지적한 셈이다. 추 씨는 이를 부인했지만, 이 계좌에는 몇 차례에 걸쳐 억대의 거액이 입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금자는 전경련으로, 2014년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에 나눠 모두 1억2천만원을 송금했다.
 
계좌내역에 표시된 전경련 명의의 거래는 기업금융거래망인 '펌뱅킹'을 사용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개인 뱅킹이 아닌 법인 전용 뱅킹이어서, 다른 사람이 전경련 명의를 사칭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 사무총장은 재단으로부터 돈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빌린 돈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고, 전경련은 자신의 송금내역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지난 2014년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극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을 당시, 이를 매도하는 집회를 열었던 어버이연합(사진-고승은)
 
특히 전경련이 돈을 입금한 시기는 어버이연합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극한 단식투쟁을 벌이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매도하던 때이기도 하며, 통합진보당 해체 요구 집회가 한창이던 시기이기도 하다. 또 어버이연합은 노조가 집회를 계획하면, 같은 자리에 먼저 집회신고를 하고 자리를 잡는 등 이른바 ‘알박기 시위’를 자주 열은 바 있다.
 
또 <JTBC>는 2014년 9월 5일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추정되는 통장에 4천만 원이 입금된 다음날, 어버이연합은 전경련이 통과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민생법안 처리촉구 시위를 벌였던 사실도 언급했다. 
 
또 앞서 주간지 <시사저널>도 지난 18일 최신호를 통해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관변단체인 재향경우회가 이른바 알바비 명목으로 어버이연합과 함께 활동하는 탈북난민인권연합 등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탈북난민인권연합의 계좌 거래 내역을 보면 퇴직경찰들의 모임인 재향경우회는 2014년 12월30일 탈북난민인권연합에 500만원을 입금했다. 이 돈의 용도에 대해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재향경우회가 입금한 이 돈은 12월에 열린 집회 참가자에게 지급된 알바비”라고 밝혔다. 
 
2014년 12월 19일 오전 재향경우회와 어버이연합, 탈북자단체연합 소속 회원 400여 명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뒤, 이날 오후에는 재향경우회 주최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도 1200여명이 참가했다.
 
2015년 3월 재향경우회는 탈북난민인권연합에 또다시 1200만원을 입금했는데 이 시기엔 애국단체총협의회가 후원하고 재향경우회가 협찬한 ‘제96주년 3·1절 기념 및 종북숙주세력 척결 통일염원 국민대회’가 3월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3월10일에도 재향경우회, 탈북어버이연합 등 1500명이 참가한 ‘반국가 종북 세력 대척결 국민대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바 있다.
 
이들 단체들에 사단법인 ○○○○선교복지재단 명의로 2014년 5월말 1400만원, 2014년 9월초 1200만원을 어버이연합에 지원한 것도 드러났다. 그러나 이 법인은 법인 등록을 거치지 않았다.
 
2014년 5월은 세월호 사건 관련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달이며, 경찰들이 무자비로 시민들을 연행하던 때이기도 하다. 해당 단체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진보세력 비난 집회’를 비롯해 ‘세월호를 정치적 선동하는 전교조 거부 집회’ ‘세월호 참사 왜곡·선동 금지 집회’ 등을 열었다. 
 
또 8월경에도 어버이연합은 당시 ‘이석기 전 의원 선처 탄원서 제출 규탄 및 사형 촉구 기자회견’ ‘권은희 의원 규탄 기자회견(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무죄 판결과 관련한 허위진술 의혹 수사 촉구)’ 등을 열었다. 또 광화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 투쟁을 비꼬는 단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유민 아빠’ 김영오씨 진실 요구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들의 눈살을 마구 찌푸리게 했다.
 
이같은 파문과 관련,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가 된 국회에서 국정조사 요구가 끝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동원한 '검은 돈'의 배후가 세간의 의혹대로 재벌이나 국정원 등 정보기관 등으로 드러날 경우 파문은 거듭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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