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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청문회? 이완구 때와 너무도 ‘판박이’
이미 예견된 새누리의 노골적인 ‘쉴드’ 청문회…이들의 낯뜨거운 발언들은?
등록날짜 [ 2015년06월12일 16시54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현직 법무부장관인 황 후보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던 것은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측근인 황 후보자는 지난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진두지휘한 채동욱 검찰총장을 ‘찍어내기’했다는 의혹이 짙다. 또한 지난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결정 등 주요 국면마다 박근혜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사진-팩트TV 영상 캡쳐)
 
황 후보자는 또한 특히 '성완종 리스트' 파문 발발 후 국회 답변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나온 여권인사 8명만 수사할 수는 없다며 정치권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박 대통령이 지시한 성완종 특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물타기에 적극 가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새누리,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장윤석-‘물귀신 전문가’ 권성동 전면 배치 
 
새누리당도 이에 보조를 맞춘 듯, 황교안 여당 청문위원에 검사 출신들을 대거 배치했다. 검사 시절 ‘(전두환·노태우의) 성공한 (12.12)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 장윤석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황 후보자도 과거 5.16 군사쿠테타를 두고 “혁명”이라고 지칭한 바 있는 만큼 서로 죽이 잘 맞는 셈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을 여당 간사로 임명했다. 이미 권 의원은 자원외교국정조사와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국정조사에서 여당 간사를 맡은 바 있다. 그는 자원외교 국정조사에서 수십조원의 천문학적 국고 손실 의혹이 짙은 MB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조사에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의 해외자원개발 사업들도 조사하자며 적극 물타기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감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자원 공사가 지난 2003년 이후 개발에 투자한 31조 4천억원 가운데 90%에 육박하는 27조원은 MB 정권 때 투자된 것으로 나왔음에도 이런 물귀신 작전을 감행했다. 또한 향후 투자해야 할 34조 3천억원을 합쳐 도합 61조 3천억원의 천문학적 재정부담이 자원 3사에게 부담지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사진출처-MBN 뉴스영상 캡쳐)
 
또한 권 의원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조작 관련 대선개입 국정조사에선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시 강하게 물타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최근에도 故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직에서 2~3일 만에 사퇴했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성 전 의원의 특별사면과 관련해 MB와 어떻게든 선을 그으려 애썼다.
 
새누리당은 또한 검사 출신인 김회선, 김제식 의원을 청문위원으로 배치하는 등 철저한 방탄 청문회를 예고했다.
 
새누리당 인사청문위원들은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4개월 전 이완구 전 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처럼 황 후보자를 ‘쉴드’ 치기에만 급급했다. 황 후보자 관련해 병역면제, 전관예우, 세금 상습체납 등 수많은 의혹들이 나온 데다, 이를 입증할 핵심 자료들을 상당수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이종걸도 황교안과 고교 3년 내내 친구 아니었냐”
 
황 후보자의 청문회에선 ‘전관예우’가 중점 의혹 중 하나로 제기됐다. 특히 황 후보자가 자신의 고등학교(경기고) 동창인 김용덕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의 횡령 사건을 수임, 무죄를 받게 했다는 것과 관련해 전관예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황 후보자와 3년 내내 친구였다. 그런데 생각이 다르지 않느냐”라며 “동창인 것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황 후보자를 적극 감쌌다.
 
“법조계 현실 경험하지 않은 분들이…황교안 얼마나 답답할까”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의혹을 야당 의원들이 집중 추궁하자,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대형로펌이라는 법조계 현실 경험하지 않으신 분들, 법조 사회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은 여러 오해를 하실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답하려니 얼마나 답답할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황 후보자를 두둔했다.
 
“감성적이고 인간적인…에스프레소같은 총리 되시라”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은 “황 후보자는 색소폰도 불고 음반도 내고 얼마 전에는 딸을 결혼 시키면서 눈물을 흘렸다.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총리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황 후보자를 극찬했다.
 
또한 염 의원은 황 후보자에게 “에스프레소를 아시나요. 에스프레소가 들어가지 않으면 커피맛을 낼 수 없다.”며 “저는 (황 후보자가) 그런 에스프레소 같은 총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또다시 치켜세웠다.
 
답변 틀린 황교안 ‘쉴드’ 치기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8일 인사청문회에서 "현재까지 메르스 사망 환자가 몇 명인지 알고 계시냐"고 묻자 "사망자 5명, 확진자 87명으로 알고 있다"고 황 후보자는 답했다. 하지만 청문회 전까지 사망자는 6명이었다.
 
이에 은 의원은 이에 "보고를 잘못 받으신 것 같다. 메르스 사망환자는 6명이다. 총리후보자가 이러시면 안 된다“고 지적헀다. 그러자 뒤이어 질의에 나선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은 "황 후보자의 답변이 맞고 은수미 의원이 틀렸다."고 잘못 답한 황 후보자를 감싸다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황교안-노회찬 안 친해…담마진 앓았단 얘기할 이유 있나”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0일 황 후보자의 ‘삼성 X파일’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05년 서울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떡값 검사' 7명 모두를 무혐의 처리하면서 명단을 폭로했던 노 전 의원(당시 민주노동당 소속)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노 전 의원은 결국 5번의 재판 끝에 2013년 2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청문회에서 홍종학·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황 후보자가 (병역면제 사유인)심한 담마진을 앓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느냐"고 황 후보자와 경기고 동창인 노 전 의원에게 묻자 “그런 소리 듣지 못했다. 지난 (2013년)법무부장관 청문회 때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황 후보자에게 어디가 아프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은 얘기일 것"이라며 "노 전 의원과 황 후보자가 썩 가깝진 않은 것 같은데 이런 친구에게 어디 아프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황 후보자를 감쌌다.
 
 
‘삼성 X파일’ 수사에서도 “황교안 잘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불법적인 수법이나 방법으로 채집된 증거가 증거 능력이 있겠냐"며 "만약 불법적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를 인정하면 많은 불법적 행위가 자행될 수 있다."고 주장해, 황 후보자가 지난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을 수사하면서 삼성 측 인사와 떡값 검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을 비호했다. 
 
이는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녹취록이 도청으로 수집된 증거이기 때문에, 당시 검찰이 정치권 등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은 삼성 등을 기소하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인 셈이다.
 
 
황 후보자는 청문회 기간 내내 자신의 수많은 의혹들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해, 검증을 피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황 후보자뿐만 아니라 자료제출 관련 기관들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결국 ‘깜깜이’ 청문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만약 황교안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가 억울할 것이다. 메르스 덕분에 총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명예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총리후보로 지명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전관예우’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바 있는데, 역시 황 후보자도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짙다. 은수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늘어난 재산도 황 후보자가 안 전 대법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지난해 5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지 6일만에 자진사퇴한 안대희 전 대법관(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안 전 대법관 이후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뉴라이트식 ‘친일사관’ 논란으로 사퇴한 바 있는데, 문 전 주필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이사를 지낸 바 있다. 특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해당 재단의 이사장이었던 만큼, 문 전 주필의 지명 배경에는 김 전 실장이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지 2주만에 자진사퇴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사진출처-오마이TV 영상 캡쳐)
 
황 후보자도 지난 2009년 낸 <집회시위법 해설서>에서 4.19 혁명을 "혼란"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바 있는 만큼, 역사관에서 문 전 주필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의 ‘방탄’을 자처한 새누리당이 국회 과반 이상의 의석을 점유한 만큼, 국회 본회의까지 간다면 이완구 전 총리처럼 표결로 통과할 것으로는 예측된다. 그러나 이 전 총리 때처럼 이후에도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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